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사망’ 사건 다룬 영화 제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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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사망’ 사건 다룬 영화 제작 중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2.11.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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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민 주연 영화 <또 하나의 가족>, 제작비 1억원 투자 모금 시작”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가족>(감독 김태윤)가 제작비 1억원 투자 모금에 나섰다.

이 영화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2007년 3월 6일 사망한 황유미씨의 안타까운 죽음과 그 아버지 황상기씨의 눈물겨운 투쟁을 소재로 했다.

속초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던 아버지 황상기씨는 딸의 투병생활을 그저 운이 나빠서라고 여겼다. 대학을 보내지 못한 자신 탓이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딸이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동료언니도 백혈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딸이 얼마나 혹독한 환경에서 일했는지 알게 됐다. 죽어가는 딸 앞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겠다고 결심한 아버지는 기나긴 싸움에 나섰다. 그 결과 2011년 6월 법원은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이 어느 정도 백혈병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결을 내렸다.

주위의 만류와 회사의 회유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낸 아버지의 작지만 큰 승리였다. 또한 외롭게 거대자본과 국가기관에 맞섰던 황상기씨의 싸움은 반도체공장의 열악할 노동환경을 우리사회에 알려내는 기폭제가 됐다.

특히, 황상기씨의 싸움을 계기로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현재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 반올림’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황유미씨의 죽음 이후 황기상씨가 적극 진상규명에 나서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진은 2009년 12월30일 밤 수원역 앞 촛불문화제 현장에 걸린 펼침막이다. ⓒ 뉴스피크

영화는 이미 제작중이다. 2011년부터 시나리오 작업이 시작돼 현재 캐스팅, 헌팅 등 사전제작작업을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소재에 투자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기에 제작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기에 ‘<또 하나의 가족> 제작위원회’는 1일부터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시작했다. 시민들의 참여로 제작비를 충당키로 한 것이다.

김태윤 감독은 “이 싸움의 과정 자체가 제게는 너무 큰 감동이었다”면서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속초로 황쌍기씨를 찾아가 대화하는 동안 그 분의 삶과 사연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꼭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가했지만 모두들 영화제작을 말렸다”면서 “누가 영화에 투자할 수 있겠으며 또 누가 그 영화에 출연하겠냐, 한마디로 영화제작이 불가능할 것이란 예측 뿐 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감독은 “하지만 이 영화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으며 황상기 씨의 사연에 감동받은 뛰어난 영화배우들과 스텝들이 돕겠다고 나섰고 몇몇 후원자들도 나타났다”며 “하지만 절대적인 제작비가 모자라 여러분에게 도움을 청하게 됐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황유미씨의 아버지 역은 <마녀 김광자>, <7광구>, <아부지>, <화려한 휴가> 등의 작품에 출연한 박철민이, 어머니 역은 윤유선이 맡았다.

모금은 11월1일부터 12월1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되며, 목표액은 1억원이다. 1인당 최소 5천원부터, 20만원까지 참여할 수 있다. 후원하고자 하는 사람은 굿펀딩 홈페이지(www.goodfunding.net)에서 참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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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ㅏㅁㅏㅊ ㅓㄴ 2012-11-05 14:57:29
적극 찬성입니다. 저도 함께 힘을 보태겠습니다.

이소연 2012-11-03 08:37:17
정말 가슴 아프고 눈물 겨운 일입니다. 좋은 영화로 잘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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