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할머니 손주 돌보느라 엄청난 중노동과 양육방식 달라 갈등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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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할머니 손주 돌보느라 엄청난 중노동과 양육방식 달라 갈등 빚어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2.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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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부담 주 5일 양육...하루 6-12시간 가장 많아 등골 휘어

맞벌이 때문에 자식들이 손자. 손녀를 부탁하면 "돈보다는 자녀 부탁 거절못해"해요..

황혼을 맞아 여생을 즐겨야할 할아버지ㆍ할머니가 손자ㆍ손녀를 돌보느라 등골이 휘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짧게는 주 5일을 양육한다.

이들은 또 길게는 일주일 내내 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하루 6∼12시간씩 손자녀를 돌보기도 한다.

조부모들이 손자. 손녀를 돌보느라 황혼에 쉬지도 못하고 엄청난 중노동을 하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이러면서도 자식들한테 위로나 감사의 말을 듣기보다 양육방식과 관련해 자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가족여성개발원은 지난해 8월 한 달간 도내 맞벌이 가정 중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 300명을 찾아가 '손자녀 양육실태'를 조사했다.

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노인의 손자녀 양육실태를 조사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25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조부모 300명이 돌보는 손자녀는 390명이고, 이 가운데 친손은 55.4%, 외손은 44.6%로 나타났다.

손자녀 양육기간은 1년 미만이 41.4%로 가장 많았고, 1∼2년 미만이 31.3%, 2∼3년 17%, 3년 이상 10.6% 순이었다.

주당 양육일수는 '5일을 돌본다'는 조부모가 50.9%로 절반을 넘었고, 6일 29.7%였으며 '일주일 내내 돌본다'는 조부모도 18.6%로 나타났다.

390명의 손자녀 중 72명은 할머니가 일주일 내내 돌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중 손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9∼11시간이라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고, 6∼12시간과 12시간 이상이 각각 21.7%, 5시간 이하가 10.6%로 나타나 조부모 10명당 8명 이상(89.4%)이 최소 하루 6시간 이상 손자녀를 돌보고 있음을 보여줬다.

조부모들이 이처럼 손자ㆍ손녀를 돌보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를 돌봐달라는 자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25.5%)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손자녀를 남에게 맡기는 게 불안해서'(19%), '손자녀가 귀엽고 보고 싶어서'(15%)라고 답했고, '자녀가 주는 생활비나 용돈의 대가로 돌본다'(1.3%)는 응답은 매우 낮았다.

대신 '자녀가 빨리 경제적으로 안정할 수 있게 하려고'(18%), '자녀가 마음 놓게 직장생활 하도록 도우려고' (13.3%), '보육시설에 맡기는 비용 절약을 위해'(5%)로 답해 맞벌이하는 자녀의 경제에 보탬이 되려고 희생하는 조부모의 마음을 나타냈다.

힘든 손자녀 돌보기를 하는 조부모가 바라는 것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 가장 많은 47.3%가 '손자녀 돌보느라 힘들 때 자녀가 위로해 줬으면'이라고 답해 조부모는 '돈을 바란다'(19%)기 보다는 자녀의 따뜻한 관심과 위로를 더 갈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는 손자녀에 대한 양육방식(39.7%)과 양육시간(32.2%)을 두고 자녀ㆍ며느리와 갈등을 빚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자녀를 돌보는 것에 대한 사례비를 받는 조부모는 78.3%였고, 사례비는 한 번에 평균 39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자녀를 언제까지 맡아 돌봐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35.3%가 '맘 놓고 보육시설에 보낼 수 있을 때까지'라고 답했고, 다음으로 '초등학교 갈 때까지'(31.7%), '딸이나 며느리가 원할 때까지'(15.7%)라고 응답했다.

연구를 담당한 경기도 가족여성개발원 백선정(38ㆍ여) 연구위원은 "조부모들이 손자녀를 돌보느라 엄청난 중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황혼기에 쉬지도 못하는 노인을 위해 사회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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