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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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 소풍 기자
  • 승인 20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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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이런 형식이 사실 뭐랄까, 거짓말이라는 거지. 거짓말도 말이라는 모습이 있어야 하잖아. 말을 함으로써 거짓말이 성립하는 거니까. 그런데 내가 말하는 것은, 그 전의 문제야. 거짓말도 틀렸다는 거지. 아니, 성립이 안 된다고 할까. 말과 글에 전제조건이 사기라는 거야. 지금도 무슨 말인지 모르지. 그런 거야. 내가 널 사랑한다고 고백한다고 해도, 사랑이란 말이 나온 내 마음과, 듣는 네 마음이 틀리기 때문에, 아무도 이해 못하는 짓거리를 한 거란 거지.

그때까지 물끄러미 쳐다보며 듣던 아이가, 뒤꿈치를 들고 목을 끌어당기며 입을 맞췄다. 입술이 닿는 순간, 그가 완전히 이해하고 있음을 확신했다.  

* 시인 신승우(申承祐)
1972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태어나 장안대학 응용미술과에서 공부했다.  군 제대 후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인이다. 2001년 ‘장애인 근로자 문화제’에서 시 부문 금상, 2004년 <솟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대표, 사단법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경기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기도 장애인 극단 난다 대표,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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