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국회 제명 시도 – 낙인찍기와 집단 괴롭힘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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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국회 제명 시도 – 낙인찍기와 집단 괴롭힘의 절정
  •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 승인 2022.0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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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 평화의 소녀상(수원시청 앞 수원올림픽공원 소재). ⓒ 뉴스피크
▲ 평화의 소녀상(수원시청 앞 수원올림픽공원 소재). ⓒ 뉴스피크

[뉴스피크] 엊그제 ‘잼미’라는 한 여성 인터넷 방송인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같은 날 배구선수 김인혁 씨의 비극적 소식도 들려왔다. 두 사람 모두 끝없이 이어지는 거짓소문, 혐오, 악플, 막말, 욕설에 시달렸고 그것에 고통을 호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사람은 ‘페미’와 ‘메갈’이라는, 또 한 사람은 ‘게이’와 ‘트렌스젠더’라는 낙인이 찍혀서 유튜버들과 악플러들의 공격과 괴롭힘을 당해왔다. ‘뻑가’라는 유튜버와 디씨인사이드, 에펨코리아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악플러들에게 큰 책임이 있다. 

고인들이 당해 온 것은 바로 학대와 폭력이었고, 그것을 자행한 ‘사이버 살인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제와서 그 주동자들은 반성이 아니라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발뺌하기 바쁘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런 폭력과 비극은 처음이 아니다. ‘사이버 렉카’와 ‘악플러’들은 상대를 바꿔가면서 계속 좌표를 찍고, 수많은 끈질긴 괴롭힘이 벌어지다가, 결국 표적이 된 사람은 지쳐 떨어져 나가거나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거나 세상을 등지곤 했다. 이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다루어지는 우리 시대 하나의 문화가 돼 있다. 

표적이 된 사람들은 대개 부풀려진 사실이나 작은 인간적 실수나 흠집만으로도 난데없이 꼬투리가 잡히고, 그것에 전혀 비례하지 않는 엄청난 공격을 당하게 된다. 최근 사례 중에 하나가 ‘프리지아’(송지아 씨)의 경우이다. 이 젊은 여성은 데이팅 리얼리티 쇼에 출연했다가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런데 곧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짝퉁’ 명품을 들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몰려든 사람들은 몇 년전 영상까지 ‘검증’하기 시작했고, 모든 보증서와 영수증을 요구했다. 짝퉁을 명품이라고 속여서 판매한 것도 아니고 단지 소품으로 활용했을 뿐인 이 여성은 모든 활동과 직업을 포기하고 세상에서 지워지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요즘 청년들의 온라인 문화’를 걱정하고 ‘일부 극성 유튜버들이 문제’라는 식으로 말한다. 완전하고 커다란 착각이다. 이런 문화와 구조, 메커니즘을 만들어낸 것은 이 나라의 기득권 체제와 족벌언론들이고, 주류 정당과 정치인들이다. 

거기서 더 큰 규모와 조직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집단적 괴롭힘과 폭력이,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문화에도 반영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지 그 역이 아니다. 여러 사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윤미향 의원의 경우이다. 30년 동안 일본군 전시 성범죄 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해온 윤미향 의원은 지난 총선 때 국회의원이 됐다. 

그리고 곧 난데없이 ‘할머니들을 이용해 돈벌이를 한 파렴치한 위선자’가 됐다. 보수정당과 족벌언론들은 몇 가지 실수와 흠집 등을 끄집어내 그렇게 낙인찍었고, 가짜뉴스들로 그것을 부풀렸다. 곧 포털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의원의 인격과 영혼을 살해하는 수준의 엄청난 혐오, 악플, 막말, 욕설들이 쏟아졌다. 

이 악플, 막말, 욕설들의 수준이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 궁금한 사람은 지금 당장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윤의원 관련 기사 하나만 찾아보면 된다. 아마 그나마 <조선일보>가 삭제하지 않고 남겨둔 댓글들조차도 읽다가 스스로 질려서 포기하게 될 것이다. 

공격에 앞장섰던 대표적 정치인은 바로 우파야당의 '윤미향 TF' 위원장을 맡았던 곽상도이다. 그는 ‘할머니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음해하면서 윤의원의 자녀, 남편, 부친까지 마녀사냥의 표적으로 끌어들였다.(조국 가족의 경우와 꼭 마찬가지였다.) 

지독한 괴롭힘은 이번과 마찬가지로 정의연 손영미 소장의 비극적 죽음을 낳았다. 그래도 곽상도는 ‘의문사와 타살설’을 주장하며 윤의원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악랄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런 곽상도와 지금도 윤의원을 괴롭히고 있는 <조선일보>가, ‘뻑가’나 ‘에펨코리아’ 등과 다른 점이 있다면 훨씬 더 영향력이 크고 조직적이고 사회적 견제와 비판도 빗겨간다는 것뿐이다. 

