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의 가장 큰 효과, 청년들에게 용기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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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의 가장 큰 효과, 청년들에게 용기 주는 것”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9.0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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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남훈 한신대학교 교수(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공동위원장)

▲ 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강남훈 한신대학교 교수(경제학과)가 30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취재 기자단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제공 :경기도)
[뉴스피크] “기본소득의 가장 큰 효과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게 일자리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혁신하는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강남훈 한신대학교 교수(경제학과)가 30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취재 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강 교수는 “춤추는 것도 일자리가 되는 세상”이라면서 “자기 소질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려서는 혁신적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천명의 청년이 놀다가 한명만 성공해도 다른 청년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게 혁신 일자리, 미래의 일자리”라면서 “청년들에게 혁신하는 용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적극 추진하는 기본소득 정책의 멘토로 알려져 있는 강 교수는 국내 최고의 기본소득 권위자로 꼽힌다. 2009년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를 만들어 활동해 왔으며,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무상급식과 성남시 청년배당을 자문하기도 했다.

기본소득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 받고 있는 배경에 대해 강 교수는 정규직 완전고용이 불가능해 진 경제 환경과 불평등의 심화가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으로 정규직 완전고용은 불가능해져 일자리가 줄고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상황인데, 전통적 복지국가에서 쓰는 방법으로는 불평등이 더 늘어난다”면서 “불평등을 방치하면 이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는 측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과 관련된 질문에 강 교수는 “우리나라 같이 천연자원이 많이 나오는 나라가 아닌 경우는 과세를 통해 마련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본소득 규모로 봐서 대규모 과세기기에 국민의 3분의 2 정도를 설득할 수 있겠느냐가 핵심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기본소득의 경제학>(박종철출판사)이라는 저서를 통해 모든 국민에게 매달 3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할 경우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 특별세 도입을 제시한 바 있다.

전 국민에게 30만원씩 기본소득을 주려면 필요한 예산은 180조원이다. 시민소득세(소득의 10%)로 120조원, 화석원료 사용 등에 부과하는 환경세로 10조원, 토지에 부과하는 토지세(약0.55%)로 30조원을 거두면 예산이 마련된다. 이럴 경우 연소득 8천~9천만원의 중산층까지 기본소득의 순수혜자가 된다.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기에 기본소득에 대해 제대로 안다면 반대하거나 거부할 이유가 없음을 보여준다.

강 교수는 “기본 소득은 원칙적으로 제약이 없는 현금으로 지급돼야 하는데, 지역화폐는 사용이 제약돼 있다”면서 경기도에서 추진되는 기본소득인 청년배당이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강 교수는 “진정한 일자리는 소비에 의해서 민간시장에서 만들어진다. 일자리는 지역적으로 소비가 균등할 때 가장 많이 생긴다”면서 “(지역화폐를 통한 청년배당 지급은) 청년들이 비록 불편하더라도 지역에서 경제가 살아나게 하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이 생기면 놀고먹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지적과 우려에 대해 강 교수는 핀란드의 기본소득 정책 실험 예를 들며 “청년들이 일해도 (기본소득을) 주면 일을 더 많이 하게 된다”면서 오히려 청년들의 구직활동이 증가했음을 역설했다.

시필레 총리가 이끄는 핀란드의 중도우파연립정부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2년간 기본소득 정책 실험을 했다. 좌파가 아니라 중도우파 성향의 정부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와 관련 강 교수는 “핀란드에는 무소득자가 없다. 이미 모든 실업자가 한달 560유로에 해당하는 구직수당을 받는다. 80만원 정도다. 65세까지 받을 수 있다. 그 이후엔 기초연금을 받는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560유로 이하의 일자리에는 안 간다”면서 “(기본소득은) 완전고용시대에 만들었던 일하면 안주고, 일 안하면 주는 식의 어리석은 제도를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틀간 열린 기본소득 박람회와 국제콘퍼런스에 대한 총평을 해달라는 질문엔 강 교수는 “많은 도민들이 함께 참여해 주셔서 고맙다. 특히 경기도상인연합회에서 2천명의 회원이 와 주셨다”며 “지역화폐, 기본소득에 대한 기대와 고마움이 드러났던 게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책을 발표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좋은 기회였다. 외국에서 온 전문가들이 최신 소식을 전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됐다”면서 “다만 도민들이 모든 세션을 다 들으면 좋았을 건데, 놓쳐 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좀 더 충분한 토론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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