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을 하면서 만난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따듯하고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냉랭하게 인사도 안 받으실 줄 알았는데 격려의 말씀도 해주시고요.”
한마디로 ‘똑 부러졌다’. 말은 장황하지 않았고 핵심만을 짚어 간단명료했다. 21일 오후 권선구 권선동 선거사무소에서 홍재언론인협회가 만난 백혜련(47) 새정치민주연합 수원시을(권선구)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인상이다.
사법연수원 29기인 백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검사였다. 당시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였던 백 후보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검찰 수뇌부를 질타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 안팎이 술렁였고 사회적 파장도 그만큼 컸다.
“후련할 줄 알았는데 퇴임식 하던 날 굉장히 많이 울었어요. 나름 최선을 다해 몸담았던 조직이었으니까요. 나와 보니 국민들이 검찰 개혁을 얼마나 바라는지도 알게 됐고, 검찰 개혁을 시대적 소명으로 삼기로 했어요.”
백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MB정권비리척결본부장, 문재인 대선후보캠프 반부패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원이다.
이번 재선거에서 백 후보는 ‘정의로운 사람’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좌우명이자 정치철학은 ‘상식과 원칙’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우리 사회의 기본 룰에 대한 상식과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정의’와도 맥을 같이 한다.백 후보의 상대는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다. 정 후보 역시 검사 출신으로 ‘여검사 대 여검사’ 구도여서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같은 고려대 출신에 수원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선후배 사이다.
하지만 백 후보와 정 후보의 길은 확연히 달랐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백 후보가 정치 검찰을 반대하며 야당을 택했다면, 정 후보는 여당 후보로 정치에 입문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에 대한 질문에도, 백 후보가 ‘애초에 잘못됐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린 반면 정 후보는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의 긍정적 입장을 반복했다.
백 후보는 “정치신인으로서 인지도 면에서 뒤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는 것이 선거전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대적 소명에 충실한 삶을 살아온 만큼 삶 자체가 경쟁력”이라며 “진정성을 가지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삶 자체가 정 후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경쟁력이라는 얘기다. 백 후보가 반드시 당선돼야 한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백 후보는 대표공약 중 하나로 “서수원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며 서수원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구운동·입북동에 R&D 첨단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세류동 수원비행장 이전부지에는 의료·지식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권선구는 교육문제가 굉장히 열악하다”며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교육정책 실현을 약속했다.이를 위해 혁신학교 유치 및 혁신교육지구 지정을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입북동에 혁신중·고등학교를 최우선으로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SBS에서 제안한 맞장토론이 정 후보의 불참으로 무산된 것에 대해, 백 후보는 “지금이라도 받아서 하자”고 주장했다. “후보자라면 유권자들에게 당연히 정책과 비전을 밝혀야 한다”며 “후보자가 토론을 거절하는 것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백 후보는 25일~26일 사전투표일과 30일 투표에 꼭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야당이 불리한 것은 투표일과 휴가철이 겹쳤다는 거예요. 사전투표가 굉장히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겁니다. 투표에 꼭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백 후보는 지지를 호소했다. “권선구에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