기초의원 2인 선거구 제도 폐해...전국 기초의회들을 지방자치 좀먹는 구조로 전락시켜
3인 이상 선출하는 중대선거구 도입...정당득표율 따라 의석 배분하는 비례대표제 강화

[이민우 기자=뉴스피크] 지방의회, 특히 기초의회는 시민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민주주의의 현장이다. 그러나 현행 기초의원 2인 선거구 제도는 전국의 기초의회들을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기구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한 지 오래다.
기초의원 2인 선거구의 폐해는 이미 숱하게 확인됐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건 거대 양당(현재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의 독점적 지위루를 유지 강화시킨다는 점이다.
2명만 뽑는 2인 선거구에서는 대부분 거대 양당이 공천한 후보가 한 자리씩 나눠 먹는 식으로 당선된다. 공천이 곧 당선인 셈이다 보니, 소신에 따라 바른말 하는 사람은 후보가 되기 어렵다. 오히려 지역구 국회의원 또는 지역위원장에게 알랑거리고 줄 잘 서는 게 능력인 양 평가받아 공천을 따내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2인 선거구 중심의 선거제도로 거대 양당이 의석을 독차지 하다보니, 기초의회 다수당과 자치단체장(시장, 군수,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 핵심 사업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삭감하는 횡포도 비일비재하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그뿐 아니다. 소수 정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는 그 능력이나 지역사회에서의 헌신과 관계없이 배제된다. 동창회나 각종 이익단체 등 이른바 지역 기반이 부족한 신인들과 참신한 인재들은 명함 내밀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기초의원 2인 선거구의 가장 큰 폐해는 정치 다양성을 차단한다는 점이다. 주권자인 시민의 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해 결국 선거로 구성된 지방의회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 이는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자 시민의 대표성을 훼손하는 적폐다.
기초의원 2인 선거구를 폐지하고, 중대선거구를 도입해야 한다. 중대선거구의 장점은 시민 대표성의 확대다. 한 선거구에서 3인 이상의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이기에 다양한 정치세력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기초의원 선거에 나서려는 인물들과 정당의 건강한 경쟁도 촉진하게 된다. 거대 정당의 독점이 약화돼야 현장 중심의 정책 대결, 인물 중심 경쟁의 길이 열리게 된다.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도입은 무엇보다도 지방정치 활성화를 앞당겨 말 그대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세력이 참여하면서 지방의회가 활력을 되찾고, 주민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된다. 참된 정치는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다양성이 보장될 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적 토대도 강화된다.
비례대표 확대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민심의 정확한 반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의원 정수 중 비례대표 비율을 최소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기초의회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제를 강화해야 소수 정당의 목소리도 제도적으로 보장된다.
득표율이 곧 기초의회 의석으로 연결되는 비례대표 확대는 지역 중심, 시민 중심의 맞춤형 정책 정치 실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특정 정당의 과도한 의석 독점, 양당 중심의 의회 운영을 폐해를 극복하고, 제대로 된 견제와 비판, 시민 중심의 지방자치를 정착시킬 실현 가능한 방안은 중대선거구 도입과 비례대표제 확대다.
때마침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더불어민주당, 시흥시3)이 2월 4일 경기지역 5개 야당(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정의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가나다순) 관계자들과 만나 오는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개선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5개 야당 관계자들은 김진경 의장에게 소수 정당의 의회 진입을 막는 2인 선거구 폐지 등을 주장하며, 향후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안 심의·의결할 경기도의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특히 5개 야당 관계자들은 “기초의원 2인 선거구 제도는 소수 정당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진입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며 시민의 선택지를 제한해 왔다”며 “시민의 표가 사표로 사라지지 않고 고르게 반영되는 기초의회를 구성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민주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은 “선거구 획정은 지방자치의 대표성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제기된 의견들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전달된 내용은 향후 의회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심의 과정에서 참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는데,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안 심의 의결에 반드시 반영되길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촉구한다.
지방의회는 민주주의의 뿌리인 지방자치제의 결실이다. 그러나 기초의원 2인 선거구 제도는 그 뿌리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이제는 제도 개혁을 통해 지방의회가 알찬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한다. 중대선거구 도입과 비례대표 확대는 지방정치의 다양성과 건전한 경쟁을 보장하는 현실적 대안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방자치가 살아야 한다. 2인 선거구 폐지는 6.3지방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중대선거구 도입과 비례대표제 확대를 통해 기초의회가 얼굴 내밀기 좋아하는 정치꾼이 아닌 성실한 지역일꾼들로 채워질 수 있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