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서경 조각가 “희망을 만드는 ‘평화의 여전사’ 표현”
서울 인사동 ‘갤러리 재재’에서 여섯 번째 개인전 2025년 11월 26일~12월 1일까지 진행
[김복동의희망 이민우 기자=뉴스피크] “희망을 만드는 ‘평화의 여전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김서경 조각가가 11월 26일 여섯 번째 개인전을 열며 한 말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 ‘갤러리 재재’에서 개막한 전시회는 오는 12월 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김서경 조각가 전시회의 주제는 ‘평화의 여전사’다. 외세의 침략과 분단, 전쟁, 독재, 빈곤, 남성중심주의에 맞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희망을 놓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작품들로 풀어냈다.
전시회 포스터부터 색다르다. 윤석열 일당이 저지른 12.3내란 극복에 앞장선 키세스단의 활약을 묘사한 작품 ‘Hypomonē(강인한 의지)’ 사진이 거꾸로 배치돼 있다.
“내란을 극복하면서 조용한 이미지로 격렬하지는 않지만 ‘세상을 바로 세우자’, ‘제대로 된 세상으로 만들자’는 뜻에서 만든 포스터죠.”
김서경 조각가는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근현대사를 지켜내 온 강인한 의지의 그녀들을 볼 수 있었다”며 “한남동, 남태령, 광화문, 국회 앞에서 자신들이 제일 아끼는 소중한 물건을 들고 와서 밤을 지새우면서 내란을 극복하고, 탄핵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그녀들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전시회에서는 여성 항일독립운동가 ‘유관순’, ‘이효정’, ‘동풍신’을 비롯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세계에 처음으로 알린 ‘위대한 김학순’은 물론 ‘평화의 소녀상’(화성시 매향리에 세워진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배드민턴 등 체육계 개혁의 선봉이 된 ‘여제 안세영’, 성폭행범의 혀를 깨물어 절단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61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용감한 말자씨’,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의 처절한 아픔과 트라우마를 담아낸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등의 작품도 눈에 띈다.
특히 작품 ‘늘해랑’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늘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는 여성의 형상을 표현했고, ‘꽃결’이라는 작품은 불의 앞에 당당한 ‘평화의 여전사’의 모습이다.
김서경 작가의 작품은 주로 다양한 ‘사람’을 묘사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들은 ‘강인한 의지’를 가진 젊은 여성들이다.
“내란을 극복할 때 거리로 나섰던 젊은 여인들이 기억에 생생해요. 또 내가 여자이기도 하니,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들의 치열한 삶을 마주하며 딸의 세상, 손녀의 세상, 미래의 아이들이 살아갈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작품들을 하나씩 만들어낸 거예요. 강인한 의지로 희망을 놓지 않았던 우리가 모르는 그 젊은 여인들을 표현하고 싶었죠.”
김 작가는 “사람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학 때 생겼다”며 “미술로서 세상에 기여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어떻게 하면 사회와 공감하고, 소통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 작품이 사람의 삶을 바꿔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한편, 김서경 작가는 남편 김운성 작가와 함께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부부 조각가로 역사적,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공공 미술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공동 작업 작품으로는 ‘동학 100주년 기념 무명 농민군 추모비’(전북 정읍, 1994년), 김구 선생 기념 ‘백범학원 기념비’(서울 성동구, 2013년), ‘독립운동가 조문기 선생 기념비’(화성시 매송초등학교, 2014년), ‘베트남 피에타상’(제주 강정마을, 2018년) 등이 있다.
현재 김서경 작가는 ‘김복동의희망’ 공동대표로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계승하며 실천하는 일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