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현안 해결, 주민 힘·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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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현안 해결, 주민 힘·지혜 모아야”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2.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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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수원시의회 도시환경위 변상우 의원(매교·매산·고등·화서1·2동)

“제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는 것은 지역의 주민, 사회운동이나 민중운동의 개념으로 따지면 민중들의 힘과 지혜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언급하며 수원시의회 변상우(37, 통합진보당, 매교·매산·고등·화서1·2동) 의원이 한 말이다.

“더디더라도 출발점과 과정에 더 역점을 둬서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의견수렴과정을 아름답게, 즐겁게 해 나아가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 의원의 이런 생각은 지난 2년간 지역현안을 다룬 경험에서 나왔다. 변 의원의 지역구인 팔달구 매교·매산·고등·화서1·2동 일대는 전형적인 구도심권이다.

그러다보니 지역의 발전방향을 두고도 재개발이냐 도시재생이냐 하는 식의 의견충돌이 상존한다. 변 의원은 2년간의 활동을 통해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먼저 모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변 의원은 앞으로 한 달에 한번은 어떤 형태든지 주민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래시장활성화, 수원역 일대 테마거리조성, 노인과 아동복지, 치안문제, 마을만들기등 여러 현안들을 해결해가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변 의원은 지역의 해묵은 난제이자 최대 현안이라고 할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 문제에서도 주민들간의 만남을 우선할 생각이다.

올해 수원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변 의원은 철거지역에 아직 남아 있는 주민들을 모두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를 감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 수원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변상우 의원(매교·매산·고등·화서1·2동). ⓒ 뉴스피크

수원지역 언론사 국장들의 모임인 홍재언론인협회는 지난달 28일 변 의원과 만났다. 다음은 변 의원과의 인터뷰를 간추린 것이다.

- 지역구가 매교·매산·고등·화서1·2동인데요. 이 지역 최대 현안은 아무래도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아닐까 합니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가요?

“원래 철거가 지난 가을서부터 올해 4월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LH에서 그렇게 문서를 보낸 걸로 알고 있고 시에서도 확인을 했고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때 고등동사업단장을 불러 4-5월로 얘기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큰 사유없이 지금까지 (철거를 시작하지 않고) 지나온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지난 가을서부터 염태영 수원시장님과 지역구 국회의원이신 남경필 의원님이 나서서 철거시기를 앞당겨 보려고, 최소한 LH에서 못박은 시기에서만이라도 철거를 시작하게 하려고 했는데 (LH에서) 안만나 준 겁니다. 염 시장님이 LH사장에게 ‘어디에 있더라고 부르면 가겠다. 시간 약속만 잡아라’ 했는데도 연락조차도 안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두달전 기어이 시의원들하고 주민대표 몇 분하고 가서 LH사장을 만났습니다. 반복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굉장히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시장과 국회의원에게도 그런데 오죽하겠습니까? 굉장히 고압적이어서 그간 주민들이 속 많이 상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확실히 모션은 취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철거 확답을 받으러 왔다는 것을 전했습니다.

지금도 철거대상지역에는 꽤 많은 세대가 남아 있습니다. 도저히 나갈 형편이 안되는 분들이라 다른 지역처럼 철거투쟁이 일어날 판인데 참 여기는 점잖으세요. 몇몇 사안들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됐지만 이번 행감에서 언급해야 할 거 같습니다.

롯데아파트에 몇 세대가 남아 있는데 이분들에게 4백만원씩 수도요금을 물린 겁니다. 지난 겨울 이분들 사는 곳이 아닌 다른 동에서 물이 얼었다 터지는 바람에 누수가 됐는데 그것까지 사는 세대에게 책임을 지운 겁니다. 돈이 없어서 못나가는 분들이 4백만원을 내라고 하니까 깜짝 놀라서 LH에 전화를 했더니 ‘그러니까 나가시지’ 이런다 말이죠. 그런 식으로 압박을 하는 겁니다.

다행히 시에서 발 빠르게 조치를 했습니다. 돈을 못 내서 단수가 된 세대에게 상수도사업소에서 발 빠르게 대응해서 물을 공급했어요. 하지만 그런 불안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저나 저희 당의 철학은 문제를 (당사자와) 같이 고민하자는 건데 현재로는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어디서도 그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제도상) 현재는 분쟁지역만 상담하고 있는데 그분들을 상담해서 살길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시에서는 예산으로든 뭐로든 해결해주지 못하니까 저라도 이번 행감 때 그분들을 찾아가서, 만나 주신다면 만나서 전수조사 인터뷰를 할 생각입니다. 왜 못 나가는지 알아보고, 느낀 생각들을 취합해서 행감에 반영해볼 생각입니다.”

▲ “주민들의 단결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시에서 도우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뉴스피크

- 의원님 지역구인 5개동은 지역특성상 구도심 문제가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우선 재래시장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시의 기본방침은 (재개발이 아닌) 재래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을 주민들의 지혜와 힘을 모으는 것으로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문서에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요.

관내 여러 재래시장 중 화서시장의 경우 인근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대규모로 시행되면서 타격을 받았는데 시에서 그에 따른 지원을 해주고 싶지만 그 출발점인 화서시장 상인들간의 의견수렴이 되지 않아 쉽게 지원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복잡한 문제입니다. 한쪽에서는 재개발을 주장하시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실 이분들은 거의 노점상인데 권리금을 많이 지고 들어왔습니다. 이분들 요구는 사실 그리 크지 않습니다. 주차장을 세워달라, 또 현대화시설, 그러니까 캐노피(차양)을 해 달라 하는 정도입니다.

저도 시의 방침과 비슷하게 상인들의 공동체를 복원해 가는 쪽으로, 즉 상인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가는 과정과 그 결과로 재래시장 활성화는 하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 추석이라 상인분들을 만나 인사를 드릴 생각인데 그때 1차간담회를 요청하려고 합니다.

