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세로 시민들과 소통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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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세로 시민들과 소통 하겠습니다”
  • 김진일 기자
  • 승인 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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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원시의회 명규환 의원(행궁·인계동)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축구선수로 뛰었다. 합기도를 배워 합기도 관장도 했다. 태권도와 유도도 좀 할 줄 안다.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침운동을 나간다. 걷거나 조깅을 하고, 쌀쌀한 날씨엔 헬스를 한다. 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단다. 만능 스포츠맨, 그렇다고 그가 운동선수는 아니다.

수원시의회 행정자치경제위원회 소속 명규환(51, 행궁·인계동) 의원의 이야기다. 제9대 시의회 상반기 부의장을 지낸 바 있는 명 의원은 수원 토박이다. 수원 세류초, 수원중, 수원농생명과학고, 용인대, 용인 대학원을 나왔다. 건축업을 하다

심재덕 전 수원시장을 보좌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시의원은 오직 시민을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야 간 갈등하지 않고 서로 소통하며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변자로서 감시자로서 역할이 본분”이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 지난 의정활동의 성과와 정치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11일  인계동 '청소년 문화공원'에서  인터뷰 중인 명규환  의원(수원시의회 행정자치경제위원회)이  청소년 문화공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경인투데이

- 3선 의원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 있다면?

“지금 그만둔다고 해도 평생 가슴에 보람을 느끼고 살 일을 해 놨어요. 청소년문화센터 뒤에 ‘인계3호공원’인데 ‘청소년문화공원’으로 이름까지 바꿨어요. 의정활동하면서 2002년부터 610억 원을 들여 최고의 공원으로 만들어 놨어요.

초선 때부터 매년 80억 원, 50억 원, 30억 원, 100억 원 단계적으로 해서 전체공원을 만들었어요. 내가 운동을 좋아하니까. 자전거도로와 운동도로 합쳐 6미터 도로를 한 바퀴 돌면 1.5km나 돼요. 수원에서 제일 길죠. 사람이 엄청 많아요. 거의 8~9년 걸린 일이예요. ‘난 이제 의원 그만해도 되겠구나.’ 보람을 느끼죠.”

- 의정활동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애로사항은 진짜 많아요. 40대 초반에 시작해서 지금 50대 초반인데, 한창 황금기에 돈 벌어서 먹고 살아야 되는데 의원하면서 사업을 못하잖아요. 그나마 건물이라도 하나 가지고 있어 그냥 사는데. 대학생이 3명이잖아요. 한 명씩 만 따져도 졸업까지 등록금 2천만 원에, 생활비하고... 5~6년 만에 빚이 4억 원이 되더라고요. 경기는 안 좋아 건물임대료 수입도 줄고, 의원하면서도 돈이 들어가고요.”

명 의원은 ‘정당공천제’와 ‘중선거구제’로 인해 “제일 어렵다”고 털어놨다. ‘정당공천제’의 경우 여야로 갈린 상황에서 시장 쪽 의원들이 많으면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제동을 걸 수 없다는 주장이다. ‘중선거구제’로 인해 한 선거구에서 여야 의원이 서로 경쟁하다보니 수원시 전반 행정에 대한 안목을 키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는 숱한 논란의 과정을 거쳐 정착한 정치제도를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명규환  의원(수원시의회 행정자치경제위원회)이  홍재언론인협회 김승원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경인투데이

-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금 재개발이 얼마나 심각하냐면 22개 구역에서 지금까지 쓴 비용이 평균 23억 원이예요. 최고 58억 원, 제일 적게 쓴 곳이 4억 원이죠. 진퇴양난이라고 할까. 앞으로 가자니 망할 것 같고 뒤로 가자니 쓴 돈을 감당할 수 없고. 지금 상황이 그래요.”

그는 재개발·재건축 문제에 대해 참으로 해박했다. 우리나라 주거환경개선사업은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역사를 훑는가 하면, 뉴타운법(도시재정비촉진법)과 재개발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을 비교하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아무 권한도 행사할 수 없는 재개발법의 맹점을 꼬집기도 했다.

“재개발했을 때 문제는 또 거기 사는 80% 세입자들이 갈 데가 없다는 거예요. 지금처럼 재개발한다면 4~50%는 관리처분 대상이야. 쫓겨나는 거지요. 그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공간도 없어요. 수원에 자연부락이 있어야 가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7만원 내는 사람이 어디로 가겠어요. 집이 없는데... 대란이 일어날 거예요.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용산참사 마냥 길바닥에 나와서 죽고 그런 일들이 일어날 거예요.”
 

▲명규환  의원(수원시의회 행정자치경제위원회) 이' 인계3호공원'에서 '청소년문화공원'으로 이름이 바뀐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경인투데이 

- 보람을 느낀 일과 어려웠던 점은?

“먼저 지난 해 5월에 의원 2인 1실 연구실을 마련한 일이죠. 전국 229개 기초 자치단체 중 가장 큰 규모의 수원시의회는 그동안 의회청사 없이 의정활동을 펼쳐왔거든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 셈입니다. 이밖에 시민복지 향상을 위한 의원입법 발의가 44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 6개의 의원연구단체의 활발한 활동, 28년 동안 한 번도 활용하지 않는 공군비상활주로 이전 합의를 도출한 수원비행장특위활동, 고등법원유치활동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쉬운 점은 수원, 화성, 오산 행정구역 통합문제와 프로야구10구단유치 확정을 짓지 못한 부분이에요. 앞으로 잘 풀릴 것으로 믿습니다. 이밖에 ‘중선거구제’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이 제도는 88년도에 문제점이 많아 폐기하였다가 2005년 재도입된 것으로 1명의 의원이 2~4개동 3~4만 명의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기에 문제가 많아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책임 있는 의정활동에 많은 장애요인이 되고 있거든요. 특히 여론조사, 공청회, 이해당사자 등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만큼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앞으로 의정활동 계획을 말해 달라?

“행궁동은 성안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문화재 보호지구로 지정돼 지붕에 기왓장 하나 얹지 못하고, 수리도 못했어요. 작년하고 올해 도시가스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거든요. 아침에도 인사하러 갔더니 고맙다고 난리가 아니더라고요. 주변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시가스는 물론 도로, 주차장, 통신, 상하수도, 어린이집, 노인정 등 기반시설을 만드는데 전력할 거예요. 임기 2년 남았으니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봐요. 예산 30억 원 따내는데도 엄청 애먹었어요. 행궁동은 또 팔달구청이 잘 들어오게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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