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인맥 과시형’ 선거운동의 폐해 극복해야
시민들이 생활 현장서 제기한 민생·현안을 진지한 고민 담긴 정책으로 내놓고 경쟁해야
[뉴스피크]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출마자들의 SNS에는 대통령이나 이른바 ‘중앙’의 유력정치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등장한다. 선거사무소에 걸린 현수막이나 수시로 발표하는 보도자료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만의 정책이나 공약을 알리기보다는 유력 인사와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사진들을 앞세우곤 한다. 광역단체장 선거와 기초단체장 선거는 물론 광역의회 의원 선거, 기초의회 의원 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인맥’도 실력 중 하나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 수위가 지나치면 주객이 전도된 폐해가 발생한다.
지방선거는 지역 현안과 문제를 풀어낼 일꾼을 뽑는 자리다. 그런데 후보자가 중앙 권력과의 친분에 매몰된다면 당선 후에도 지역 현안과 시민 중심 정책 시행보다는 중앙의 눈치를 보는 ‘하수인’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이는 지방분권과 자치라는 헌법적 가치를 뿌리째 뒤흔드는 일이다.
더구나 유명인과 함께 찍은 사진들은 결코 후보자의 역량을 증명해 주지 않는다. 자신이 살아온 경력이 주권자인 시민들을 위해 어떻게 쓸모가 있는지를 설득하기보다는 ‘누구와 친하다’는 논리로 현혹시키는 건 유권자의 눈을 가리려는 행태일 뿐이다.
‘인맥 과시형 정치’는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갉아먹는다. 지역에서 묵묵히 헌신해온 참신한 인재들은 단지 ‘인맥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경선’에서도 도태되곤 한다. ‘인맥’은 현장에서 성장한 새로운 인물에겐 넘기 힘든 진입 장벽으로 작동한다. 그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지방정치의 질을 하향 평준화시킨다.
더 나아가 중앙 권력에 기대는 정치가 지역 사회를 ‘친 누구’와 ‘반 누구’로 갈라놓으며, 정책 경쟁 대신 줄 세우기와 충성 경쟁에 약삭빠른 정치꾼이 득세하게 된다.
‘인맥 과시형’ 선거운동은 무엇보다 문제는 주권자인 시민을 경시하는 태도다. 선거의 주체는 대통령도, 당대표도 아닌 주권자 시민이다. 권력자의 후광에 기대어 표를 얻으려는 발상은 시민을 수동적인 구경꾼으로 취급하는 구시대적 오만이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후보자는 권력자와 손을 잡은 사진 대신, 시민들이 생활 현장에서 제기한 민생과 지역 현안을 진지한 고민이 담긴 정책으로 내놓고 경쟁해야 한다. 정당은 지역 밀착형 역량을 후보를 공천하는 최우선 지표로 삼아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공천과 경선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인맥 중심의 ‘내리꽂기’를 멈춰야 한다.
국회 차원의 입법도 절실히 필요하다. 바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운동 기간에 게시하는 현수막 등에 유력 정치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반론도 예상되지만, 지방자치의 본질을 좀 먹는 폐해를 방치하는 것보다는 낫다.
가장 중요한 건 주권자 시민의 판단이다. 겉으로 보이는 현란한 인맥 뒤에 숨은 후보자의 실무 능력과 지도력, 사람에 대해 예의, 신뢰감, 도덕성을 냉철하게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주의의 꽃’ 선거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내 삶의 바꾸는’ 대리인을 뽑는 축제로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