5개동에 시의원이 저 말고도 두 분이 더 계시는데 함께 간담회에 초청해서 의견도 수렴해 보려고 합니다. 다 정당도 달라서 좋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간담회를 하다보면 그 과정에 언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 단단해지고 공동체를 복원해 가는데 그런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극복해야 공동체가 복원되고 세워진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주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출발점이 정리가 되지 않고서는 이 지역은 뭘 쉽게 획득하고 얻어낼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재개발문제도 굵직굵직한 문제고 재래시장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주민들이 1차로 단합을 해도 시에서 지원을 하는게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다른 재래시장인 매산시장이나 역전시장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한쪽에서는 차없는 거리를 활성화시키자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유료주차장도 있는데 타격이 크다고 반대합니다. 단합이 안되니 시에서도 뭘 해주기가 어렵습니다.

대형마트들의 의무휴업이 사라지는 문제에 대응도 해야하고, 수원역에 롯데쇼핑몰이 새로 들어오면서 받을 타격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시에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안입니다. 시의원들이 주민의 대표로서 간담회와 같은 자리를 마련해 계속 문제에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같은 구도심권이라도 성내와 성외가 차이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한 소외감이나 서운함도 상당할 거 같은데요?

“맞는 지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서운함도 있고, 특히 시가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의견수렴과정이 생략하는 것이 있는 것 같고, 그로 인한 주민들의 서운함이 있습니다. 지난해 행감에서도 시가 주민들의 의견수렵을 정확히 받고 있나를 추궁했는데 올해도 들어보면 여전히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의원들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몇 억짜리 용역사업을 시에서 많이 하고 있는데, 그 자료를 가지고 있는 시의원이 거의 없습니다. 필요해서 자료를 좀 달라고 하면 "의원님, 보시고 돌려주세요" 그럽니다. 제가 소관 상임위는 아니지만 관심이 있어서 자전거계획을 요청한 적이 있는데 달라고 할까봐 조마조마합니다. 그 정도입니다.

그래서 요청한 것이 그때그때 빼서 볼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해달라는 겁니다. 앞서 재래시장시장문제도 지역사안이지만 제 소관상임위 사안이 아니라 사실 사태파악이 정확히 안되고 있습니다.”

- 지역의 다른 현안들은 무엇인가요?

“수원역 경관개선사업을 시에서 하는데 과연 올바른 방식으로 되고 있는지 고민입니다. 저는 최종보고에만 불러서 참여했는데 의견수렴과정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환승센터도 세우고, 육교로 수원역과 연결한다고 하는데 주민들이 수원역에 와서 편하게 수원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제가 보기엔 애경백화점만 좋은 거 같습니다.

또 수원역에서 시작해 장안문으로 쭉 연결되는 벨트, 이것을 테마거리로 조성한다고 최종보고에서 들었는데 중간지점인 향교 인근 인쇄소 골목에 대한 계획이 없습니다. 이미 진행됐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테마거리를 만드는 목적이, 사람들이 보행을 해 가면서 장안문과 수원역에 집중된 지금의 젊은 인력들을 장안문까지 쭉 연결되게 하자는 건데 그게 단절되는 겁니다. 통일성 있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입니다.

역시 출발점은 이해당사자들을 사업에 얼마나 포함시켜서 그 사람들이 힘이든 땀이든 스스로 쏟게 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거기에 행정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전문가를 투입해서 시너지효과를 내야 합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을 절제시키면서 한편으로는 더 확대시키는 것을 행정이 펼쳐나가야 합니다. 이것을 시의회가 같이 해나갔으면 합니다.”

- 의원님은 초선의원인데다 통합진보당의 유일한 시의원이어서 힘든 점이 많았을 걸로 짐작되는데요?

“초선의원이 갖는 일정한 한계는 분명 있는 거 같습니다. 개인능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전문성을 갑자기 요구받는데, 지원은 집행부보다 원활하게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저희 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서 그런 지원시스템을 갖춰준다고 하지만 사실 일반당원이 지원해 주는 정도입니다. 일반당원이 밤에 모여서 저를 지원해준다지만 얼마나 전문적인 지원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그런 한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후반기에는 그런 한계를 혼자가 아닌 주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서 극복하고자 합니다.

통합진보당은 김현철 전 의원, 윤경선 전 의원, 그리고 저 해서 20년동안 시의원을 이어왔는데 혼자다보니 시의회의 권력구조에 들어가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에서는 상임위를 한곳에서 하는 거보다 초선의원이고 다음에 다른 분이 들어올걸 생각해서 문화복지위원회로 옮기길 바랬는데 제 생각에 후반기 간사가 될 수 있다면 도시환경위원회에 남는 게 좋다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관례상 문화복지위원회로 옮기질 못했는데 원내교섭단체가 있었다면, 원내교섭단체는 조례상 5명의 의원이 필요한데, 적어도 소속의원이 3명만 되었더라도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수정당의 비애를 그런데서 느끼고 있습니다.”

- 앞으로 남은 2년을 어떻게 보내실지 들어보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쳤으면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는 것은 지역의 주민, 사회운동이나 민중운동의 개념으로 따지면 민중들의 힘과 지혜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시에서 복원하려고 하는 공동체, 마을만들기의 방향하고도 많은 부분에서 일치하고요. 그래서 주민의견의 수렴을 많이 하는 방향으로 후반기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더디더라도 출발점과 과정에 더 역점을 둬서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의견수렴과정을 아름답게, 즐겁게 해 나갈 생각입니다. 조그만 만남부터 해서 의회의 예산을 지원받는 토론회까지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주민들과의 만남을 진행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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