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크] [기고] 박정희는 쿠테타에 얼마의 병력을 생각했을까?
1961년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어느날 갑자기 쿠테타를 감행한게 아니다. 미리 미리 군대를 어떻게 동원할까 생각했다.
당시 박정희가 생각한 군대 숫자는 허무하게도 2개 대대였다. 2개 대대만 동원하면 방송국 장악하고 국회장악하고 경무대 장악해서 정권을 먹는게 가능하다고 봤다.
실제로 쿠테타는 그 규모로 성공했고 성공 이후에 눈치빠른 군인들이 잽싸게 혁명군 코스프레를 했다.
만약 오늘 군에서 쿠테타를 계획한다면 어느 정도의 규모를 생각할 수 있을까? 1개 사단? 2개 사단?
전두환은 사단장들의 쿠테타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군단 산하에 특공연대를 별도로 만들어 사단장의 변심에 대비했다. 쿠테타를 하려면 반드시 사단장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럴 경우 사단을 진압할 수 있는 별도의 부대를 각 군단 산하에 두었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군사쿠테타는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 그것은 전두환이 만든 특공연대 때문이 아니다. 우리사회의 시민사회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시민사회가 없다면 그런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2개 사단으로 안되면 4개 사단을 동원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사회가 보이지 않게 보유하고 있는 시민사회의 저력은 몇 개 사단보다 쎄다. 사회적으로 무서운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수원시의회가 '주민참여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한다. 주민참여예산이 어떤 의미로 우리사회에 작동하는지를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전해 듣기로는 '주민참여예산'을 소위 '민주당을 위한 예산'이라고 생각한 다수당의 뜻이라고 한다.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다. 무식하면 공부하고 공부해도 모르면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참고가 된다.
국가도 그렇지만 지역사회는 시민사회의 저력으로 운영되는 법이다. 이 시민사회의 의미를 아예 모르니 예산을 없앤 것이고 그 없애는 일을 말똥말똥 지켜만 보는 민주당 의원들도 무식하긴 마찬가지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공천은 정말 개판 오분전 공천이었다. 충분히 다수당을 만들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가능성을 외면한 사람들의 합작품이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힘이야 원래 그렇다 치고 너무 무식한 민주당 의원을, 너무 많이 뽑았다. 땅을 치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랴.
"거 씨바 의정활동은 해서 뭐해!! 공천만 잘 받으면 그만이지!!"
이 말은 자랑스런 수원시의회 민주당 초선 시의원 입에서 나온 말이다. 누군지는 말하지 않겠다. 사실이 이런데 이걸 가지고 시비를 걸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정치가 더욱 품격을 높이기 위해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부끄럽게 느끼는 사람조차 없다면 그 정치에 무슨 희망을 품을 수 있겠는가.
* 글 : 노민호 지방분권 전국회의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