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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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불감증
  • 문영희(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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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영희(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문영희(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지난 3월부터 4월말까지 두 달 동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기 속에서 보냈다. 바로 이런 위기는 한·미 양국군이 한반도에서 공동으로 벌였던 군사연습으로 촉발된 것이었다. 이 소동 속에서 북한군이 장군하면 한국과 미국은 멍군으로 맞섰다. 외국의 언론들은 세계의 화약고인 한반도 핵전쟁 연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한민족은 핵전쟁 불감증’에 걸렸다고 비아냥거렸다.

한·미연합군이 남한 땅에서 군사훈련을 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올해 훈련은 유난히 길고 시끄러웠다. 미 본토로부터 B-2 같은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전투기, 역시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전투함을 비롯한 지상군 등 사상 유례 없는 전투력이 한반도의 지상, 공중 그리고 해상에서 북한을 상대로 무력시위를 벌였다. 북한 측이 당황하고 긴장한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이런 일련의 군사적 긴장과 위기는 물론 북한 측의 3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과 남한 측의 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미는 굳건한 군사동맹관계를 가진 나라이다. 더구나 미국은 3만 명가량의 지상군을 남한에 주둔시키고 있다. 한반도 위기의 원인을 놓고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지는 일은 어쩌면 무의미하다. 양측은 휴전상태에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건 자기 측이 위험하거나 불리하다고 판단한다면 휴전협정을 파기하고 다시 열전상태로 되돌리면 그만이다.

한·미 양국이 북한을 불신하는 이유는 핵무기 개발이다. 핵 개발의 원인을 둘러싸고 양측은 각기 다른 주장을 한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원칙을 깼다는 것이고, 북한은 남한에 대해서는 미국의 핵우산으로 보호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은 억제한다며 저항한다. 이에 대하여 중국의 여론은 미국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하여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반도 긴장국면이 소강상태에 들어선 시기에 박근해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나온 양국은 ‘한 미군사동맹 60년 기념선언’을 발표하고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의 대북관계를 반복하였을 뿐이다. 역지사지할 때 북한의 입장은 자명하다. 미국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체제를 보장할 의사는 전혀 없이 핵무기만을 포기하라고 강요한다면 백기를 들고 나오라는 것이니 그들의 기질상으로도 들어주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8도인의 기질이 서로 약간씩 다르다. 특히 북한지방의 대종을 이루는 평안도와 함경도인의 기질은 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안도 사람은 맹호출림(猛虎出林)형이고 함경도 사람은 이전투구(泥田鬪狗)형이라고 불러왔다. 맹호가 숲에서 나왔으니 먹이사냥에 혈안이 될 것이고, 개가 진흙탕에서 싸우니 말릴 재간이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아집이 강하고 전투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배고픈 호랑이에게는 적당한 먹이를 주면 족하고, 싸우는 개는 지칠 때까지 가만 놔두면 조용해지는 법이다.

오래 전부터 은둔 중이던 전 쿠바 실력자 피델 카스트로(1926년 생)가 한반도 핵전쟁 위험이 얼마나 걱정스러웠던지 지난 5일(현지시간) 관영 기관지인 <그란마>에 ‘한국에서 전쟁을 피해야 할 의무’라는 제목의 칼럼을 쓰고 “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과 남한 어느 쪽도 이득이 없는 끔찍한 살육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지구촌 인류의 70%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인구 밀집지역에서 벌어질 터무니없는 전쟁의 심각성을 비난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한반도 핵전쟁의 가능성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이를 막을 책임은 남북 양측의 민중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민중들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설마 핵전쟁이 나겠는가 하고 방심한다면 남북 민중은 공멸하는 일밖에 없다. 핵전쟁 피해자는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아닌 우리 민중이다. 국내의 지배층 1%는 전쟁 나면 다 외국으로 도망갈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들의 전쟁불가피론에 더 이상 속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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