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 한 번만 더 힘내주시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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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 한 번만 더 힘내주시길” 호소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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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경기도 제공) ⓒ 뉴스피크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경기도 제공) ⓒ 뉴스피크

[뉴스피크] “누구도 홧김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때,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생각이 차오르게 됩니다. 그러니 제가 무어라고 함부로 말 보탤 수 있을까요.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 한 줄에 담긴 말 못할 사연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6일 밤 페이스북에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코로나 이후 자해, 우울증, 자살 신고가 증가했다는 기사에 내내 마음이 쓰입니다”라면서 위와 같이 밝혔다.

특히 이 글에서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놨다. 이 지사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또한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면서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닙니다”라고 운을 뗏다.

이어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가난의 늪은 끝모르게 깊었습니다. 살아야 할 아무 이유도 찾지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습니다”라고 절망적이었던 시절을 표현했다.

이 지사는 “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들이었습니다. 웬 어린 친구가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준 것이지요”라면서 “엉뚱한 소화제를 가득 삼키고 어설프게 연탄불 피우던 40년 전 소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우리 사회에게 진 가장 큰 빚일 것입니다”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자주 서럽고 억울하고 앞날이 캄캄해 절망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해 보이는 관심과 연대 아닐까요. 제가 40년 전 받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또한 “여기에는 함께 힘겨운 시대를 견디고 있다는 개인 간 연민의 마음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 사회가 마땅히 해야 할 공적 책무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라며 “더 많은 이들을 향하는 경제정책이나 복지정책이 그런 것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그 벼랑 끝의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간곡히 말 건넵니다.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라고 호소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세상 만들어보고자 몸부림쳐 볼 테니 한 번만 더 힘내봅시다. 더 많은 분이 삶이 괴로워 떠나시기 전에 이 지긋지긋한 가난도, 부조리한 세상도 함께 바꿔내고 싶습니다. 그러니 한 번만 더 힘을 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지사는 “경기도 24시간 전화 응급 심리상담 핫라인은 1577-0199입니다. 이런 말밖에 드리지 못해 송구하기도 합니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라면서 “공복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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