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를 쓰레기처리장처럼 여기는 집행부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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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를 쓰레기처리장처럼 여기는 집행부 잘못됐다”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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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용권 수원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

▲ 황용권 수원시의회 운영위원장. ⓒ뉴스피크
“의회를 쓰레기처리장처럼 생각하는 시 집행부가 잘못 됐다.”

제9대 수원시의회 후반기 황용권(민주통합당, 매탄3·4)운영위원장의 말이다. 시의회 운영과 사무국을 관할하고 있는 황 위원장은 의회 사무국 직원이 인사 문제와 관련해 시 집행부에 단호한 어조로 경고했다.

“시 집행부 국·과장 불러서 확실히 짚을 것이다. 진급 대상에서 우선에 둬라, 그렇지 않으면 시 집행부 예산 가만히 안 둘 것이다.”

시 집행부 직원들이 의회 사무국으로 오기를 꺼려하는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황 위원장은 “일부 시 집행부 공직자들은 ‘의원들은 4년 있다 갈 사람들이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니 시장 말도 안 듣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공직자들의 복무 행태를 “복지부동도 아니고 낙지부동”이라고 비유하며 비판했다. 낙지처럼 딱 달라붙어서 움직이질 않는다는 얘기다.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황 위원장은 “주민들이 뽑은 의원이 예산을 다루면 되는데, 주민참여예산제를 만들어서 의원들을 오라고 하면 주객이 전도되는 꼴”이라며 “과감히 고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황 위원장은 후반기 의회 운영을 어떻게 해 나갈지에 대한 구상도 펼쳐 놓았다.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16일 오전 수원시의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난 황 위원장과 주고 받은 일문일답은 아래와 같다.

- 시의회 민주당 대표와 시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각오와 소감은?

“운영위원장은 별 권한이 없는 것으로 생각을 한다. 권한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운영위원장의 역할은 시의원 34명을 여야 관계없이 잘 보살피는 것이다. 의원 복지향상이나 홍보활동을 하는데 도와주는, 그런 역할이다. 여야 당대표가 있는데, 그런 것을 하나로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 황용권 수원시의회 운영위원장이 사무국 직원들이 겪는 애로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뉴스피크

- 운영위원장으로서 활동 계획은?

“운영위원장 역할은 여야를 하나가 되게끔 해서 의회가 잘 가도록 하는 것이다. 복지향상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을 하는데 시 집행부가 의회 사무국을 도와줄 것은 도와 주고, 의회 사무국도 시 집행부를 도와 줄 것은 도와 주자는 것이다. 시 집행부 진급은 잘 되는데, 의회 사무국 진급은 한 명만 되고 한 명은 안 됐다. 그것은 의회가 잘못한 것이다.

의회 사무국에 온 직원들이 진급할 시점에서 시 집행부 직원들보다 더 잘 되게 해야 한다. 의회에 가니 진급 잘 되더라, 이렇게 돼야 한다. 의회를 쓰레기처리장처럼 생각하는 시 집행부 생각이 잘못 됐다. 시 집행부 국·과장 불러서 확실히 짚을 것이다. 진급 대상에서 우선에 둬라, 그렇지 않으면 시 집행부 예산 가만히 안 둘 것이다. 긍정적으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것이 강력한 의회다.

감사를 엄하게 한다고 강력한 의회가 아니다. 감사는 미리 감시하고, 평상시에도 시 집행부가 잘하는 지 보다가 감사 때 짚어주는 것이다. 미리 짚어줘 고쳐나가는 것이 의원의 역할이다.

의회 사무국에 와 있는 직원들이 약간 위축돼서 와 있다. 일 열심히 해 봐야, 시 집행부에 다시 가면 찍혀서 쫓겨나가는 듯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부담되니 의회에서 충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의원들이 지켜줘야 한다. 이것이 강력한 의회를 만드는 것 아닌가.

연수 종합평가제를 도입하겠다. 출발시간은 제대로 지키는가, 연수 태도도 평가하고, 프리젠테이션 발표는 잘 됐는지, 족구도 평가하고, 종합평가제로 점수를 내리는 것이다. 뭔가 바꾸어 나가야 되지 않나. 전반기에는 대충 갔는데, 후반기에는 저부터 다를 것이다.

의원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대우해주고 예우해서 직원들의 기가 살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진급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의원들이 돼야 한다. 우리가 먼저 보여주고, 우리가 얘기하면 들어줄 것 아니냐.

