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끔찍한 삶’으로만 표현한 교과서, 교육당국은 책임지고 역사 지우기 막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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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끔찍한 삶’으로만 표현한 교과서, 교육당국은 책임지고 역사 지우기 막아내라!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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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있는 평화의소녀상 모습.
▲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있는 평화의소녀상 모습.

[뉴스피크] [입장문]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끔찍한 삶’으로만 표현한 교과서, 교육당국은 책임지고 역사 지우기 막아내라!

지난 8월 3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5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할 새 검정 교과서를 공개했다. 검정을 통과한 한국사2 교과서는 8권이었고, 이중 한국학력평가원에서 발행한 교과서는 검정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준 이하의 내용을 보여줬다.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2 교과서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강제성, 피해사실, 역사부정 중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서술하지 않았다. 어떠한 해설자료도 붙이지 않은 채 단지 “일제는 일본군‘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젊은 여성들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끌고 가 끔찍한 삶을 살게 하였다”라는 단 한 문장만이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설명하는 전부다. 일본군성노예제가 제국주의 일본 정부와 일본군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범죄행위라는 사실은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자료로 제시한 사진도 지금은 작품이 철거되어 교체 중에 있는 일본군‘위안부’기억의 터 옛 조감도가 유일하다. 일반 서적도 아닌, 역사 교과서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이토록 성의 없이 대폭 축소 서술하다니 경악할 노릇이다.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고 맥락을 지워낸 채 서술하는 것은 역사왜곡과 역사부정의 시발점이다. 강제동원을 지우고,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왜곡했던 일본 역사 교과서의 상황을 상기해 보자.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점차 뒷걸음치던 일본의 교과서는 이제 역사를 부정하는 ‘위험한’ 교과서가 되어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학력평가원의 과거사 서술 퇴행은 이처럼 ‘위험한’ 교과서 탄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는 내용 오류도 심각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5일 긴급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교과서가 사실관계 오류만 해도 300여 건이 넘고, 전반적인 시각에도 문제가 많아 이른바 “날림, 불량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연도와 단체명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 오류와 일관성 없는 용어 사용, 명백한 오타도 다수 발견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검정 신청 과정에서도 의문이 제기되었다. 편집 인력 0명 의혹, 검정 심사 자료 조작 현황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속히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역사 교과서는 과거와 연결되는 중요한 고리이자, 오늘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외친 전쟁 없는 세상, 반인도적 범죄의 재발 방지는 역사를 바로 아는 데서 출발한다. 교육부는 미래세대가 올바르게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역사 교과서를 제대로 검정하여 ‘역사 지우기’를 막아내고, 기억과 기록의 책임을 다하라!

2024년 9월 8일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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