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풍도사’에게 풀뿌리마라톤의 전성기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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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풍도사’에게 풀뿌리마라톤의 전성기를 묻다!
  • 이철호 기자
  • 승인 201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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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마라톤 릴레이인터뷰 1

▲ 국내 풀뿌리마라톤대회의 대명사인 춘천마라톤대회. ⓒ 뉴스피크

지난 20여 년 동안 마라톤이라는 열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그 사이 황영조, 이봉주라는 국민적인 마라톤 영웅이 은퇴를 하고, 개최만 하면 1만 여명을 훌쩍 넘기던 마라톤대회도 횟수는 그대로이지만 참가자는 예전만 못하게 되었다.

생활체육의 대명사처럼 한강을 가득 메우던 달림이들이 조금씩 뜸해지고, 서점을 채우던 마라톤과 달리기 관련 책과 잡지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 지칠 줄 모르던 생명력을 자랑하던 풀뿌리마라톤의 활력이 많이 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는 요즘이다.

그렇지만 모든 운동의 기본인 달리기이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마라톤을 쉬지 않고 몇 십년을 이어오고 있는 풀뿌리마라톤이다. 그 생명력과 도전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지언정 멈출 일은 없을 것이다.

마침 우리에게 남다른 감회와 관심을 주는 런던올림픽이 시작된다. 서울올림픽 이후 벌써 2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우리의 생활체육이 어디까지 왔나를 풀뿌리마라톤의 현장에서 쉼 없이 달렸던 풀뿌리마라토너들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을 해보고자 한다.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열정과 전성기에 대한 회고에 더해 마라톤을 비롯한 생활체육의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우리의 과제가 스스럼없이 돌출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첫 시작으로 42.195km의 동반자인 페이스메이커를 풀뿌리마라톤에 정착시킨 광화문마라톤모임, 그 산파역할을 했던 1기 코디 금풍도사의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한다.

▲ 태극기를 목에 걸고 베를린마라톤에 참가한 금풍도사. 영국시절의 추억 중 하나이다. ⓒ 뉴스피크

태풍이 막 지나간 7월 20일 금요일 오후. 덥고, 습한 날씨를 뚫고 무려 9년 만에 금풍도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니 호칭도 교수님으로 불러야할 지, 본부장님으로 할 지 새롭고도, 어색하다. 항공사의 본부장을 거쳐 이제는 항공학교의 교수님이니 그에 합당한 직책으로 불러야 할 듯하지만, 아무래도 익숙한 것은 풀뿌리 마라톤계의 ‘금풍도사’님이다. 악수를 하고, 자리를 잡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자, 9년간의 공백이 순식간에 사라짐이 느껴진다.

겉의 포장이 어떻게 되던, 변화와 열정을 좋아하는 즐거운 달림이, 금풍도사의 모습은 그대로임이 그의 꾸밈없는 이야기 속에서 가감 없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풀뿌리 마라톤의 대가 끊겨 버렸다.

98년 춘천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를 완주하고, 아직도 달리고 있으니 마라톤은 그에게 생의 동반자와 같은 셈이다. 그에게 요즘 풀뿌리 마라톤은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금풍도사는 광화문이나 시청에서 약속을 하면 항상 시간보다 먼저 와서 교보문고를 들린다고 한다. 그날도 역시 먼저 서점에 들러 새로 나온 마라톤 책과 잡지를 한두 권 구입을 할 요량이었는데, 거기서 확인한 것은 국내에서 발간되는 마라톤잡지가 이제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게 우리의 자화상이구나 하는 씁쓸한 마음에 페이스 북에 글을 남겼다고 한다.
책과 잡지는 사회의 거울과도 같은 것인데, 서점에 그 자취가 사라졌다는 것은 사람들의 참여와 관심이 그만큼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한순간도 풀뿌리마라톤을 떠나지 않는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사람들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까요?”
금풍도사는 딱 잘라 말한다. “명품대회가 없기 때문이죠!”

