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문종의 한마디] 자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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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종의 한마디] 자문단
  • 뉴스피크
  • 승인 20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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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장.
▲ 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장.

[뉴스피크] 한여름에도 서릿발을 세울 수 있었던 검찰이 이상하다. 항상 자신들은 옳다고 믿으며 전광석화처럼 수십 곳을 압수수색을 하던 검찰이 1년 반이나 수사해 온 사건에 대해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와 수사중단이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 사건에 대해 검찰이 태업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번에는 자문단을 구성하여 의견을 구한다고 한다. 돌격 앞으로만 외치던 검찰이 이리저리 눈치를 본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한 노력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 어디든 자문단이나 심의위원회 등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여러 기구를 두고, 잘 운용하려 노력해야 한다.
 
시민참여를 주장하고, 어떤 정책이든 시민의견을 반영하라고 촉구해 왔다. 빠른 결정만큼이나 깊은 상처를 예방하려면, 다각도로 사안을 검토하고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한다. 행정이 결정을 하고 형식적인 과정으로 공청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기획 단계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 종 위원회나 자문단 운영은 투명해야 한다. 운영하는 주체가 형식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려고 해서는 더 큰 문제에 부딪힌다. 혹시라도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이런 기구를 이용하려 한다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공정하게 운영하여 불필요한 의혹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투명성과 공정함이라는 잣대를 갖고 들여다보면 검언유착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는 이번 검찰 자문단은 곱게 보이질 않는다. 윤석열 총장 측근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구성되는 자문단이라 윤총장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충고를 공직자라면 백번 되뇌어 봐야 한다.
 
자문단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는 시점에 자문단 구성 자체가 수사팀에게 압력으로 다가갈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려는데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친구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듣겠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검언유착 수사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특정 언론사와 특정 검사가 서로를 위해 모의했다는 사건이니 충격적이기도 하다. 유착과 공모의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소문으로만 돌던 유착의 실체에 대해 낱낱이 밝혀져야 검찰도 다시 출발할 수 있다. 자문단이든 검찰총장의 지시든 사건 수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면 검찰은 또다시 국민들에게 멀어질 것이다. 공수처법을 필사적으로 막으려했던 검찰이 스스로가 이 법의 필요성을 확인시켜 주는 꼴이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중앙지검 수사팀도 검찰의 명예를 걸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기대해 본다.

[글 : 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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