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크] 미국의 도시 가운데 필라델피아라고 하는 도시가 있다.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으나 이 지명에는 어원적인 측면에서 볼 때 ‘형제애의 도시’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형제애를 특별히 언급하게 된 것 역시 삼국지 때문이다.
삼국지 독자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삼국지에서 관우는 조조 진영을 떠나 하북으로 가면서 다섯 개의 관문을 돌파하고 여섯 장수를 죽인다. 이름하여 오관참육장이다. 그러나 관우에게는 눈앞의 다섯 개의 관문 이외에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관문이 놓여 있었다.
관우에게 있어서 이렇게 보이지 않는 제6의 관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장비의 의심을 풀어야만 하는 형제애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장비가 관우와 의형제도 아니었다면 그토록 염려할 필요도 없었다. 바로 여기에 형제애라는 특수한 배경이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제6의 감각을 흔히 육감이라고 한다. 일종의 독특한 능력으로 어떤 것을 예지하는 예감의 능력 등을 말한다. 삼국지에서도 제6의 관문인 이 형제애의 관문은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관문으로 마지막까지 관우를 괴롭혔다. 이렇게 본다면 관우의 오관참장은 제6의 관문인 형제애의 관문까지 포함해서 모두 6관이 되며 결국 오관참육장이 아닌 육관참칠장의 드라마가 전개되는 것이다.
참고로 여섯 번째 관문의 희생양으로 나오는 인물이 채양인데 여기에도 흥미로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 이 채양은 관우가 조조를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자기가 곧 뒤따라가서 잡아오겠다며 큰소리쳤던 인물인데, 관우와 장비의 심리전에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채양을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시킨 것도 묘미이다.
청룡언월도로 채양의 목을 시원하게 날리는 장면을 설정하여 독자들에게 모든 의심과 번뇌를 끊어버리도록 한 것은 대단한 구성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연의 저자의 천재(天才)에 독자들은 언제까지나 매료되는 것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