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30만 원에 담긴 분노, 사람의 감정을 놓치는 부동산 정책
* 글 : 노민호 (사)자치분권연구소 시민교육원장(사학명문 노민호아카데미 원장)
[뉴스피크]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경제학의 공리를 인정해야 한다.
나는 집을 사서 가격을 높여 팔고 그 돈으로 또 집을 사고 팔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보고 살지 않았다. 구라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데 적어도 나는 그렇게 살았고 우리 와이프도 그런 분야에선 매우 둔감한 사람이었다.
둔감한 사람끼리 살다보니 오십이 넘어서야 아파트 하나를 은행과 절반씩 나눠 산 것이겠지만 지금도 나는 이 아파트가 내꺼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아파트 명의를 자기 앞으로 해달라 하여 별 생각없이 그렇게 해 주었고 아파트 가격을 검색해본 적은 몇 번 있지만 그걸 가지고 팔아서 얼마를 남긴다거나 하는 생각은 거의 없었다.
나의 이런 게으른 삶의 태도에 비춰보면, 아파트를 둘러싼 이 복잡한 세상의 다양한 주장들을 나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 보고 있는 중이다.
나 역시 전세를 살아본 사람인데 나중에 전세금이 모자라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데 참 마음이 아프더라. 사실 월 30만원이 대단한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연간 360만원을 별도로 집 주인에게 보내는게 참 아깝게 느껴졌다.
4년인가를 살았는데 4년이면, 1500만원을 쌩돈으로 날렸다는 아까움이 많았다.
사실 전세는 사금융이 맞다. 상대방이 돌려줄 수 있다는 신용도도 모르는데 몇 억을 개인에게 맡기는 사금융 개념이 너무 강하다. 하지만 그런 위험에도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게, 매월 얼마씩을 계속 낸다는 것에 대한 아까움이다.
그 월세 다 모으면 꽤 큰 돈이 내 수중에 들어오는데 이걸 아깝게 집주인에게 준다는 생각이 드니 위험한 사금융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세로 몰리는게 현실이다.
특히 전세는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제도다. 과거 이자가 15%, 20%씩 하던 시대에 고정된 문화라서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지금으로 따지면 3%가 될까 말까한데도 전세가 더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그 전세금이 갭투자의 밑밥이 되기도 하고 건축에 들어간 돈을 메꿔주는 방식이기도 하며 앞에 사람 내보낼 때 줘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식으로 문화가 제도로 고착화 되었는데 이걸 한번에 바꾸자는 것이 가능할지에대해서는 심히 매우 많이 걱정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전세 살던 사람에게 월세로 바꾸라고 하면 화가 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월세가 더 이익인 경우에도 당장 자기 주머니에서 매월 돈이 나간다는 그 자체가 사람들을 열받게 한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에 대한 정책의지가 매우 훌륭하다고 믿는 편이다. 의도도 좋고 수단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그 결과까지 그럴거냐? 이건 매우 곤란한 결론을 상상하게 한다.
나처럼 부동산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을 중심으로 예측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전세를 살다가 월세로 바꾸니 정말 열이 확 나더라. 지금의 정책이, 이런 사람들을 열받게 하는 것이라면 잘 생각해야 한다. 사람의 감정은 논리로 설득되는게 아니다. 열받으면 별별 상상이 다 나오는 법이다.
* 글 : 노민호 (사)자치분권연구소 시민교육원장(사학명문 노민호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