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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회 이철승 의원은 ‘택시기사’[인터뷰] 이철승 수원시의원 - 그가 택시 운전대를 놓지 않는 이유
이민우 기자  |  news@newspe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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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5  06: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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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크] “당선 전이든 후든 지역주민들에게 눈도장이나 받으려는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봉사활동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스스로에게 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야간에 영업용 택시를 운행하며 폭넓게 시민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 팔달문 앞에 택시를 몰고 나온 수원시의회 이철승 의원.
수원시의회 문화복지교육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승(서둔동·탑동·화서1·2동·매산동·매교동·고등동) 의원의 다짐이다.

지난 5월 19일 밤 9시가 조금 넘어 부슬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팔달문 로터리 택시 승강장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 지역주민들과의 회의가 좀 늦어지는 바람에 회사에 들러 헐레벌떡 택시를 몰고 나왔다고 한다.

원래 이 의원의 직업이 택시운전사는 아니었다. 그가 시의원의 꿈을 품은 것은 20대 후반이었으니 꽤 이른 나이다.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미국 플로리다 주의 존경받는 시의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그가 지역 행사장에서 가끔씩 만나는, 흔히 말하는 목에 힘이나 주고 다니는 시의원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그때 ‘나중에라도 기회가 되면 나도 미국의 저 시의원처럼 존경받는 일을 해봐야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30대 초반에 결혼을 한 후 집사람에게 “나도 40대에 시의원에 출마할 거야”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집사람은 그냥 웃었단다.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의원이 되기 위해서 택시 운전을 한 겁니다.”

그렇다. 이 의원이 택시 운전대를 잡게 된 이유는 바로 시의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어느 정도 빚을 갚게 되면서 안정된 생활이 찾아왔다. 그는 지역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할 ‘생활정치’가 시의원의 역할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지역주민들과 폭넓게 소통하고 즐기면서 지역을 알아나갈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일까? 지역주민들과 편하고 밀접하게 얘기할 수 있는 직업, 남편 바람난 얘기 등 별의별 얘기를 다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했다.

아이도 셋이나 됐다. 15년째 하고 있는 방역장비사업만 가지고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으니 시의원 떨어지고 난 후 대비책도 필요했다. 이 의원이 2년 7개월이 넘도록 택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의원이 택시 운전을 하는 시간대는 저녁 8시 30분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다. 그렇다고 늦잠을 잘 수도 없다. 이른 아침부터 의정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대근무를 안 하고 야간에만 택시를 운행할 수 있었던 것도 회사에서 양해를 해주었기에 가능했다.

   
▲ 수원시의회 이철승 의원은 야간 시간에 택시 기사를 하면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낮에 하는 의정활동을 핑계로 회사에 피해를 줄 수는 없다. 당연히 사납금 6만7천원도 꼬박꼬박 채우고 있다. 의정활동이 늦은 밤까지 이어져 운행을 못하는 날이나 벌이가 시원치 않은 날이면 사비를 털 수밖에 없다.

솔직히, 속된 말로 ‘빡세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여전히 택시 운전대를 놓을 수 없다.

“사람들은 항상 초심을 말하지요. 하지만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다 보면 그 마음가짐을 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한 몸이 편해지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고, 그러면 초심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의원은 의정활동과 지역구활동으로 매일 택시 운전을 할 수는 없지만 한 달에 며칠이라도 시민들과 보다 폭넓게 소통하겠다는 마음으로,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운전대를 잡고 있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시의원이 창피하게 택시 운전을 왜 해요?”라고 시비를 건 적도 있다. 이 의원은 발끈했다. “시의원, 아니 정치인이 택시 운전을 하는 게 창피한가요? 그런데 왜 선거 때만 되면 택시, 아니 운수 종사자들한테 표를 구걸 합니까? 그거야 말로 시민들이 혐오하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정치인 아닙니까?” 그 사람은 이내 꼬리를 내리고야 말았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지역주민들과 폭넓게 소통한 결과는 의정활동에 반영됐다. 

이 의원은 문화복지교육위원회에 속해 있다 보니 지역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상임위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일례로 출산을 앞둔 한 엄마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 대해 푸념을 한 적이 있었다. 다자녀에 대한 정책 등 많은 부분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렇게 수렴한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조례 개정 시 반영했다. 어르신들과의 대화 시에는 노인정책의 문제나 장애인들의 보행 문제 등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해당 부서 업무보고 시에 반영했다.

지역주민들이 불편한 사항도 제때에 처리할 수 있었다. 지역구 큰길에서 주택가로 들어오는 30m 정도 이면도로가 있다. 그 자리에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들이 많아 지역주민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통장회의를 통해 지역주민 서명을 받아 불법 주정차 고시지역으로 제정하기도 했다.

“한번은 음주 뺑소니 차량을 추격한 적도 있어요. 지난해 1월, 시의원 출마 전에 수지 사거리 부근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을 밀치고 도주하는 음주 뺑소니 차량을 추격, 관할 경찰서에 인계했습니다.”

이 의원은 택시 운전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했다. 도주자를 제압하려고 했으나 112 상황실에서 위험하다고 말려 도주자 위치 확인 후 경찰에 인계했단다. 택시 운행을 야간에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간순찰도 겸하는 셈이 된 것이다.

집단폭행을 당하는 한 학생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붙잡아 관할 지구대에 인계했다. 귀갓길 골목이 어두워 불안하다는 한 여성 승객의 의견을 수렴해 보안등의 조도를 밝게 하거나 교체했다. 도로 한복판에 취객이 누워 있으면 사고 위험이 큰 만큼 직접 수습하거나 관할 지구대에 신고해 조치토록 했다. 한 지역주민이 공원의 체육시설이 파손됐다고 얘기해 줘 보수하기도 했고, 하수도 역류로 인한 불편사항도 배관 및 맨홀 뚜껑 교체로 해결했다.

택시 운전을 하다보면 당연히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진상 손님들도 많다.

“얼마 전 취객이 갑자기 욕을 하며 자기 지갑을 내놓으라는 거에요. 난동을 피워 112 상황실에 신고했죠. 경찰관 입회 하에 같이 찾아보니 취객 가방에 지갑이 떨어져 있었어요.”

이 의원은 “참 신기하게도 그렇게 난동을 피우던 사람들도 경찰만 보면 정신을 차린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손님의 발에 머리를 맞아 본 일도 있고, 차 안에서 취객이 토해 내는 토사물을 맞아 본 일도 있었단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수원을 좀더 살기 좋은 더 큰 수원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거에 임하는 초심처럼 저는 앞으로 4년 간 수원시의회 의원으로서 지역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습니다. 낮은 자세를 잃지 않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는 ‘약속을 지키는 행복배달부’가 되겠습니다.”

이 의원의 택시는 수원시민들에게 나눠 줄 ‘행복’을 싣고 수원의 밤거리로 짙은 어둠을 헤치며 유유히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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