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토) 10시 수원연화장의 승화원(화장시설)에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인터메조’가 잔잔히 감동을 주며 울려 퍼졌다. 수원유스필오케스트라(아래 수원유스필) 단원들이 유족과 조문객에게 선사하는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수원유스필은 자연스럽게 참여한 유족과 조문객 등 200여 청중들에게 평소 귀에 익어 친숙한 ‘가브리엘 오보에’, ‘유 레이즈 미 업’, ‘하얀거탑OST-B 로제트’ 등 6곡을 연주했다.
장사시설에서 열린 청소년들의 낯선 연주에 엄숙한 장례 분위기를 헤친다며 반감을 보이거나 항의하는 이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유족과 조문객들은 어린 청소년들이 선사한 아름다운 선율을 들으며, 사랑하는 분을 떠나보낸 슬픔을 말없이 위로하고 격려할 뿐이었다.
한곡 한곡 연주가 진행될 때마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감동하며, 장례분위기에 다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감사의 박수도 승화원에 울려 퍼지곤 하였다.
연주자 첼리스트 김지은양(효천초 5년)은 “화장장에서 연주를 한다 하여 어제까지는 두렵고 생소하여 잠을 못 이루기도 했지만. 연주를 하며 열심히 인생을 살다가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달래고, 슬픈 유가족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된 것 같아 가슴 벅찬 추억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유스필을 초청하고 연주회 준비를 도와준 수원시시설관리공단 이창원 연화장팀장은 “소중한 가족과 친지를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 연주단체로는 최초로 수원연화장에서 공연을 하는 자리였으며, 단원들의 뛰어난 연주수준에 청중을 더 감동시킨 특별한 연주회였다”고 말했다.
지휘자 방송호씨는 “올해부터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이나 시설 등에 찾아가는 ‘행복나눔 음악회’를 열어 단원들의 인성함양에 힘 쓰겠다”고 다짐했다.
유가족도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 거주한다는 유가족 최성경(55)씨는 “이 연주회는 진정한 ‘하늘로 보낸 편지’가 되어 하늘나라로 가신 고인께서도 행복하실 거 같다”며 “상을 당한 가족친지들에게 위로가 되어 앞으로 더 화목하고 서로 격려하며 살아갈 힘을 얻은 거 같아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2009년 8월에 창단된 수원유스필(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운영, 임광진 이사장)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찾아가는 공연봉사활동으로 수원청소년 및 시민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고 청소년문화센터가 청소년문화공급의 중추적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예정이다.
수원유스필 김정수 팀장은 “수원의 청소년들에게 보다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감수성을 배양하여 장차 수원을 빛낼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성 있는 균형교육을 제공하고, 매년 수준 높은 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