시 집행부도 전반기와 달라져야 한다. 시 집행부 공직자들이 의원들 대하는 태도가 전반기에는 불성실했다. 후반기 의회가 구성되면서 의장님과 더불어 모든 의원이 하나가 돼 여야가 힘을 합쳐서 도와 줄 것은 확실히 하고, 짚을 것도 확실히 해야 한다. 서로 격려하면서 가자. 잘못된 것은 지적해서 보완해 주는 방향으로 가자.

시민의 입장에서 여야가 잘 해나가야 한다. 시 집행부가 잘못하면 시민이 불편하다. 제도가 잘못되면 시민이 불편하다. 조례가 잘못되면 시민이 불편하다. 조례를 고쳐서 시민들이 질 좋은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 의원들의 역할이다.” 

▲ 시 집행부 일부 직원들의 ‘낙지부동’을 질타하는 황용권 수원시의회 운영위원장. ⓒ뉴스피크

 
-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 공직자들도 참여하면서 공직자들의 불만이 있는 듯하다.

“불만이 있다. 앞으로는 줄여서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든 것으로 보는데, 공직자들이 불만도 있다. 세미나 있다고 가고. 후반기에는 그런 것을 줄여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위원회를 만들기는 쉬워도 없애는 것은 어렵다. 잘 생각해서 만들어야 한다. 민선 5기 들어서 위원회가 많이 늘었다. 구조가 2개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일례로 주민참여예산제의 경우, 의원들을 오라고 하면 옥상옥이 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뽑은 의원이 예산을 다루면 되는데, 주민참여예산제를 만들어서 의원들을 오라고 하면 주객이 전도되는 꼴이다. 그런 것은 과감히 고칠 필요가 있다.”

-주민참여예산제 이 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시민사회단체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공직자들이 거부감이 있다. 시 집행부가 집행하면 의회가 감시하는 것이고, 잘못 했으면 지적하고 고쳐나가도록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염태영 시장의 공약인데.

“공약이라고 100% 다 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 수원·오산·화성 통합도 공약이었는데 안 되지 않았냐. 통합 못했으니 염 시장이 책임져야 되겠네? 공약 중에서 추진하다보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있고, 할 수 없는 것도 있을 수 있다.”

- 후반기 의회는 난타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에서도 벼르고 있다. 인사권에도 불만이 있다. 의원들을 무시하면서 위원회를 만들어 의원들을 오라가라 하고 있다. 의원들이 자괴감에 빠졌다.

전반기 의회가 전 시장이 한 것에 대해 감사하는 시기였다면, 후반기 의회는 염태영 시장이 집행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 후반기 의회는 의원들이 또다른 위상을 가지냐의 기로에 있다. 새누리당에서 강력하게 할 것이라고 한다.

난타전이 되면 가교 역할은 민주당 당대표인 내가 해야 한다. 책임이 좀 막중하다. 여야를 잘 아울러서 관계를 잘 형성해 놔야 어려울 때 잘 할 수 있지 않냐.

시 집행부 공직자들은 ‘의원들은 4년 있다 갈 사람들이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시장 말도 안 듣는다. 복지부동도 아니고 낙지부동이다. 낙지처럼 딱 달라붙어서 움직이질 않는다. 그런 낙지부동 공직자가 수원시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작년 9월에 한 부서에 3억원의 예산을 세워줬는데 일을 안 하더라. 낙지부동이다. 공직자들이 고칠 필요가 있다.”

- 전반기 의정활동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광교사업단에서 새로 상수도관을 묻으면서 청소를 제대로 안해 수도꼭지에서 흙탕물이 나온 적이 있다. 감사할 때 지적을 했는데, 광교사업단장은 자기는 죽어도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
원래 상수도관을 새로 묻으면 통수과정에서 하루 정도는 물을 그냥 흘려보낸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통수를 해버리니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올 수 밖에. 광교사업단에서 수원시에 8억9천만원을 물어냈다. 광교사업단장도 물러났다.

광교신도시에 가보니 축구장도 없고 운동장이 없더라. 이런 신도시가 어디 있냐. 전부 녹지만 만들었더라. 애시당초 설계에 반영이 안 된 것이다. 축구장과 야구장 만들라고 요구했다. 그 중에 야구장 하나 만들어서 수원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수원에서 10구단을 유치하고 있는데 사회야구인들이 뛰어놀 수 있는, 그 정도 연습할 정도는 되는 듯하다. 큰 성과다.”
    