그가 인정하는 명품대회는 춘천마라톤대회, 딱 하나뿐이란다. 국내의 그 많고 많은 대회 중 풀뿌리마라토너의 마음을 알아주고,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대회라고 그가 느끼는 것은 춘천대회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춘천만큼 유명한 동아마라톤대회가 있지만, 엘리트 위주의 대회이기 때문에 금풍도사는 개인적으로 명품대회라고 인정은 못하겠다고 한다.

▲ 가장 성공적인 마라톤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베를린마라톤대회. 특히 도시는 그 자체로 건축의 전시장이기도 하다. ⓒ 뉴스피크

결국 사람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풀뿌리마라톤의 의미를 잘 새기고, 그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반응하는 대회가 정말 좋은 대회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클럽이 주최하는 대회가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금풍도사는 활달한 성격과 다채로운 경력 그리고 풍부한 지식 덕분에 제법 많은 대회에서 사회를 맡고 있다. 영주, 영동, 김제, 강릉 등 이제는 지역에서 잔뼈가 굵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마라톤대회들인데, 그중 강릉경포대마라톤은 경포호수마라톤클럽이 주최하는 대회로 명품대회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한 대회라고 추천을 한다. 여름이라는 시기도 그렇고, 해수욕장과 호수 그리고 강릉 마라톤클럽이 연합해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풀뿌리마라톤 본연의 모습에 가까운 대회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명품대회가 필요한 이유가 나온다. 그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또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대회임이 분명하다.

▲ 마라톤대회는 곧 축제의 현장이기도 하다. 유명한 마라톤대회는 다양한 복장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참가자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까지 즐겁게 만든다. ⓒ 뉴스피크

금풍도사는 힘주어 말한다. 젊은 사람이 마라톤에 새롭게 영입이 되지 않고 있다고. 즉, 풀뿌리 마라톤에 대가 끊겼다는 말이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달려들게 만들어야 하는데, 또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참가할 수 있는 대회, 거리도 꼭 42.195km만이 아니라 5, 10km만을 목적으로 하는 대회도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풀뿌리마라톤은 조금 과시욕이 있는 게 사실이다. 풀코스를 완주해야만 하고, 또 풀코스가 있지 않으면 대회의 격도 떨어지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기록도 몇 분, 몇 초에 엄격하게 매달리면서 참가비가 몇 만원씩 되어도 꼭 칩이 있어야만 만족을 한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풀코스를 중심으로 대회가 운영되고, 또 그러다보니 젊은 사람, 초보자 그리고 가족이 함께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풀코스를 중심으로 대회가 개최되다보니, 클럽 단위에서 부담 없이 개최하기도 어렵게 되고, 풀뿌리마라토너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반영하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 입문자들이 즐길 수 있는 메이저대회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부담 없는 클럽 개최의 대회, 그리고 여행과 함께 할 수 있는 지역 단위의 대회와 기록을 점검할 수 있는 풀코스까지 각자의 조건과 상황에 맞게끔 풀뿌리마라톤대회가 균형 있게 발전을 해야 된다는 말이다.

▲ 베를린에서 한국유학생을 비롯한 참가자들과 만난 금풍도사. 이런 자리에서 태극기와 함께 만나면 특히 반가울 수밖에 없다. ⓒ 뉴스피크

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꿈꾼다.

