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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이의 있습니다![칼럼]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  news@newspe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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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6  22: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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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뉴스피크] 지난 4일 토요일 밤,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앞이 시위대들로 가득 찼습니다.

7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22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NO 트럼프 공동행동’이 집회를 갖고 ‘전쟁위협 무기장사꾼 트럼프는 한국에 오지 말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반드시 해야겠다는 우리 촛불 시민들은 이토록 당당했으나, 정작 정부와 집권여당이 지금까지 보인 대응은 말 그대로 얼굴을 화끈거리게 합니다.

트럼프의 이번 아시아 순방 행보에서 일본이나 중국 방문에 비해 짧은 1박 2일의 한국 일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 무시’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나 봅니다. 정부는 부랴부랴 ‘한국은 트럼프가 유일하게 의회 연설을 하는 나라’라고 설명했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직접 ‘방한기간을 갖고 딴지 걸지 말고 내실을 보라’고까지 했습니다.

방한 일정이 짧다며 ‘무시’ 운운하는 쪽도 웃기지만, ‘국회 연설’로 어떻게든 무마해보려는 정부 여당의 태도 또한 실로 안타깝기는, 기가 막히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다 끔찍한 ‘사대주의’의 발로입니다.

8일 오전으로 예정된 대한민국 국회에서의 트럼프 연설은 세계 최초입니다.

수많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성사된 것이라면, 정부의 입장과 해명에도 일정 부분 공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번 상황은 정확하게 정반대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지구상에서 미국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가진 나라를 뽑으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이 영국이겠으나, 그 영국 안에서도 트럼프는 노골적으로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 영국은 국빈 초청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내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대대적인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취소하라는 청원이 영국 정부의 공식 청원사이트에 올라와 일주일 만에 180만 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의회 연설을 반대한다는 ‘이례적인’ 성명까지 냈습니다. 국빈 방문의 경우 의회 연설 기회가 주어질 것이기에 미리 명확하게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영국 방문은 내년으로 연기되었고, 의회 연설은커녕 방문 그 자체도 아직 불투명합니다.

한마디로,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요구하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트럼프는 지금까지 어느 나라에서도 ‘의회 연설’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고 대한민국 정부는 ‘유일하게 의회 연설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며 자화자찬 중입니다.

시쳇말로 ‘이 모든 부끄러움은 모두 우리 국민들의 몫’입니다. ‘분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트럼프가 쏟아낼 말들입니다.

이미 지난 행적을 통해, 그리고 이번 국회연설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충분히 예측이 가능합니다. 백악관에서는 이번 국회연설에서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최고의 압박에 동참하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밝혔습니다. “군사적 선택안을 비롯하여 모든 수단을 동원할 의지가 있음을 밝힐 예정”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전쟁이 나서 수천 명이 죽더라도 한반도에서 죽지 미 본토는 아니”라는 무지막지한 발언으로 우리 국민들의 거센 항의와 규탄을 받았으나 사과 한마디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 완전 파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만 한껏 올려놓고 끔찍한 먹구름만 펼쳐 놓은 바 있습니다.

정말 묻고 싶습니다.

이런 트럼프를 우리가 환대해야 할 이유, 단 하나라도 있습니까?

220여 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모여 ‘트럼프 반대, 전쟁 반대’를 외치는 이유입니다.

오는 11월 7-8일, 청와대와 광화문 광장, 그리고 국회 앞에서 이어질, 평화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대한민국 촛불시민의 당당한 행보에 함께 나서 주십시오!

글 :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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