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길 걸어가는 것도 역사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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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길 걸어가는 것도 역사의 책무
  •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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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이종섭(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뉴스피크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남북정상선언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2013년 새해는 그리 희망차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30여 년 만에 과반의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매서운 올해 겨울 추위만큼이나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심리적 추위를 한 번 더 맛봐야 했다.

단순히 심리적인 어두움이 아니라 연이은 노동자들과 통일을 열망했던 청년의 죽음이 이어지면서 심리적 절망은 그것이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희망을 기대하며 버티며 살아오다 절망의 끝을 느낀 순간의 선택에 대해 보탤 수 있는 말은 없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고공농성을 하며 이 현실과 추위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느낄 마음이 더 걱정이 되는 2012년 말, 2013년 새해이기도 하다.

“제발 죽지 말고 싸우자”라는 말 한마디를 보태고 싶을 뿐이다.
개인의 상처와 절망을 개인이 해결하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다시 희망버스가 시동을 걸었고, 서로 이겨내자고 마음을 모으고 있다. 모두가 살아야 한다. 대선의 결과에 대해 여전히 누구 탓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객관적이고 철저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도 있다.

여태까지 우리는 힘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고, 누구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다가 실패의 경험만을 쌓아놓지 않았던가.

통일을 한 걸음 더 앞당기려는 노력도 우리 스스로 부족했던 탓이다. 여전히 ‘종북’이라는 딱지를 적극적으로 맞서 걷어내려는 노력보다 피하려고만 하는 건 아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분명히 있다.

70년이 넘게 이어온 색깔덧씌우기가 여전히 우리를 옥죄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스스로 검열을 하게 되고, 부담이 되고, 피하게 되는 부담스러운 문제로 여겨진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2000년의 기억, 2007년의 기억은 단지 과거로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가 잔뜩 긴장하는 것이 오랫동안 이어지다보면 작은 일 하나가 민감하게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전쟁을 막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평화이다.

서로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더욱 요동치며 변화될 동북아 정세에서 그 중요성은 더해갈 것이다. 우리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 그것을 추진하도록 강력하게 정부에 요구하고, 우리 스스로의 준비를 더 아글타글 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역사는 방심하면 뒤로 가거나 머물러 있고, 준비하면 앞으로 내딛는 것이다. 가시밭길이 아닌 역사가 없었고, 통일의 역사는 더더욱 그러했다. 역사를 앞으로 발전시키려는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어려운 길을 걸어가는 것도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의 책무라른 것을 명심해야 한다.

희망을 얘기하는 것, 희망을 만드는 것은 관념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희망의 문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나갈 때부터 열리기 시작한다. 2013년 일 년, 나아가 5년의 시간 동안 세상은 얼마나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서로를 일으키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자. 통일의 관문을 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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