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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의 국제도시, 호이 안베트남의 리듬풍경 2
이철호 기자  |  paper@newspe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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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11  18: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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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이 안은 바다로 이어지는 강을 끼고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사람들 생활의 터전이자 축제의 현장이기도 하다. ⓒ 뉴스피크

중부의 작은 도시 호이안.
호치민시티에서부터 시작된 이틀간의 여정을 끝낸 버스는 조그만 시골마을로 들어서더니, 작은 버스터미널에 우리를 내려놓습니다. 드디어 호이 안에 도착한 것입니다.

한때 호이 안Hoi An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대표적인 무역항이자 국제도시였습니다.
유럽인 선교사들이 베트남 땅에 첫 발을 내딛은 곳이기도 했으며, 네덜란드와 영국, 프랑스의 상관이 설치되어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 역사거리 한쪽 끝에는 활기찬 시장이 있고, 거기에는 호이 안의 자랑인 다양한 직물이 가득 채워져 있다. 예로부터 베트남은 양잠이 크게 발전했으며 덕분에 호이 안은 수예기술을 기반으로 한 재단기술이 발달했다고 한다.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부터 최신 웨딩드레스까지 맞춤옷을 만드는 가게가 많고, 그 질과 가격은 베트남 어느 곳보다 좋고, 저렴하다. ⓒ 뉴스피크


우리가 조선 중기를 거치고 있을 때, 호이 안은 이미 국제도시로서 명성을 누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에게 근대화란 전통의 파괴와 다름 아니었습니다. 새롭게 들어오는 서구의 문물과 문명은 기존의 가치를 일거에 없애버리고, 그 자리에 이식된 가치와 문명을 새겨 놓았기 때문입니다.  

   
▲ 가게의 한쪽에는 곱게 수를 놓고 있는 아가씨들이 있다. 공장 같기도 하고, 학교 같기도 한데, 그 풍경이 제법 거리와 어울린다. ⓒ 뉴스피크

 만약 호이 안이 다른 아시아의 대도시와 같은 길을 걸었다면 그때의 자취는 남김없이 사라졌거나, 거대한 유리벽에 갇힌 전시물로만 남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호이 안은 번성만큼 놀라운 쇠락을 경험하고, ‘쇠락’과 ‘무관심’이라는 아픔을 담담히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파괴와 이식을 아슬아슬하게 비켜설 수 있었습니다. 우리로서는 다행스럽게 수백여 년 전의 화려했던 아시아의 도시를 지금에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이른 아침, 호이 안에서 가장 활달한 곳은 수산물 시장이다. 부지런히 생선과 물품을 지게에 지고 다니는 할머니가 있고, 커다란 광주리에 아직 파닥거리는 생선을 배에서 퍼 올려 흥정을 하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있다. ⓒ 뉴스피크

역사 거리는 호이 안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강을 따라 이어집니다. 그 한쪽 끝은 옛적 일본인들과의 교류를 말해주는 일본교가 있고, 다른 쪽 끝은 호이 안의 자랑인 다양한 직물이 넘쳐나는 시장과 수산물 시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는 옛 건물들이 고색창연하게 이어지는데, 그 안에는 다양한 목공예와 직물공예 그리고 갤러리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호이 안의 명물이자 거리의 경계와 같은 내원교는 일본교라고 불리는 곳이다. 여기가 서구의 상인들뿐만 아니라 일본인과 중국인들 역시 이곳으로 빈번하게 오고갔던 국제도시였음을 알 수 있다. ⓒ 뉴스피크

가장 활달한 곳은 아침의 시장입니다. 그것도 조금 이른 아침, 막 환해질 때쯤 거리로 나서면 가장 분주한 일상을 만나게 됩니다. 부지런히 생선과 물품을 지게에 지고 다니는 할머니가 있고, 커다란 광주리에 아직 파닥거리는 생선을 배에서 퍼 올려 흥정을 하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있습니다. 

그 한쪽에는 가족이 몰려나와 시끌벅적한 아침을 먹고 있고, 강가의 선착장에는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사람과 함께 배에 오르고 있습니다. 레스토랑도 앞을 쓸면서 이른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거리와 연결된 거리에는 멋진 갤러리와 맛깔스럽고 국제적인 레스토랑 그리고 전통공예품이 가득한 기념품 가게들이 있어, 항상 한가로운 관광객과 분주한 베트남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 뉴스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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