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3일 너머 지면에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 그건 아니다’는 글을 올렸다. 제법 울림이 컸다. 시 공무원들조차도 세계문화유산 앞에 지어진 미술관에 아파트 브랜드를 붙이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리는 소문은 흉하다. ‘가칭’은 허울일 뿐 미술관 명칭이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다. 결정을 내릴 분들이 무심한 탓인가, 현대산업개발의 로비가 센 것인가? 시민 우롱, 역사 모독이라는 생각 안 드시나?
조감도를 들여다봤다. 성곽의 이미지를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고건축 전문가가 아니니, 막상 완공되었을 때 화성행궁과 미술관이 조화를 이룰지 아닐지 가늠하기 어렵다. 펜스에 붙은 조감도를 한참이나 살펴보았지만 모르겠다.문득 이 큰 미술관을 무엇으로 채우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세계문화유산과 맞선 미술관이면, 그에 걸맞게 세계에 자랑할 만한 걸작들이 전시되어야 할 터. 그 예산은 충분히 확보되어 있나? 세계인에게 당당하게 내 놓을 멋진 구상과 수집 작품 목록은 잘 준비되어 가고 있을까? 그런 명작 수집엔 미술관 건립비용(300억원)의 열 배 쯤(3,000억 플러스알파 정도?) 돈이 들지 않을까?
막상 문을 열었을 때 그저 그렇고 그런 미술관이라는 평가를 받아선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세계적 명품미술관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계문화유산 앞 공간을 내준 수원시민들에게, 정조임금께 면목이 선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은 아니다. 설령 현대산업개발이 명작으로 수장고를 꽉 채워준다 해도 아니다. 이름은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
*필자 양훈도는 전직 기레기로, 현재는 대안미디어 너머의 대표를 맡아 과거를 조금이라도 속죄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글이 대안미디어 너머의 공식 입장인 것은 결단코 아니다. 이 글은 출처만 밝히면 얼마든지 퍼가실 수 있다. 아래 무단전재 금지 운운은 개무시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