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최준영의 책고집(冊固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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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최준영의 책고집(冊固執)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5.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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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인문학자가 들려주는 책에 대한 책 이야기
▲ 최준영의 책고집(冊固執) 표지(도서출판 답).

[뉴스피크] ‘여·야 22人의 대권(大權)주자 품인록’, ‘10대 기업 품인록’ 등 SNS상에서 촌철살인의 풍자로 화제가 된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교수가 ‘책 읽는 방법’을 소개한 책 <최준영의 책고집(冊固執)>(도서출판 답)을 펴냈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철학과 예술 그리고 인문학 등 대학 통폐합이 일어나는 현실에서 역설적으로 인문학적 소통을 설파중인 저자의 그 웅숭깊은 고집스러운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 답은 책 제목 <최준영의 책고집(冊固執)>에 이미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문학을 통한 소통으로 노숙인들 스스로 자활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최준영 교수는  한 해 최대 300여 회의 강의를 기록할 만큼 인기강사로 꼽힌다. 그런 그가 지난 1년 동안 수원지역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창간한 <대안미디어 너머>에 필진으로 참여해 1주일에 한 번에 키워드를 정해 책을 읽으며 글을 써냈다.

매주 서너권에서 많게는 열권의 책을 읽어가며 1년 동안 300여권의 책을 읽으며 풀어내 글들을 모은 <최준영의 책고집(冊固執)>은 바쁜 일상에 매몰된 이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자기 성찰의 기록이다. 읽은 책의 절반은 다시 읽은 것이었다는 최 교수는 “다시 읽기의 즐거움을 발견한 것 역시 큰 성과”라고 털어놓는다.

최준영 교수는 본인 역시 삶의 여정에서 숱한 좌절을 맞닥뜨렸다. 매번 다른 내용의 좌절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를 구원해준 것은 집요하리만치 꾸준한 책 읽기와 글쓰기였다고 한다.

“모두가 비난했지만 책은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글쓰기는 고통을 잊게 해주었다. 눈만 뜨면 도서관을 찾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읽은 뒤엔 꼼꼼하게 기록했다. 그렇게 읽고 쓰기를 수년 간 반복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고통을 잊을 수 있었고, 희망을 떠올리기도 했다.” <본문 중에서>

‘이번 생은 망했다!’ 라는 자조 섞인 말을 안 해본 이가 없을 정도로,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대한민국에 희망을 기대하지 않는 젊은이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의 방증이었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 해 목숨을 끊은 부천의 세 자매 사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란 절망에 아내와 딸을 죽인 어느 비운의 아버지 이야기가 뉴스에 오르내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절망적 소식들이 휘몰아칠 때, 우리는 그 소식 아래로, 절망에 허우적대는 당사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불어 넣는 댓글들을 보며 ‘좋아요’, ‘힘내요’를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살포시 누르지 않았는가. 여전히 많은 이들이 희망을 기대한다는 뜻인 것이고, 이 희망의 소통은 글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 위로 받는 시대에 더 좋은 더 희망적인 소통을 위해 최선의 방법은 글쓰기다. 보란 듯이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넘쳐나고, 강좌도 즐비하다. 그런 가운데 최준영 교수는 ‘고집스레’ 말한다. 글을 쓰기 전에는 충분히 생각해야 하고, 올바른 독서를 해야 한다고. 마치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수능 준비는 국, 영, 수 중심으로 교과서를 파라는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준영의 책고집(冊固執)>은 조금 특별하다. 글쓰기는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된 작법도,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틀에 박힌 독서법도 제시하지 않는다.

고종석, 김탁환, 김훈, 안정효부터 멀게는 다산 정약용까지. 우리나라에서 좋은 문장을 구사하는 ‘내 로라’하는 작가들의 저서 한 부분을 발췌해 최준영 교수는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우리에게 전한다. 그 뿐만 아니라 그가 여행을 하며 느낀 것, 그가 바라보는 인생에 대한 마음속 회포, 책을 읽는 자세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백하게 담아냈다.

“이 책은 단순한 독서 안내서이거나 서평 집이 아니다. 내 살아있음의 증거이다. ‘책고집’을 통해 살아있음을 확인해 왔던 것이다. 이걸로 끝일 수 없다. 책을 엮느라 잠시 중단했지만 곧 읽고 쓰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공부하는 50대’를 표방한 이상 아직 내게 시간은 충분하다. 바람이 있다면 당신과 함께 읽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함께 공부할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 최준영 교수는 ‘거리의 인문학자’, ‘거지교수’, 심지어 ‘노숙인 인문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인문학 실천가이다. 2005년 최초의 노숙인 인문학 강좌(성 프란시스 대학)에서 강의한 이래, 점차 대상을 넓혀 지난해에는 삼성그룹의 연구원과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강의하기도 했다.

2015년 현재, 전국 지자체의 인재개발원과 평생 학습관, 각 대학, 의 특수대학원, 도서관, 기업 등에서 초청 1순위로 꼽는 대중 강연가다.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시나리오 부문)를 통해 등단한 이후 늘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으며, 2004년 SBS라디오와 YTN 등에서 책 소개 코너와 ‘인문학 콘서트’를 진행해 왔다.

주요 저서로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2013), 『결핍을 즐겨라』(2012), 『유쾌한 420자 인문학』(2011),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2010) 등이 있고, 공저로 『행복한 인문학』(200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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