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탕과 온탕 오가지만 희망을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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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탕과 온탕 오가지만 희망을 놓지 말자
  • 안영욱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4.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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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영욱(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안영욱(6.15경기본부 홍보위원)
[뉴스피크]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북한 선수단을 비롯해 북한 응원단을 보낸다는 북측의 발표에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남북관계가 좋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으나 다른 나라의 국기 크기는 제한하지 않으면서 북한 인공기 크기를 제한하고 북이 요청하지도 않은 체류비용을 국제 관례대로 주겠다며 언론 플레이를 하는 모습에 북은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화답하였다. 그렇게 희망과 기대는 사라져 갔다.

그런데 10.4선언 발표 7주년이 되는 날이면서 인천 아시안게임의 폐막식날인 10월 4일 북한의 최고위 인사인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방남하였다. 이들의 방남에 청와대 고위인사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등이 맞이해 주었고 2차 남북고위급회담을 10월 말에 열기로 합의를 함으로서 남북관계에 순풍이 불겠다는 기대를 잔뜩 하였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또 한순간에 무너졌다. 며칠 뒤인 10월 7일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남북간에 총격전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북한 경비정 한척이 NLL 이남으로 900M 내려와서 우리 군이 함포 사격을 하였다. 이에 대응해서 북한도 사격을 했지만 함포가 없는 북한의 경비정에서는 기관총 사격은 사거리가 최대 4KM이내이기 때문에 8.8KM 밖에 있는 우리군의 함정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군이 조준 사격으로 북한 경비정을 격파하려 했다는 것이다.

다행이도 76mm 주포가 불발되어 북한 경비정이 침몰하지 않았다. 만약 불발되지 않고 포탄이 그대로 날아가 북한 경비정을 격파시켰다면 아마도 북한 해안포에서 포탄이 날아왔을 것이고 이에 우리는 K9으로 대응 사격을 했을 것이다. 그럼 북은 또 장사정포로 대응 사격을 했을 것이고 이에 대해 우리군은 폭격기와 미사일로 대응 했을 것이다. 서해에서 작은 충돌이 점점 커져 전면전이 일어날 수도 있는 아주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조준 격파 하려는 우리 군의 모습을 보면서 남북 모두가 공멸하는 전쟁을 진정 하고 싶어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후 또 얼마 안 지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일에 맞춰 탈북자 단체를 중심으로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행사를 연천에서 진행하였다. 이에 대해서 북한군은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포 사격을 가했고 우리 군은 중기관총으로 대응 사격하였다.
 
북한은 ‘우리의 최고 존엄을 비방 중상하고 체제를 뒤흔드는 행위’라며 대북 전단 살포를 당장 중단하라고 남한 정부에 요청하였지만 우리 정부는 이것은 ‘표현의 자유’라며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방관하거나 용인해주었다고 한다. 그들의 ‘표현의 자유’도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 생명이 더 중요하다.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과 SNS의 상시 검열로 사이버 망명이 대거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라며 탈북자단체의 망동을 감싸주는 이중적인 모습은 좀 어처구니없다. 대한민국이 진짜 자유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럽다.

해상과 육상에서의 총격전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은 청와대에 3번의 전통문을 보내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13일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면서 “5.24문제 등을 남북이 만나 진정성 있게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대한 화답인지는 모르겠으나 김정은 제1위원장은 41일만에 공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다음날인 10월 15일에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이 판문점에서 진행되었다.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지만 대화가 있다는 것 자체로도 불안감은 낮아지고 대화의 문틈을 넓어질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일교차가 큰 10월 냉탕과 온탕을 서너번 왔다갔다 했지만 10월 30일로 제안된 2차 남북고위급 회담이 잘 되어 대결이 아닌 화해, 협력하는 남북관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모처럼 이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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