금풍도사의 이야기는 결국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인 사회체육의 활성화와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자신의 영국 시절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사실 금풍도사의 파란만장한 전성기는 2000년 4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약 3년간의 영국생활이었다. 그때 런던 택시에 태극기를 꼽고 달리면서 월드컵 4강의 감격과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고, 베를린마라톤을 비롯해 유럽 유수의 마라톤대회를 참가하고, 그 경험을 몸으로 배우기도 했으며, 영국 육상클럽에 가입해서 코치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지금도 영국 육상클럽에서 워크숍 참가와 클럽 소식 등과 같은 안내 메일이 온다고 한다. 그만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또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바로 영국의 클럽문화라고 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영국은 모든 러닝클럽이 육상연합회 소속이라고 한다.
클럽에 연회비를 약 55파운드를 내는데, 그중 15∼20파운드가 육상협회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 비용이 조금도 아깝지 않은 게, 그만큼의 혜택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회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먼저 회원증이 나오는데, 영국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에 30%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대략 10번만 대회에 참가해도 회비를 낸 것 이상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각 지역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를 육상협회가 세심하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너무 많은 대회가 열리지 않도록 조율함으로써, 적절한 개최와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雨後竹筍(우후죽순)으로 대회가 열리는 바람에 날씨 좋은 봄과 가을 주말에는  열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로 개최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관리와 조절이 인상 깊게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다 런던마라톤의 경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참가를 원하기 때문에 각 클럽마다 쿼터가 배정된다. 이전까지의 활동내역에 따라 데이터가 관리되고, 그에 따라 참가자 수가 결정되니 클럽들은 열심히 활동할 수밖에 없고, 또 클럽에 소속되어야 런던마라톤에 참가할 자격도 생기는 셈이다.

그밖에 각 클럽에서 추천된 사람들은 협회에서 개설한 워크숍 등 일정 코스를 수료함으로써 코치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더불어 다양한 심포지엄이나 세미나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육상클럽만이 아니다. 사회체육이 클럽을 통해 활성화된 것이다.

영국은 오후 3시면 학생과 선생이 손잡고 학교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때부터 클럽활동을 하는데, 아마 대표적인 게 축구가 아닌가 싶다. 이런 무수히 많은 방과 후 축구클럽에서 베컴, 긱스 등 축구스타가 배출된 것이라고 금풍도사는 말한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학교와 아이들 문제로 넘어간다. 사실 요즘 한국사회는 학교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고 그 대안 중 하나로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내걸고 있다.
어쩌면, 영국의 클럽 활동, 그리고 마라톤클럽과 대회와 다양화와 활성화, 이것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스포츠클럽이 좋다 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처럼 혹사를 당하는 환경에서 결코 즐거운 클럽활동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여유가 있어야 하고, 또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자라면서 요즘 이야기하는 창의적인 재능이 폭발하는 것이다.

금풍도사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일만 하던 시절. 그렇게 일만 바라보다 영국을 건너갔고, 그때 생긴 여유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덕분에 지금 지금도 애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금풍도사에게 영국시절은 진정한 전성기였던 셈이다.

그리고, 스포츠클럽과 생활체육, 사회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작지만, 가장 소중하고 기본적인 것을 잊고 있느 것인지도 모른다. 

▲ 명풍대회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대회로 금풍도사가 주목하는, 클럽이 주최하는 강릉경포대마라톤의 1회 대회. ⓒ 뉴스피크

광화문마라톤모임과 새로운 도전

금풍도사와 스포츠클럽을 이야기하면, 광화문마라톤모임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풀뿌리마라톤에 잠시라도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모를 수 없는 클럽이 바로 광화문마라톤모임이다. 친목모임이자 봉사모임으로 시작해서, 풀뿌리마라톤에 페이스메이커를 정착시키고, 또한 ‘달려라 하니’와 같은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은 단지 잘 달린다고, 꾸준히 그리고 멀리 달린다고 되는 게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다. 항상 필요한 곳이 있으면 자원봉사로 재능기부를 하고, 이제 13기가 된 페이스메이커도 매년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정도로 책임의식이 뚜렷하다. 거기에다 금년에는 6년간 ‘달려라 하니’로 후원해준 육상꿈나무가 영주시청에 입단하기도 하였다.

금풍도사의 말을 빌자면, 소위 ‘미친놈’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아직까지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풀뿌리마라톤이 전체적으로 예년 같지 않다보니, 광화문마라톤모임도 한때 아무도 코디를 맡지 않겠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결국 1기 코디였던 금풍도사에게 다시 제의가 오게 되었고, 금풍도사는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이전 코디들이 팀장을 맡겠다만 다시 코디를 하겠다고. 결국 조건을 받아들여졌고, 금풍도사가 11기 코디가 된 그야말로 드림팀이 결성되었다. 그 다음해에 역시 이전에 코디를 했던 이준섭 코디가 다시 한 번 코디를 맡으면서 광화문마라톤모임도 예전의 튼튼함을 되찾게 되었다고 한다. 역시 클럽의 고참은 위기 때 그 존재가치가 빛나는 법인가 보다.

