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약속한 대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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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약속한 대로만”
  • 박영락(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3.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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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영락(6.15경기본부 홍보위원)
박영락(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뉴스피크

통일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논의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서 올 해 첫 남북 접촉승인요청을 불허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1월 말,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제3회 인천 평화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기념 국제 여자청소년 축구대회”에 남한과 북한, 태국과 중국 등이 참가하기로 되어 있는데, 정작 남한 선수단은 당국의 불허로 참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집권 5년 동안 남북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간 것으로도 모자라서 정권 말기 제3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교류마저도 불허하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마지막까지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향후 5년 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이끌어갈 박근혜 당선자는 철저하게 기업가 정신으로 일관해 온 이명박 대통령과는 다른 모습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동안 박 당선자는 스스로를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으로 소개해 왔으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자랑해 왔다.

그래서 상기시킨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외교․안보․통일 공약”을 발표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이 될 것임을 국민들 앞에게 약속했다. “남북 간 신뢰를 위해서는 우선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기존 합의에 담긴 평화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실천하며, 세부사항은 현실에 맞게 조정해 나갈 것입니다.” 본인이 직접 발표한 공약의 한 부분이다.

여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기존 합의’란 말 할 것도 없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통일의 기본원칙을 만천하에 천명했던 7․4 남북공동성명을 시작으로 해서 남북 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선언 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남과 북이 합의한 것을 지키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또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지도자와도 만나겠습니다.”, “인도적 지원의 경우 정치적 상황과 구분하여 지속적으로 해결할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및 전면적 생사확인을 추진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약속이 급조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박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최초로 당선되기 전에 이미 북한의 최고 지도자를 만나서 합의한 내용을 들고 있는 사람이다.

2002년 5월 11~14일,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1시간 동안 면담하면서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설치와 남북 축구 대회 등 스포츠 교류 활성화 등에 관해서 합의하지 않았는가?

통일부에 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 중 많은 이들이 이미 사망하고 이제 7만 명 정도 밖에는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고령자여서 시간이 없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약속도 안 지키는 거짓말쟁이 양치기가 되어 버리고 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약속한 대로만 하기를 바란다.

어떤 약속을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 약속을 상기시키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겸손히 귀 기울이면 될 것이다. 부디 어린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기를 정말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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