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민이 본, 북한 노동당대회 관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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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민이 본, 북한 노동당대회 관전평
  • 이효정(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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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정(6.15경기본부 홍보위원)
[뉴스피크] 요즘 방송에서 북녘 소식을 많이 접한다. 총선 전에는 선거용인가 했는데 요즘은 북에서 세계가 주목할 만한 행사를 치러서란다. 36년만에 개최한 당대회가 그것이다.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김정은을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하며 그가 최고지도자임을 대내외에 알렸다.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는, 외부의 시선들에 아랑곳 않고 북한 사회와 지도부가 건제함을 과시하는 듯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소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통령의 실정으로 나라 경제가 엉망이 되면 선거로 야권에 힘을 실어주는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 말이다. 아마 10만명의 평양 시민이 모여 결사옹위를 외치는 장면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울 시민 10만명이 광장에 모인 것은 2002년 월드컵 아니면, 정부의 한미 FTA 날치기 협상을 반대할 때였다.

도대체 경제가 어렵다는 북에서, 전경련과 청와대의 후원으로 거리에 나서는 어버이들 같지는 않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까? 역시 총부리를 들이댄 효과였는지, 누구나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우리 언론도 그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다. ‘대관식’, ‘낯뜨거운 추대’ 등으로 당대회에 대해 자극적인 표현을 빼놓지 않는다. 외국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의욕은 당대회 생중계였는데 현실은 제한된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취재가 전부이니 불만들이 많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그럼에도 그들은 부지런히 북한의 변화를 트위터로, 페이스북으로 알려준다. 평양 시내에 많아진 차량, 더 좋아진 경제 사정을 보는 대로 전한다.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을 핵개발에 다 썼다는데, 공단도 폐쇄됐는데 어떻게 경제 사정이 더 좋아질 수 있는 것인지 또 의문 밀려온다. 숙청설이 돌던 최룡해 정무국 부위원장과 같은 인물들이 ‘부활’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살아 돌아온 비결 역시 궁금할 뿐이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고 보고 싶은 현실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반백년이 넘는 시간을 북과 전쟁을 끝내지 못한 상태로, 온갖 왜곡된 정보들이 범람하는 속에서 살아왔다. 당장 자주 보이던 인물이 보이지 않으면 숙청당했고, 그들의 가난은 아프리카 난민들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연애도 못하는 생활을 할 것이라 추측한다. 그러나 한 번씩 얼굴을 드러내는 북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던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듯, 다른 면들을 담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글로벌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나와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라고 비판받는 히잡을 쓰고 중동 지역을 방문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북에 대해서는 다름이 인정되지 않고, 정확한 정보로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노력을 들이지는 않는다. 글로벌 시민으로 보는 북의 7차 당대회 관전평은, 북을 보는 태도에서 여전히 변하지 않고, 변화조차 시도하지 않는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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