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책무? 개탄스러운 화성의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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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책무? 개탄스러운 화성의 정가!
  •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 승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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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 홍성규(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뉴스피크] 지난 3월 7일부터 화성시 서부지역 읍면을 순회하는 ‘시정설명회’가 진행되었습니다.

7일 남양읍부터 10일 오전 장안면까지 ‘시정설명회’로 진행된 행사는 당일 2시 우정읍부터는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저지 설명회’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박근혜 탄핵으로 조기 대통령선거가 확정됨에 따라 ‘시정설명회’ 류의 행사들이 바로 금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해당 지역인 ‘우정읍 설명회’에 참석하여 이야기를 경청했는데, 무척 당혹스러웠습니다. 아니, 개탄스럽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 합니다.

첫째로, 그 어느 정치인도 참석한 시민들에게 진솔한 사과를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채인석 화성시장부터 해당 지역의 최지용 도의원, 김정주 화성시의회 의장, 그리고 시의회 내에 꾸려진 특위 위원장이기도 한 김혜진 의원까지 모두가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으나 단 한 사람도 작금의 사태에 대하여 주민들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가을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모두가 한목소리로 ‘결사 반대’를 외쳤던 ‘정치인’들 아닙니까? 그러나 국방부는 결국 지난 2월 16일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단독 선정했습니다. 이런 국방부의 위법졸속행태를 저지하지 못한데 대하여, 일단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 시민들에게 사과부터 먼저 했어야 순서 아닙니까?

‘정치인으로서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 대하여 머리를 숙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정치인이, 화성에는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더하면 더했지, 국회의원 자리에 있다는 서청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이후의 대책과 방향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방도를 내놓는 정치인 또한 없었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이들이 한 말이라고는 “저는 결사반대한다. 이전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달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스스로 천명한 그 ‘최선의 노력’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전혀 알 도리가 없기에 우리 시민들은 불안한 것입니다.

‘책임 방기’입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우리 시민들이 세금으로 월급을 주며 그 자리에서 일하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사태에 대하여 전문적으로 살펴보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으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법적인 문제도, 행정적인 문제도 우리 시민들보다야 훨씬 더 전문가들이겠지요. 그러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수원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우정읍 해당 마을에 들어와 ‘보상 관련’ 주민설명회를 무려 세 차례씩이나 강행해도 무방비했던 시장입니다. 이렇게 어거지로 구성된 이른바 ‘유치위원회’가 개소식을 열 때, 수원지역의 도의원, 시의원들이 버젓이 참석하여 축사를 해도 멀뚱하게 쳐다만 보던 시의회입니다. 시의회 안에 ‘특별위원회’를 꾸렸다고는 하는데, 대체 그 특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 시민들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의 의사가 중요하다. 반대의 힘을 하나로 모아달라!’며 고장난 축음기마냥 되풀이 호소만 하는 행태는 그야말로 ‘염치없는 일’입니다.

우리 시민들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처음부터 초지일관 ‘결사반대’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국방부에서 집회를 하자고 하면 언제든 달려갈 태세가 되어있고, 주민서명이든 기자회견이든 필요하다고 하면 무엇이든 하고자 할 의지들도 충천합니다.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면서 자기가 해야 할 책무를 방기하고 있는 것은 오직 지역의 ‘정치인들’ 뿐입니다. ‘공천 문제로 고뇌가 깊었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꺼낸 시장의 행태는 ‘솔직한 것’이 아니라 ‘뻔뻔스러운 것’입니다. 개인적인 공천문제에 화성시 전체의 미래를 저울질했다는 것 아닙니까?

대표를 잘못 뽑으면, 결국 고생은 우리 자신들의 몫이라는 사실만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곧 조기대선도 있지만 내년 2018년에는 지방선거도 있습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하겠지요. ‘자격미달’ 정치인들을 앞에 두고, 결국 ‘전투비행장 이전’을 막아내는 것도 오롯이 우리 시민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시름과 고민이 깊은 ‘화성의 봄’입니다.

글 : 홍성규(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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