곽상도는 본인 자신이 거액의 뇌물을 받고 더러운 비리를 저지른 주범이라는 것이 드러나 구속됐고, 윤의원에게 저들이 낙인찍고 뒤집어 씌운 혐의는, 악의적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마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한번 씌워진 낙인과 편견은 쉽게 벗겨지지 않는 법이고, 집단적 괴롭힘에 올라타서 조회수를 올리는데만 열심이던 대부분의 언론들도 이제와서 진실을 밝히는 데는 관심이 없다. 이 속에서 민주당 대표 송영길이 ‘정치개혁과 쇄신’을 한다면서 윤미향 의원의 국회 제명을 추진하며 국민의힘의 동참을 요구하는 기막힌 희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가장 씁쓸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을 앞에 두고서 팔짱을 낀 채 ‘저 사람이 그동안 어떤 잘못과 결함이 있었는지 파헤치는’ 사람들, ‘저 사람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면서 어떤 부적절한 태도와 언행을 보이는지 따지는’ 사람들이 꼭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컨대 앞서 집단적 사이버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경우에도, 잘못이나 흠결을 얼마든지 찾아내서 꼬투리 잡을 수 있다. ‘그러게 왜 젊은 남성들을 타겟팅하면서 자신의 외모와 성적 매력을 상품화하고, 남성용 성인잡지에 표지모델로 나가고, 허영심을 부추기며 명품을 과시하고, 짝퉁인지 알면서 모른 체 했는가 운운...’ 

그러나 문제는 모든 인간은 잘못과 실수를 하고 부족한 점이 있으며, 어떤 결함도 없는 사람만 마녀사냥의 표적이 되는 일은 존재하지 않고, 그런 사람만 방어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런 문제들은 마녀사냥의 진정한 이유도 본질도 아니라는 데 있다.

그래서 ‘그러게 윤의원은 왜 위성정당을 통해서 진보정당도 아닌 민주당으로 가서 이런 공격을 자초했는가’, ‘그동안 정의연과 윤의원의 운동 방식에는 이런 문제가 있었다’라는 일부의 태도에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 <미디어오늘>도 ‘윤의원 측이 방어를 호소하면서 부적절한 방식을 이용했다’는 기사를 올렸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저 친일극우세력과 족벌언론들의 윤의원 마녀사냥에 동의하거나 동조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정당한 이유로 윤의원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마녀사냥 화형대에서 타오르는 불에 부채질을 하면서 ‘나는 홀로 고귀한 정의를 위해 행동하고 있어’라고 정신승리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 윤미향 의원은 ‘흠결없는 완벽한 활동가가 아니어서/ 진보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으로 가서/ 위성정당이라는 잘못된 방식에 동참해서’ 마녀사냥당하고 제명 위기에 놓인 것이 아니다. 심지어 지금 윤의원을 제명하려는 자들도 그런 명분을 대고 있지는 않다.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마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억지 혐의를 내세워 그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녀사냥의 빌미일 뿐이다. 이 마녀사냥이 성공한다면, 이것은 전쟁 범죄도 덮어주면서 한미일 동맹으로 달려가려던 기득권 우파세력에게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다. 윤의원이 누구보다 바로 그것에 맞서 투쟁해왔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것은 곧 다른 사회운동 단체와 활동가들을 향한 공격의 올가미가 될 것이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이미 ‘윤미향 제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단체들의 부정을 밝혀내고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것은 툭하면 윤의원을 동네북처럼 두둘기며 반페미니즘 백래시를 일으키던 세력에게도 결정적 발판이 될 것이다. 예컨대 오세라비의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를 보면 윤의원의 사례와 ‘NL 페미니즘’이라는 개념을 공격의 핵심 프레임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도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흠결 없는 활동을 해 왔는지, 도움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어떤 실수들이 없었는지에 대한 ‘뒷조사’가 아니다. 또다시 거짓소문, 집단적 괴롭힘, 혐오에 의해서 소중한 것을 잃고 후회할 수는 없다. 윤미향 의원 국회 제명을 반드시 다함께 막아야 한다. 

글: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팩트체크 카드뉴스(1)]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윤미향 의원의 #불기소•#무혐의 결론을 알려드립니다.

https://www.facebook.com/mhyang530/posts/339421614862759

   

[#팩트체크 카드뉴스(2)]

윤미향 의원에 대한 검찰기소 내용의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https://www.facebook.com/mhyang530/posts/33947079819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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