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뉴스피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행태에 대해 “방조를 넘어 공조라는 생각마저 든다. 부끄러움을 넘어서 분노가 치민다”고 질타했다.
23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경기도지사 입장문’을 발표하며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김동연 지사는 “끝까지 포기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발표는 일본 정부의 무책임과 한국 정부의 방조가 낳은 합작품이다.”라는 독립적인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성명서 제목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도대체 누굴 위해 존재하냐”고 윤석열 정부의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오염수 방류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크게 불안하게 하고 그로 인한 수산물 소비 위축은 우리 어민, 소상공인들의 생계에 커다란 위협을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미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류의 터전, 특히 해양생태계에 30~40년 동안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먼저 김동연 지사는 “첫째, 오염수 방류는 ‘과학’과 ‘괴담’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책임’과 ‘무책임’의 문제”라며 “그나마 과학적 검증에 대해서도 논란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둘째,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30~40년 동안 방출될 방사능 오염수가 해양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며 “10년, 30년 뒤 우리 바다의 안전은 누가 책임을 지냐”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셋째, 남의 나라 일에 왜 우리 세금으로 대책을 세워야 하나”라며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경기도는 추경을 통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중앙정부나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일본 예산 아끼기 위한 오염수 방류에 왜 우리 국민의 세금을 써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넷째 안전과 건강을 뛰어넘어 ‘사회적 안전’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며 “엊그제 만난 수산물 상인은 방류도 하기 전에 70% 매출이 급감했다고 호소했다. 국내 소비의 급감은 우리 경기 침체를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우리 정부는 무얼 하고 있나”라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다. 대통령실 예산으로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홍보영상을 제작했다고 한다”며 “어제는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으로 사실상 오염수 방류를 인정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김동연 지사는 “우리 국민의 80% 이상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1,400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민생을 지켜야 할 도지사로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즉각 철회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다”며 “일본 정부는 양심과 도의에 어긋나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김 지사는 영화 ‘괴물’에서 위험한 화학물질을 한강에 버리면서 ‘한강은 아주 넓다’고 하는 대사를 언급하면서 “한강에 유해 화학물질을 버리는 영화 속 장면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점, 그리고 어떤 결과가 뒤따를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역설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선택이 30년 뒤에 어떤 괴물을 만들지 모를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즉각 철회를 요구하라.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