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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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 범상스님(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2.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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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범상스님(6.15경기본부 홍보위원)
범상스님(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뉴스피크

아침에 글을 쓰려다가 새누리당 박근혜후보의 ‘과거사 논란에 대한 입장정리’ 기자회견이 있다기에 이후로 미루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지켜보았으나 결과는 역시나 이었다.

정치는 결코 ‘일부러 꾸미는 일을 비유하는’ 쇼(show)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정치활동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고, 결과는 국민과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실과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박근혜의 기자회견은 이번에도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필자와 견해가 다른 사람들은 사과를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야 말로 대통합을 깨트리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반박 할 수 있다.

기자회견문은 “과거사 논쟁으로 인해 사회적인 논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로 입장을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매우 불필요한 과거사 논쟁이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는 것으로 과거의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섬이 없음을 보여준다.

이어서 부모의 과오를 지적하는 것이 힘들다며, 정(情)에 호소 한 다음 “반세기 만에 경제와 민주화를 이룩한 것은 세계인들이 인정한다”는 전재아래 “압축적인 발전의 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고, 때론 굴곡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로 앞과 뒤에 나올 사과에 대해서 미리 변명을 한다.

한국정치에서의 영원한 정치논리인 북한의 위협과 보릿고개 극복이 최우선 과제로서 자주국방과 경제발전이 무엇보다 절실했다며,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과거사문제는 그 과정에서 어쩔 수없이 일어났다는 뉘앙스의 논리를 전개한다.

그리고 “기적적인 성장의 역사 뒤편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 받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북한에 맞서 안보를 지켰던 이면에 공권력에 의해 인권을 침해 받았던 일도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과연 경제발전과 노동인권과 북한의 위협이 어떤 개연성이 있는지 묻고 싶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노동인권이 침해되었다면 그것은 분배정책의 실패이며, ‘인혁당사건’과 같은 간첩조작사건은 독제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였지, 북한과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앞의 이야기 보다 더욱 사과로 볼 수 없는 것은 “저도 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를 흉탄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에서 보듯이 자신도 역사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대목이다.

적어도 사과는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박근혜일가가 장악하고 있는 영남대학교의 전신인 청구대학은 경주 최부자 댁이 재산전부를 팔아서 독립운동에 사용하고 마지막 남은 돈으로 세운학교이다. 그리고 박정희의 독제와 연좌제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빼앗아 갔다. 등등에 대해서 사죄하고 60년 동안 누렸던 기득권의 일부라도 내 놓아야 한다.

박정희로부터 물려받은 기득권의 일부라도 내어 놓지 않는 한 어떤 형식의 사과가 되었던 모두가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피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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