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피파 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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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피파 마피아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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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뒤에는 마피아 같은 범죄집단 국제축구연맹이 있다?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 2014년 6월 9일 발행, 돌베개, 2만원.
<피파 마피아> 표지. ⓒ 돌베개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가 ‘관피아’라는 표현이 정치인이나 언론에서 곧잘 나온다. 막대한 이권과 얽힌 조직범죄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월드컵으로 상징되는 축구산업의 뒤에도 흡사 마피아를 연상케 하는 조직범죄가 이미 오래전부터 너절하게 전개돼 왔다. 국제축구연맹(피파 FIFA) 회장 자라를 놓고 벌이며 오가는 뇌물, 방송 중계권을 둘러싼 만성적인 부패···.

최근 2022 카타르월드컵 선정 과정에서 우리 돈 50억원에 달하는 뇌물이 오갔다는 대형 스캔들이 불거졌다. 애초 한국, 일본, 미국, 호주 등 막강한 후보국들을 제치고 변변한 경기장조차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은 사막국가 카타르에 월드컵 개최권이 돌아간 직후부터 이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더구나 2018 러시아월드컵과 쌍을 이뤄 한꺼번에 선정한 과정 자체가 상당한 의혹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그동안 피파와 관련한 부패혐의는 심심치 않게 각국 언론과 인터넷을 달군 단골메뉴 중 하나였다.

20년간 피파의 심각한 부패상을 철저히 파헤쳐온 탐사전문기자 토마스 키스트너의 <피파 마피아>는 국제축구연맹의 부패상을 낱낱이 보여주는 결정판이다.

한때 22명의 좋은 친구들과 가죽 공 하나면 충분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취미활동이었던 축구가 금권을 놓고 조작을 벌이는 거대한 사기행각으로 변모한 지 오래임을 <피파 마피아>는 생생하게 담아냈다.

모든 것을 지배하면서 어떤 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단 한 명의 보스가 군림하는 패밀리! 돈과 더불어 부패의 악취가 진동하는 철권통치 조직, 그 이름이 바로 피파다. 이익조직이 아닌 공익단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조 원을 주무르는 제프 블라터 체제의 실상을 철저히 파헤친 이 책은 축구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기 위한 끈질긴 열정의 산물이다.

독일 신문협회가 매해 수여하는 기자상인 ‘테오도어 볼프상’을 수상한 키스트너는 2006년에 ‘올해의 스포츠 저널리스트’로 선정됐으며, 스포츠 정치와 스포츠의 조직범죄라는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베테랑 기자다.

지난 2012년에 독일에서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이미 유수한 매체들로부터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책”이자 “올해의 책”으로 찬사를 받았으며, 저자는 “피파의 살생부에 이름을 올린 몇 안 되는 기자 가운데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우리 기억에 생생한 1998 프랑스월드컵, 2002 한·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 등을 둘러싼 숱한 의혹과 비판이 저자의 생생한 취재를 바탕으로 서술되어 있어 국내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지점이 많다. 특히 카타르와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국 선정과정에 대한 정황이 자세하게 밝혀져 있어 최근 스캔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에도 그만이다. <피파 마피아>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 뿐 아니라 성숙한 판단력을 갖춘 시민들이 축구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는 일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 <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 2014년 1월 20일 발행, 도서출판 돌베개,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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