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공무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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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공무원 교육
  • 이순연 기자
  • 승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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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공직자들이 지난 12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관람하고 있다. ⓒ 수원시

[뉴스피크] 지난 12일과 13일 오후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켄 로치(Ken Loach)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수작이다.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초정작 가운데 최고 작품을 선보인 감독에게 주는 상이다.

수원시가 ‘규제개혁 및 복지정책에 대한 의식 함양 직원교육’을 인간의 존엄성을 다룬 영화 상영으로 대신해 공무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목수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다가 심장병이 악화돼 일을 할 수 없게 된 다니엘의 이야기다. 다니엘은 ‘질병 수당’을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아가지만 복잡한 관료적 절차 때문에 번번이 좌절하게 된다. 질병 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15개 항목을 충족해야 하는데, 다니엘은 12개 조건만 충족했기 때문이었다.

다니엘은 평생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했지만, 국가에 도움을 청하는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끊임없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라는 요구였다. 살림살이를 헐값에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지만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두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가족에게 도움을 주며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

이처럼 영화 ‘나, 다니엘 브레이크’는 영국 보수당의 잘못된 복지정책과 민영화 추진, 영혼 없는 관료들의 행태가 어떻게 인간의 자존심을 짓밟고 존엄성을 훼손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울러 큰 권력은 없지만 힘든 가운데도 서로 돕고, 위안이 되는 따뜻한 이웃들의 모습을 통해 연대가 어떻게 인간의 존엄을 지탱해 주는지 보여준다.

수원시는 공무원들에게 약자와 소외계층의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하는 복지정책과 규제개혁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영화 교육’을 마련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영화 상영으로 이뤄진 이번 교육이 직원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웃들에게 더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소외된 이웃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여 ‘가슴 따뜻한 복지 도시’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1936년 영국 너니턴에서 태어난 켄 로치 감독은 자본주의의 반인간성, 폭력성을 고발하며, 노동자계급, 빈민, 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시각의 영화를 주로 만들어 왔다.

주요 작품으로 ‘숨겨진 계락’(1990), ‘하층민들’(1991), ‘레이닝 스톤’(1993),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1994), ‘랜드 앤 프리덤’(1995, 조지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를 영화한 한 작품), ‘빵과 장미’(2000), ‘다정한 입맞춤’(2004),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자유로운 세계’(2007,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 ‘앤젤스 셰어 : 천사를 위한 위스키’(2012,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지미스 홀’(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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