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봄날을 기다리며
상태바
역사의 봄날을 기다리며
  •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3.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유신 부활'만큼 현재를 적절히 표현하는 말은 없다. 사람들이 자기 느낌을 표현한 것인데, 역사적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된다.”라는 안병욱 카톨릭대 명예교수(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의 표현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가 과거로 재빠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국정원을 비롯해 점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국가기관의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을 비롯해 노사정위원회의 사회적 합의로 이루어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아님 통보, 오류와 왜곡으로 기획된 특정 출판사의 역사교과서 등장 등으로 정권 초기부터 사회적인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공약(公約)은 지키지 않아서 ‘공약(空約)’이라는 허탈한 웃음에, 시시각각 보도되는 연예인들의 열애설이 사람들의 관심도 자극하는 동시에 청소년들 사이에서 “왜 이 때 이런 사건이 보도될까, 뭔가 있는거 아니야?”라는 의구심마저 키우는 현실이 이어지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더욱 어지럽게 만든다.

최근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하다 욕설이 담긴 전화통화를 듣고 “너무 힘들고 배고팠다……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렇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목숨을 끊은 한 노동자의 유서에서 1970년의 전태일이 부활하는 것처럼 우리 시대는 어두운 과거로 돌아가는 징후가 역력히 보인다.

새로운 386의 등장

언론에 기고한 한 교사는 지금 나타나는 정치적 현상을 ‘올드 보이들의 집단 컴백홈’이라 표현한다. 원래 386세대는 ‘3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생’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박근혜 정부 들어 1930년대생, 80대(또는 이를 바라보고), 1960년대에 활동했던 원로급 인사들을 의미하는 ‘신(新) 386’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는 뜻이다.

역사의 길고 긴 흐름에서 보면 분명 역사는 진보하는 것이 진리인데, 前 정권에 이어 지금까지도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흐름이 왜 생겨나는 것일까.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비상식적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흐름들은 결국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 번 차지한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계속 이어가려는 욕심 속에 국민은 안중에 없기 마련이다. 소통과 화합보다 단절과 독선, 독단이 계속되면 그 뒤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우려스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다시 ‘새마을운동을 미래지향적인 시민의식 개혁운동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우리에게 1970년대를 다시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되묻게 한다. 이미 박정희 대통령 때 1,500여 명의 교원을 해직시키고, 교원노조를 해산한 전례를 다시 지금의 대통령이 전교조에 대해 ‘노조아님 통보’를 내린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측근과의 정치가 아닌 국민과의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봄이 온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국민의 역량이 이제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시점이 아닌가 한다. 1987년 6월 항쟁 전의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는 결코 순탄하게 연착륙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얘기한 노 학자의 얘기를 최고 권력자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