▲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황용권 수원시의회 운영위원장. ⓒ뉴스피크 이민우 기자

- 지역구의 중점 현안은 무엇인가?

“매탄 3·4동에 중점 현안이 많다. 4동에는 3만4천 볼트 고압 철탑이 26개 있다. 철탑을 지중화하는데, 한전이랑 201억원 들여 50%는 마친 것 같다. 주민들이 집값 3천만원 올랐다고 좋아하더라. 매원고 부근에도 고압 철탑이 있다. 철탑이 있으면 남성은 호르몬이 죽고 여성은 불임이 된다고 한다. 고압 철탑을 지중화하니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신원천 아파트 앞 길 버스정류장을 정비했다. 삼성 3차 아파트 앞 보도블럭을 재정비했다. 그린빌 1·2차와 4·5차 아파트 사이도 저소음 포장했다. 상당히 주민들이 좋아하더라.

그린빌 4단지 아파트 옆 족구장은 주변에 나무를 심어 공이 밖으로 안 나가게 했다.

매탄공원 축구장은 엘리트축구협에서 관리하다가 생활체육연합회에서 관리하니 축구인들이 좋아하더라. 축구장이 생기면 엘리트축구협, 수원시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체육연합회에 줘야 되지 않냐. 엘리트축구협은 전문적이고 주로 주중에, 낮에 사용한다. 주말과 저녁에 사용하는 것은 대폭 이양해야 한다. 그 옆의 테니스장 바닥이 고르지 못한 모양이다. 재정비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최소경비로 해드렸다. 고맙다고 하더라.

매탄4동은 바닥정리도 했다. 공영주차장 이용료를 4만5천원에서 3만원으로, 3만원에서 2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매미공원 조성공사는 3억여원을 들여서 했다.

그린빌 6단지 아파트에 가보면 7~80세대가 사는 장기임대주택이 있다. 매탄3동에서 제일 어려운 분들이 다 거기 산다. 비가 들이치니 LH에 강력히 요청해서 6억원 들여 샤시를 다 해줬다.

매탄고, 매탄초 옆 횡당보도가 있는데 횡단보도가 멀어서 계속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수원시도 경찰서도 다 반대했다. 학부모 싸인 전부 받아서 매탄초 앞에 횡단보도를 만들었다.

지하철 공사구간이 있는데, 지하철 양 옆으로 20m미터 철도보호구역이 생기더라. 집을 지으려 해도 재산권 행사를 못한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현대건설과 협의중이다. 집에 금이 간 사람도 있다.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하겠다.

임광아파트 부근에 전봇대가 22년째 울퉁불퉁 박혀있다. 차가 지나가는데 계속 걸린다. 예산을 좀 세워서 전봇대를 5m 옮겼다. 전봇대들을 정리했다. 누가 봐도 차가 다니기 편하게. 보도블록과 상가 전선줄을 정리하니 주민들이 좋아하더라. 보람을 많이 느낀다.

효원초 담벼락에 낙서를 많이 해 놓았다. 낙서 대신에 벽화를 그려 넣었다. 매탄 3·4동에는 초등학교 4개, 중학교 4개, 고등학교 3개 등 교육기관이 많다. 영통구청도 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기자들과 인터뷰 중인 황용권 수원시의회 운영위원장. ⓒ뉴스피크

- 수원시민들에게 한 말씀?

“지난 선거에서 51.7%로 경기도 최다 득표율을 보여주신 매탄 3·4동 주민에게 감사드린다.
매탄 3·4동 주민들만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밀어줬다. 그 책임과 책무를 다하기 위해 24시간 핸드폰을 켜놓고 일하고 있다. 새벽이라도 전화주시면 민원을 해결 하고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 주민들이 편하게끔 활동하고 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불만이 있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어렵고 고통이 있다면, 심부름 시키는 것은 최선을 다해 할 것이다.

수원은 120만 인구의 전국 최대 도시이다.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행정은 어떻게 해나가야 되는지, 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이웃, 건강한 체력,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역할이 중요하다. 2조나 되는 예산 집행을 잘 감사하고, 적재적소에 배치되고 쓰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후반기 의회에서는 기대에 찬 의정활동을 벌일 것이다. 의원들의 역할을 기대해 달라. 시민 여러분 건강하시고, 3천여 공직자들도 건강해야 일을 잘 할 수 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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