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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층 1210호
소풍 기자  |  xnghk@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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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24  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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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층 1210호

양 옆으로 문이 나열된, 침침한 복도를 지난다.
내가 들어가야 하는 문은 복도 끝에 있다. 저편 어디선가 희미한 빛도 흘러나오듯 하지만, 문들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갑자기 뒤에서 사나운 발소리가 나타나, 뒤꿈치를 낭떠러지로 싹둑 깎아버린다. 그래도 뒤를 돌아볼 수가, 뛸 수가 없다. 꾹 쥔 주먹을 휙휙 저으며, 쥐가 날 듯한 다리를 재게 놀리는 것뿐이다. 머릿속으론 땀이 나고, 어디선가 어머니 화장품 냄새가 나는 듯하지만.
어머니 도와주세요. 

저 원숭이는, 뭐에 놀라, 저리 허둥지둥 뛰어가나.
짊어진 거울에, 자기 얼굴이 비춰진 걸 보고 놀라서요. 머리가 나쁜 놈들 아닙니까. 그래두 할 것 다 합니다. 금방 잊고 놀이도 하고, 사랑도 하고.
아이쿠, 손님, 거울 떨어집니다. 조심하세요.

발소리는 목덜미를 지나 단단한 어깨의 작은 남자로 드러났지만, 왼편 눈 위에서 벌벌 떨던 심장이 진정되지 않는다.
복도는 어느새 끝이 났다.
사내는 내가 가려던 마지막 방문을 열고,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 시인 신승우(申承祐)
1972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태어나 장안대학 응용미술과에서 공부했다.  군 제대 후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인이다. 2001년 ‘장애인 근로자 문화제’에서 시 부문 금상, 2004년 <솟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대표, 사단법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경기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기도 장애인 극단 난다 대표,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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