금풍도사에게 광화문모임은 단지 하나의 클럽은 아니다. 그는 클럽 사람들에게 “우리는 평생을 함께 할 동지들이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의 신조가 90세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것이다. 98년 처음 완주 후에 그는 총 86회 42.195km를 완주하였다. 일반인에게는 많아 보이지만 그 시절, 그 정도의 경력을 가진 사람치고는 그리 많이 완주한 게 아니다. 그 역시 본인이 상당히 보수적으로 대회에 참가한다면서, 길게 보고, 아껴서 뛰고, 그리고 가능하면 즐겁게 뛰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래서 횟수보다는 오히려 골고루 참가하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있어, 하프는 45회, 10km 대회는 25회 정도 나갔고, 그밖에 50km 대회나 산악마라톤대회 등도 가끔 나간다고 한다.

▲ 금풍도사는 항상 즐거움을 꿈꾼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즐거운 달리기를 주창하는데, 특히 그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 뉴스피크

사실 마라톤은 극기의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관리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금풍도사도 1년에 50회 풀코스를 뛰는 마라토너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때 열심히 뛰시다가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되신 분들도 있다고 한다. 아마 그런 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무릎 등에 무리가 온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정말 그의 말처럼 90세까지 마라톤을 즐기려면, 가능하면 자기 몸의 관리에 있어서는 철저히 보수적인 것도 필요할 듯하다. 그래야 필요할 때 제대로, 즐겁게 도전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오래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클럽을 가족클럽으로 변해갈 것이라 말한다. 이제 광화문모임에도 부자, 모자회원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회에 같이 나와 자원봉사를 하는 그들을 보면 클럽의 역사와 가치에 대한 자부심에 절로 미소 짓게 된다고 한다.
이제 금풍도사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꿈꾸고 있다.

먼저 항공사에서 학교로 일하는 공간이 바뀌었다. 비록 1년이지만, 이전과는 새로운 환경이고, 시간이 생긴 것이다.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가르치는 일은 엄연히 다른 분야이기는 하다. 그래서 일주일에 강의가 80시간인데, 나머지 시간도 대부분 준비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금까지는 전문가와 일을 해왔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기초부터 가르치려고 하니 정말 쉽지가 않았다고. 다행히 엔진의 전문가이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던 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고 자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젊은 나이이고, 가르치는 일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해보니 괜찮은 분야이고, 아직 꿈과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생기는 보람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시대가 나를 이 분야로 이끈 것은 다 뜻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도 들었고, 인생계획도 다시 세워보고 있다.

직업이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인생 그리고 미래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노력을 해서인지, 금풍도사를 학교로 초청을 한 학장이 얼마 전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번 학기에 제가 제일 잘 한 일이 나 교수님을 모셔온 일인 것 같습니다.”
대충은 없는 그의 마라톤 인생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금풍도사는 그동안 잠들었던 감성을 새롭게 깨워보려고 한다. 영국에 사는 동안 한껏 높아졌던 감성이 요즘은 다시 많이 사그라짐을 느낀다고 한다. 그 감성을 깨울 수 있는 도전과 활동을 꿈꾸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추석 즈음에 강화에서 경포대까지 308km 횡단 달리기를 해보는 것이다. 물론 아직 고민 중이지만, 항상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그를 보면 그의 전성기는 어쩌면 아직도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무언가 새로운 기행과 도전을 만들던 그였다. 광화문모임에 술 1인 정량제를 도입한 것도, 사위의 조건으로 풀코스 완주증을 처음 내건 것도 역시 금풍도사였다. 달리기가 멈추지 않듯이, 그의 열정은 아직 그대로인 것이다.

▲ 이제 금풍도사는 교수로서 새로운 삶과 도전을 꿈꾸고 있다. 그의 전성기도, 그리고 풀뿌리마라톤의 전성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뉴스피크

글 이철호 사진 이철호, 나금풍, 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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