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각시탈’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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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각시탈’은 유효하다
  •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2.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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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종섭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뉴스피크

며칠 전 교무실 앞자리 선생님은 동아리활동으로 ‘독도지킴이’를 하면서 대형 태극기 만들기 프로젝트를 멋지게 해낸 일이 있었다.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거의 반 강제로 학교마다 독도사랑에 대한 교육, 동아리 활동 등을 하라고 지침을 내려보낸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 떠오른 ‘한일군사협정’은 정부에 대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국가간의 협정이 대통령 모르게 추진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처음 알았다.

처음 밀실에서 한일군사협정이 논의되다가 언론에 나오고 여론의 반대가 거세지자 정부에서 나온 답은 “대통령은 몰랐다”였다. 그럴 수도 있구나. 양국간의 협정 서명을 몇 시간 남겨두지 않았을 때까지도 ‘몰라서’ 여기까지 왔을까? 발뺌이라고 하기에는 우리 국민들을 너무 허술하게 보는 변명이다.

결국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꼬리자르기는 이번 일에서도 이어진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사의를 표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는 정부의 발표와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으므로 이것을 고쳐 재추진한다는 입장은 뭔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니면 끝까지 하고 싶고, 해야겠다는 생각에 놓고 싶지 않은 ‘당신’일지도.

이미 5월에 한일간에 가서명을 했고, 처음부터 비공개로 하려고 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부가 계속 믿을 수 없는 거짓말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정부가 국민들을 속이고, 국민들은 정부를 믿지 못하는 현실이.

임진왜란 발발 420년인 2012년 임진년,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

임진년을 맞아 이순신 장군 동상을 청소하고, 이순신 장군의 업적과 명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시금 일본에 대한 관심과 감정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차라리 말을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다른 24개국과 이미 맺은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있기 때문에 이번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이다.

과거는 잊고 미래를 위해 가자는 것인지, 가뜩이나 과거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우리 역사가 삐뚤어지게 온 면이 많아 바로잡을 것이 많은데 일제 식민지에 대한 국민 정서에 반하고 전범국으로서의 일본이 시시각각 노리는 군사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협정을 맺는다는 것은 이해도 용서도 되지 않는다.

일본은 이미 원자력법을 개정해 원자력 무기를 공식화하려고 하고 있고,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고 있다. 전범국으로 갇혀 있던 야망을 본격적으로 꺼내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을 경계하기 위해 필요한 협정이라고 하고 있지만 실은 일본이 가장 좋아할 일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우리에게 득이 되는 요구가 아니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에 날개를 달아주고, 한-미 군사동맹, 미-일 군사동맹에 이어 마지막 한-일 군사동맹을 완료해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MD체제 구축을 위한 단계로 미국이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추진되는 것이라는 것도 이제는 알려져 있다.

이 협정으로 남북간에 긴장은 더욱 커지고, 이 협정으로 인한 신 냉전에 대한 우려도, 제2의 을사늑약이라는 걱정도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절차상의 문제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가져올 파장과 문제를 근본적으로 지적하는 것이다. 때마침 인기를 끌고 있는 ‘각시탈’이 드라마뿐만 아니라 집회에도 등장하고 있다. 각시탈은 민중의 분노를 대신 행동으로 표출해주는 대리 만족의 효과를 준다. 그것은 일본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현재에도 각시탈은 존재할 수 있다. 비록 탈을 쓰지 않았더라도, 한 명이 아니라 누구나 각시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마음 속에 각시탈 하나쯤 가지고 있을 만도 하다.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벌어지는 측근 비리와 레임덕, 그리고 이 중요한 한일군사협정의 문제를 최근 이어지는 공안탄압과 다른 화제로 덮어버리려는 꼼수가 보인다면 더 큰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 5년 동안 피곤하게 살아온 국민들은 조용히 더 이상 큰 일을 벌이지 않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게 선거관리를 비롯해 일을 마무리하는 정부의 태도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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