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래를 함께 지향할 대상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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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래를 함께 지향할 대상은 누구일까?
  • 이효정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2.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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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효정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이효정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뉴스피크

얼마 전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 위안부 상에 일본 우익인사가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는 말뚝을 박은 것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거기에 더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강연을 위해 찾은 일본 행사장 주변에서 ‘위안부는 조선인에 의해 동원된 것’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사건이 우리의 반일감정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60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는 일본의 과거에 대한 사과배상 문제. 이 원인을 찾아가보면 박정희 정부 시절 한일협정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1965년에 체결된 한일협정은 1945년 해방이후 첫 한일 수교로, 우리가 일본에게 11억 달러의 무상 지원과 차관을 받는 내용이지만 이면에는 일제 식민지 시절의 배상에 대한 문제를 종결짓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후에 한일협정의 핵심 역할을 했던 김종필씨는 “내가 이완용이 소리를 들어도 그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조금 적은 액수이더라도 빨리 공장을 세우고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 경제성장이 빠르지 않았느냐. 후회하지 않는다”고 회고했다. 

‘실용’을 위해 과거에 침탈당하고 빼앗겼던 역사를 겨우 11억 달러에 덮어줬던 한일 협정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박정희 대통령의 친일경력(일본 관동군 전력)에서 추측할 수 있는 일본에 대한 관대함을 넘어선 선망이 있다. 또 하나는 바로 미국이 한미일 삼각 동맹을 통해 북, 중, 소(지금의 러시아)를 압박하고 동북아에서 패권을 강화하려는 의도이다.

40년도 더 된 한일 협정 때문에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마당에 역사의 재연을 넘어 더 심각한 내용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한다는 것이 요즘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그것은 핵심적으로 북한과 중국 등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을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군사 정보를 서로 공개한다는 것은 일본이 우리의 절대 우군일 때 하는 말이다. 그러나 군국주의가 채 가시지 않아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하는 우익세력이 건재해 있는 일본과 군사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밀실에서 졸속으로 추진하려던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지탄의 대상이 되자 무기한 연기됐다고 하지만 언제 다시 국민들 몰래 추진될지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동북아 패권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만큼, 한미 동맹이 아니면 우리나라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는 군부세력이라면 한일간의 군사 정보보호협정쯤이야 ‘이완용이 되더라도 나라를 위해’ 추진할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분단이 문제인 것이다. 남북이 서로 대결 상태만 아니라면, 우리가 이렇게 굴욕적으로 미국의 주도하에 한일 군사 협정 같은 것을 고려할 일이 없을 텐데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과의 문제에 있어 과거를 덮고 미래를 지향하자고 이야기했다. 40년에 가까운 식민지배는 쉽게 덮고 미래를 위해 일본과 화합하자고 하면서 왜 분단의 아픈 역사를 덮고 남북 화해와 평화의 미래를 지향시켜 나가지 못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미국의 패권이 기울고 중국이 부상하는 지금을 조선시대, 중국의 명, 청 교체기와 많이들 비교한다. 명나라와의 의리를 버릴 수 없다 했던 조선 사대부의 사대주의, 친명사상이 조선을 더욱 어렵게 했던 것처럼 지금의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 종미주의가 한반도의 통일은 더 어렵게 하고 당치도 않은 일본과의 군사협정을 진행토록 하는 것이다.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주도권을 쥘 것인지 봐야 한다. 지금은 남북이 서로의 아픈 과거를 털고 화해 협력할 때, 과거와 같이 강대국에 민족의 운명이 좌우되는 역사가 아닌 우리가 바로 쓰는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본부(대표 윤기석 목사)에서 연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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