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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2[칼럼]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  news@newspe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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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0  23: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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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뉴스피크] 길고 긴 이번 한가위 연휴 동안 화성에서 가장 많이 나부꼈던 현수막이 있습니다.

‘화성시 평화가 허락해준 소풍 in 매향리’라는 제목으로 이번주 토요일(14일), 매향리 화성드림파크에서 진행되는 축제를 홍보하는 현수막입니다.

화성시는 지난 9월 1일, ‘축제 추진위원회 준비위원 위촉식’을 갖기도 했습니다.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 문제로 위협받고 있는 곳에서 시민축제를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평화도시로서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랍니다. 전투비행장이전반대범시민대책위, 매향리평화마을건립추진위 등 취지에 맞는 단체들에서 기꺼이 준비위원 위촉을 수락했습니다. 평화마을건립추진위는 예전 ‘매향리주민대책위’에서 미군기지 철거 후 그곳에 국제적인 평화생태공원을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이름을 바꾼 곳입니다.

그러나 정작 위촉식에 다녀온 매향리평화마을건립추진위 분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애시당초 시민들의 목소리는 들을 생각도 없이 시에서 일방적으로 기획을 다 해놓고는 시민들은 그저 들러리로 세워놓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화성시 전역에 붙은 현수막에서는 애초의 취지를 읽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른바 ‘평화축제’의 주프로그램은 싸이와 안치환 등 인기가수 초청 콘서트입니다. KBS개그콘서트팀 연예인야구단을 초청하여 화성시 주니어야구단과 친선경기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현수막 한켠에는 이번 행사에 시예산 5억7천7백만원을 투입했다고 적혀 있는데, 아마 그 상당액이 위 프로그램에 집중되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평화의 소중함’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내야 할지 말 그대로 ‘대략 난감’입니다. 인기 가수를 앞세운 일회성 행사를 이렇게 떡허니 내밀어놓고는, 앞으로 평화축제 추진위원회를 통해 ‘화성시의 다양한 평화유산을 연결해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기획하고 선보이겠다’는데 그 또한 어떻게 진행될는지 가늠해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매향리 평화축제’ 이야기를 드리면서 지난 칼럼에 이어 ‘민주주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달았던 것은, 이런 상황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고 하는데, 일상에서 보통 ‘공무원사회’라고 부르는 ‘행정권력’ 또한 다르지 않겠지요. 문제는 이들이 ‘민중의 지팡이’로 느껴지기에는 여전한 거리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매향리 주민들은 이런 탄식을 하십니다.

“미군기지 나가라고 정말 목숨걸고 싸울 때, 국가의 모든 행정권력 또한 일방적으로 미군의 편이었다. 시청이든, 시의회든 우리의 목소리에 함께 동조해주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고 경찰도 우리를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그러나 정작 미군기지가 철수하고 나서도 별반 달라진 것은 느끼지 못하겠다. 우리가 싸워왔던 과정, 그래서 미군기지를 내몰았던 그 과정에 대해 치하해달라, 생색내려 한 적은 단연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화성시는, 그때까지 단 한번도 우리 편에서 함께 싸운적 없었던 시는, 그 땅을 너무도 당연하게 시에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더라. 여기에는 여당이고 야당이고 아무런 상관이 없더라.

국제적인 평화생태공원을 건립하겠다고 서로 말들만 무성하더니 무려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별다르게 진척된 상황도 없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사였다는 ‘유소년야구장’은, 그것도 원래 다른 곳에 지으려고 했던 것인데, 이곳으로 옮겨 순식간에 완공했다. 과정에서 우리 주민들의 의사는 아무도 주의깊게 귀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이전에 있었던, 그리고 이번 축제도 마찬가지다. ‘매향리’와 ‘평화’를 갖다붙이긴 했으나 그것이 진정으로 ‘매향리’를 고민하고 ‘평화’를 고민하고 있는지는 정말로 모르겠다. 무엇보다, 그것이 진심이라면, 왜 우리 시민들의 의견부터 가장 먼저 들어보려 하지 않나?

답답하다. 지난 수십년간 행정권력을 대하면서 단 한번도 답답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런 목소리에 화성시에서, 행정권력에서 응답이 가능해질 때, 우리는 지난 겨울 함께 촛불을 들며 꿈꾸었던 ‘민주주의’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글 :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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