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피크] 문학은 시대의 거울이자,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다. 항일 투쟁의 삶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던 작가 김학철의 문학적 자산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김학철 문학상’이 시작돼 주목된다. 이를 기념하여 출간된 《2026년 제1회 김학철 문학상 작품집》(도서출판 아시아)은 동시대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가치를 되새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김학철(1916~2001) 작가는 일제강점기 조선의용대원으로 활동하며 항일 무장 투쟁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해방 후에는 중국 연변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격정시대》, 《항일군대의 추억》 등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과 희망을 그려낸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문학은 단순히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존엄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권력에 저항하는 지식인의 양심을 담고 있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독립전쟁에 나선 문학소년 김학철. 조선의용대 분대장으로 태항산 전투에서 싸웠고, 전향서 한 장 거부한 채 한쪽 다리를 형무소 담 아래 묻었다. 마오쩌둥의 개인숭배를 비판하며 10년 옥살이를 한 뒤, 죽기 이틀 전에도 동지들의 이름을 받아 적게 한 작가. 김학의 유언은 “편안히 살려거든 불의를 외면하라. 그러나 사람답게살려거든 그에 맞서라.”였다.
최근 출간된 《2026년 제1회 김학철 문학상 작품집》은 그의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여,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고 인간 삶의 본질을 탐구해 온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데 모았다. 특히 《2026년 제1회 김학철 문학상 작품집》은 어떤 기관의 후원도 받지 않고 김학철 선생의 삶과 문학을 존경하는 독자들의 지원금으로 제정된 김학철문학상의 첫 결실이다.
이번 수상작품집에는 황정은의 「문제없는, 하루」, 최진영의 「울루루-카타추타」, 전춘화의 「웰컴 투 빌라」 세 편이 실렸다. 일상에 스며든 파국의 징후, 인간의 존엄과 미시권력, 이주와 경계 위의 삶을 저마다 다른 목소리로 그려낸 작품들이다. 여기에 홍기돈 평론가의 작품 해설, 김학철의 실록소설 「맹진나루」, 항일무장투쟁역사학교 방현석 교장의 제정 취지와 김해양의 축사, 김학철 선생 연보를 더해 한 권으로 펴냈다.
출판사 관계자는 “김학철문학상은 운영위원회가 최근 2년간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검토해 세 편을 추천하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이 투표로 대상을 결정하는 ‘독자가 만들고 독자가 선정하는’ 문학상”이라며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문학상 수상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전했다.
제1회 김학철 문학상 대상 수상작은 매월 지원금을 내는 김학철문학상지원단과 수상작품집을 신청한 독자들의 투표로 가려진다. 불의를 외면하지 않았던 한 작가의 정신이 오늘의 한국문학으로 이어지는 자리를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