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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보석, 로텐부르크 Rothenburg독일 시간풍경
윤민 기자  |  book@newspe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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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05  08: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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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텐부르크 성에서 바라본 로텐부르크 주변의 풍경. 평온함과 자유로움이 그곳에 있었다. ⓒ 뉴스피크

시간이 멈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마 시간이 쌓이고 쌓여, 흐른다는 것 자체가 현재의 시간으로 잴 수가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시간이 사람을 만나, 그 생활에 스며들어 가고, 생활은 공간에 하나둘씩 흔적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흔적은 사람과 함께 앞선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독자적인 가치와 신분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민권을 얻은 도시 중 ‘보석’이라고 불리는 곳을 찾아 작은 기차에 몸을 실었다.

   
▲ ⓒ 뉴스피크
독일은 북부와 남부의 풍경이 확연히 다르다는데, 푸른 초원과 그 사이로 보이는 빨간 지붕, 하얀 벽으로 채워진 마을들은 상당히 목가적이고, 편안해 보인다. 당장 내려 그 마을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유혹에 유리창에 바짝 붙어, 그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정말 시간이 멈추는지 그 사이 어느새 기차는 목적지에 도착해버렸다.

   
▲ ⓒ 뉴스피크
기차만큼 작은 로텐부르크 역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더니, 어느새 삼삼오오 정처 없이 흩어진다. 그렇게 담쟁이덩굴과 오래된 벽과 지붕이 인상적인 작은 도시로 사람들이 스며들어 간다. 참 묘한 도시다. 마치 작은 물에 돌이 퐁당 빠지듯이 사람들이 조용한 도시에 가뭇없이 사라져가는 듯하다. 작은 도시의 깊이가 새삼 느껴진다.

그 도시를 찬찬히 걷기 시작한다. 감동보다는 편안을 느껴본다. 몇 분 걷다 골목을 꺾고, 잠시 더 가니 바로 앞에 높이 솟은 탑뢰더 문이 나타난다.
이제 로텐부르크Rothenburg의 구도시가 시작되는 경계, 시간의 국경선에 도달한 것이다.

   
▲ ⓒ 뉴스피크
탑 아래로는 검은 터널과 같은 문이 나타난다. 마치 국경을 넘는 듯한 긴장을 주는 세 겹의 통로를 벗어나면 지금까지 봤던 시골도시는 사라지고, 자동차가 있는 중세의 거리가 나타난다.
시간이 멈췄다. 그렇지만 사람이 살아간다. 단지 오랜 시간 그곳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보존될 리가 없고, 또 보존되었다 하더라도 그곳에 생명의 온기가 없다면 그저 박물관처럼 거리감이 있는 피사체로 남겨질 것이다.

그런데 몇백 년의 시간을 지나서 이런 깔끔함과 아기자기함이 넘치는 생동감이라니. 노랗고 빨간 색의 지붕과 싫증 나지 않도록 다채롭지만 절대 모나지 않은 벽이 옛 모습을 간직한 단정한 창문과 어울려 동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만들어놓았다.

   
▲ ⓒ 뉴스피크
이곳이 현재의 어느 시점임을 알려주는 것은 도시이자 성의 중심인 광장으로 가는 길 주변의 상가를 가득 채운 화려한 기념품과 장난감들뿐이었다.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장난감과 기념품은 로텐부르크의 기원을 설명해준다.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넘어가던 원격지 상인들이 지금의 부르크 문 주변에 있던 로텐부르크 백작의 성 주변에 정착한 것이 이 도시의 기원이니, 시작부터 상인의 거리였고, 지금도 그때의 경험과 물건 그리고 풍경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 ⓒ 뉴스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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