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인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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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인권을!
  • 현은지 학생(수원여고 2학년)
  • 승인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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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은지(수원여자고등학교 2학년)
▲ 현은지 학생(수원여고 2학년)이 지난 2일 낮 12시 수원시청 맞은 편 수원올림픽공원에 위치한 ‘수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4차 수원 수요문화제’에 참석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피크

[뉴스피크] 효도하겠습니다. 저는 수원여자고등학교에서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현은지라고 합니다. 먼저 요즘 한창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한 마음 한 뜻을 모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 분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하여 오늘 제 4차 수원 수요문화제를 준비해주신 분들과 그분들을 위하여 싸우고 부르짖기 위해(!) 이 비참한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비참한 역사를 알리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나와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저는 정확히 중학교 2학년 때 역사 수업을 통하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에 대하여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역사교과서 한페이지는커녕 아주 적은 분량의 내용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제목의 보충설명으로 아주 간단하게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세하게는 알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건 저 뿐만이 아니라 무심코 지나치는 학생들이 많았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만해도 제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에 대하여 거의 정말 모르는 실정이었습니다.

제가 인복이 많은 건 진 몰라도 그 당시 한 역사 선생님의 손에 이끌리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 분들이 살고 계시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갈 때까지만 해도 뭐가 뭔지 몰라 어리둥절했었고, ‘교과서에 그렇게 적게 기재되어있는데, 뭐 그리 대단한 걸까. 뭐 그리 중요한 걸까’라고, ‘우리나라가 약해서 당연히 피해 입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여러분 지금 제가 말씀드린 건 일본인 혹은 일본군이 아니라 한국인 그것도 역사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여학생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입니다. 스스로 찾아보지 못한 알아보지 못한 잘못 있습니다. 그것에 대하여 제대로 알 권리를 제공해주지 않는 교육의 잘못 또한 있습니다.

하루 8시간, 10시간 정도를 거의 학교에서 생활하고 집에 돌아오면 진이 빠져 쓰러지며 잡니다. 학교에선 주구장창 보는게 교과서 밖에 없습니다. 학원, 과외, 온갖 사교육, 입시전쟁이 바로 눈앞에서 들끓고 있고 우릴 가만두질 않는데 대체 교과서, 문제집 이외의 것을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바라볼 수가 있겠습니까?

교육이란 하나의 커다란 제도가 한 순간에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이 우리가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이기전에 우리가 이 나라에서 먹고 놀고 즐기고 한 가정을 꾸리기 전에 그분들의 무고한 피와 땀이 피가 되도록 싸우시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바로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고, 서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한 순간에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고향을 잃고, 순결을 잃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 희생하는 거 뭐 당연한 희생 아니야? 당연한 죽음 아니야?’ 할 수 있습니까? 희생? 죽음? 그 무엇도 당연한 건 없습니다. 완벽한 전쟁범죄입니다. 죄를 저질렀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고 정중하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합니다.

그 대상이 가해자/피해자 분명해야 하고, 마음이 열릴 때 까지 사과를 해야하지만 일본은 ‘미안해 자 여기 돈 알았지? 이제 됐지? 소녀상 그만 세워 철수해~’ 이것은 사과가 아닙니다. 잘못을 뉘우친다는 건 다시는 그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일본은 불분명하고 정당하지 않은 협상으로 사과로 앞으로 또 똑같은 아니 더 심한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가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셔서 뵐 순 없지만 정말 차분하고 작은 목소리로 힘겹게 말씀을 꺼내주셨던 고 유희남 할머님의 증언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한 순간에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먼 타지로 15살에 위안부로 끌려가셨습니다. 심장질환과 불면증으로 한 평생을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가슴이 아팠던 건 위안부라는 가슴 아픈 상처를 껴안고 사시다가 가족들이 알게 되어 자제분들이 너무 더럽고 부끄럽다고 당신이랑은 못살겠다고 내치셨다고 합니다.

가족한테도 버림받는 그 아픔 얼마나 이루 말할 수 없이 클지 헤아릴 수가 없어서 헤아릴 자격이 없어서 눈물만 흘렸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여러분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했고 조국에선 고향에선 가족에게 화냥년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쥐 죽은 듯이 감추며 살아야했습니다. 그러나 몇몇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건 자발적인 행동이었다, 뭐 자랑이라고 떠들어대고 다니냐’라고 생각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사실임을 알려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지금 당장 바뀌어야 합니다. 피서, 휴가 즐겁지만 수학문제, 영어문제 풀어야 하지만 우리가 살아온 근본,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근본, 우리 친구들이 우리 가족들이 살아갈 근본이 더 중요합니다. 광복을 맞은 지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 분들은 아직 광복을 맞지 못했습니다.

외교부는 한일 재협상이 어떻게 될지 어떻게 할지 그 방향 또한 결정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 단, 37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 법적 배상이 반드시 있어야합니다.

단순한 사회적 이슈가 아닙니다.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바로 내 자신이 지켜야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외치고 계실 시민 분들과 힘든 몸을 이끄시고 고군분투하고 계신 할머님 분들을 위하여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기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효도하겠습니다.)

* 이 글은 현은지 학생(수원여고 2학년)이 지난 2일 낮 12시 수원시청 맞은 편 수원올림픽공원에 위치한 ‘수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4차 수원 수요문화제’에 참석해 발표한 것이다. 이날 ‘수원 수요문화제’는 수원평화나비가 주최했고, ‘청년·청소년NGO 안아주세요’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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