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은 언론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각인시켜 주었다. 지난 4년동안의 한나라당과 MB정권을 평가하기 위해 ‘야권단일화’와 ‘정권심판론’으로 맞섰지만 MB에게 장악당한 언론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었다. 민간인 사찰의혹, 여당후보의 성추행 의혹 등 여당에게 불리한 기사는 빼거나 뒤늦게 보도했으며, 야당에게 불리한 기사는 즉각적으로 크게 보도하는 등 최악의 편파보도로 일관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쫓겨난 공영방송의 사장, 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의 자유를 실천하려는 양심적 언론인들에 대한 축출, 그 자리를 대신한 MB의 낙하산 인사 등등 MB는 당선되자마자 방송장악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었다.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꾼 보수정당은 영구집권이라는 대의에 적극 합류했다. 방송3사의 동시파업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 언론의 자유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보장되어야 하지만, MB와 한나라당은 영구집권의 장애물로 생각하고 방송에 깊이 개입하였던 것이다.
조중동과 외신의 시각차이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송두리째 빼앗긴 방송 3사 언론노동자들이 4.11 총선과 상관없이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동시파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조선·중앙·동아(조중동)는 무관심과 흠집내기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 언론의 자유는 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방송파업을 격려 및 지지하는 여론에는 눈감거나 오히려 비판기사를 썼고, 파업으로 인한 일부 프로그램의 결방사태와 시청률 하락만을 부각시키는 등 여론 뒤틀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달랐다. 지난달 초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의 언론인들이 파업을 통해 정부의 ‘입막음’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고 보도하였고, <BBC>와 <AP>가 직접 MBC 노조를 방문해 취재하고 기사를 타전했다고 한다.
언론노조가 주최한 외신기자 회견에는 일본의 <마이니치> <아사히>, 중국의 <신화통신>, 프랑스의 <르 피가로>, 독일의 <슈피겔>, 미국의 <블룸버그> 등 전 세계 10여개 주요 언론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홍콩의 <명보>는 MBC 노조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MB 정권에 빼앗긴 공영언론을 독립시키기 위한 언론노동자들의 몸부림과 외침,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한 참언론인들의 저항은 이미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4.11 총선에서 승리한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MB 정권에서 벌어졌던 방송과 언론인, 국민의 알권리를 상대로 펼쳤던 몰상식한 행동을 당장 중단하고 방송과 언론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수 있듯이 ‘정권 낙하산 사장’을 퇴출시키고,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을 보장해야 한다. 사상 초유로 장기화되고 있는 방송 3사 언론노동자들의 파업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 대다수에게 큰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