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괴담 뿌리 뽑는 방법 ‘간단하다’
상태바
유병언 괴담 뿌리 뽑는 방법 ‘간단하다’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4.0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민우의 취재수첩] 수사권·기소권 담긴 ‘세월호특별법’ 제정해야
유병언 수배전단.

경찰이 유병언 괴담 수사에 착수했단다. ‘유병언 괴담’, ‘유병언 미스테리’, ‘유병언 의혹’, ‘유병언 죽음조작’이니 하며 제기된 이야기들은 여러 유형이지만 결론은 하나다. 경찰이나 검찰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유병언 백골화가 가능한 지 여부에서부터, 시체가 반듯하게 누워있는 건 일반적인 시체 모습과 달라 누군가 옮긴 것 같다는 과학적인 분석이 담긴 지적도 나왔다. 아예 ‘유병언은 죽지 않고 해외에 살아있다’거나 ‘국과수가 조작했다’, ‘유병언 시신 바꿔치기’가 이뤄졌는 식의 주장까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사망했다는 유병언이 누군가. 세월호 참사의 몸통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공권력의 주장대로라면 세월호 참사에 얽힌 관피아들 핵심 정보를 알고 있을 주범이다. 이른바 ‘관피아’에는 행정관료들은 물론 경찰과 검찰, 언론, 정치권 인물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그 유병언이 죽었다고 한다. 지난 6월 12일 전남 순천시 송치재 인근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이라고 7월 21일에야 발표했다. 경찰이 수색해 찾아낸 것도 아니고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변사체 발견 현장에 있던 머리카락에 대한 유전자검사의뢰를 변사체 발견 40여일이 지난 후에나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병언 자서전 “꿈같은 사랑” 글귀가 적힌 가방 분석은 7월 23일에 의뢰했고, 약물독물가능성이 있는 빈병 또한 23일에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군대까지 동원해서 유병언을 잡겠다고 공언했던 정부와 검찰 아니던가. 체포가 생포를 의미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유병언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됐다.

그 변사체가 유병언으로 확인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하다. 단순히 초동수사 부실 정도가 아니라, 총체적 부실수사라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러저러한 유병언 괴담의 출발점은 세월호 참사 주범으로 현상 수배됐던 유병언이 죽었다는 ‘믿기 어려운’ 발표에서 비롯된 셈이다. 아니 그 이전에 세월호 탑승객들을 제대로 구출해내지도 못한 무능과 변명으로 일관한 정부, 박근혜 대통령의 못 믿을 행태가 불신감을 키웠으니 유병언 괴담의 근원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너진 국민신뢰는 결코 괴담 수사 따위로 회복될 수 없다. 괴담 수사가 아니라 부실수사로 무능이 드러난 공권력의 수장들을 문책해야 옳다. 경찰청장은 물론이고,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더 나아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실규명을 위해 제대로 된 세월호특별법은 제정해야 한다.

현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특별법은 말 그대로 침몰 상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주장하고 있는 법률에는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안 보인다는 게 유가족과 양심 있는 인사들의 지적이다.

그런데도 일부 극우세력과 우파 찌라시, 몇몇 기레기들은 천인공노할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란 정당한 요구를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목숨 건 단식을 진행중인 유가족을 폄훼하는 것이다. 분명히 말한다. 유가족들은 보상이나 배상이 아니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민의 생명 존엄과 안전을 원하고 있다. 양심 있는 시민들의 한결 같은 뜻이다. 진실규명을 위한 진정성 담긴 실천만이 괴담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이민우 : 땀 흘리고 정성들여 곡식을 길러내는 것처럼 정직한 글을 쓰려고 노력중이다.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했다. 함께 쓴 책으로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민주언론 10년, 시민이 미디어다』,『한상범 교수의 소중한 인연, 행복한 동행』들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