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었기에 진정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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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었기에 진정 행복했습니다
  • 이철호 기자
  • 승인 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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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동안 정들었던 교단을 떠나는 한 교사의 편지’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 직원들은 최근,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퇴직하는 한 교육자가 보낸 서신이었다. 정든 교단을 떠나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선생이었기에 진정 행복했습니다

2013년 2월 28일, 선생으로서의 행복했던 무대를 내려옵니다. 교단이란 여정에서 함께 했던 한 분 한 분을 떠올리며 변함없는 사랑과 가슴 찡한 응원에 감동하며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지나온 41년의 교단생활 선생이었기에 진정 행복했던 시간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일들이 한없이 많았던 날들 돌아보면 삶의 모퉁이마다 고마운 사람들 뿐 그 시간 속에서 맺어온 인연과 함께 만들어 온 작은 역사,

이 모든 것을 단숨에 놓고 돌아서기는 쉽지 않지만 이제 머문 자리 갈무리하며 미련은 두고 추억은 가져가려 합니다.

아침마다 마주하는 정겨운 얼굴들과 철따라 피고 지던 OO의 꽃들을 눈에 담습니다. 머리에도 담고 가슴에도 담습니다. 정들었던 책상서랍을 정리하고 컴퓨터 파일도 비웁니다.

언뜻언뜻 OOO을 휘~ 둘러보며 새로 올 사람을 위해 제 흔적을 지웁니다. 그러면서 생각합니다. 남은 이들에게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고... 스물두 살 풋내기 선생으로 섬마을에서 시작하여 OO에 이르기까지 함께해 주신 아름다운 인연들 정말 고맙습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혼신의 힘을 쏟던 교단의 선후배님들 그 열정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은 후배들에게 남기고 떠납니다. 이제 새로운 내일 앞에 서며 건강한 자화상을 그려봅니다.  (중략)

감사와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슴 속에 가득 찬 요즈음입니다.

꽃무더기 쏟아지는 새봄이 오면 고마운 사람들과 고즈넉한 창가에 마주앉아 향기 진한 차 한 잔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이 또한 부질없는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저를 아는 모든 이들이 내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저와 함께한 모든 분들 정말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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