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영화의 현장에서 만난 '기대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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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영화의 현장에서 만난 '기대와 한계'
  • 윤민 기자
  • 승인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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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8 박선주, 손희송 감독이 말하는 VR영화의 현재

[뉴스피크] 코로나19 이후 여행은 자제되었고, 만남과 오락도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오락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더욱 고민되는 건 이런 상황이 어쩌면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생활방식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비록 암담한 현실이지만, 가상현실이라는 기술과 매체는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또 다른 기회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대가 현실이 되기에는 넘어야 하는 과제가 적지 않다. 현장에서 직접 만나게 되는 고민을 이해하기 위해 <Re:birth> 박선주 감독과 <세라 VR>의 손희송 감독을 만나보았다. 

[Re:birth] 박선주 감독(왼쪽)과 [세라 VR]의 손희송 감독. ⓒ 뉴스피크
[Re:birth] 박선주 감독(왼쪽)과 [세라 VR]의 손희송 감독. ⓒ 뉴스피크

VR, 놀라운 체험과 생소한 경험의 사이 

 

<Re:birth>는 태아체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엄마의 자궁 속에서 따뜻한 사랑을 받았던 태아시절을 가상현실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13분짜리 단편영화이다. 이 영화를 만든 박선주 감독은 단편극영화에서 출발해, 다큐멘터리를 거쳐 VR로 넘어왔다. 사실 원래 전공이 영상디자인이었고, 그래서 새로운 매체 실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가상현실이란 박 감독에게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던 셈이다. 

그에 비해 손희송 감독은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VR에 관심을 가진 경우이다. 

“스크린X에서 PD로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동두천> 등이 개봉하면서 VR 붐이 일었어요. 스마트 폰 이후 VR매체로 넘어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죠.”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박 감독도 동의를 한다. 

“2~3년 전에는 VR이 대유행이었어요. 그러다 점차 회의적으로 돼가더니 2019년에는 정말 회의적이었죠. 그나마 코로나 이후 상황이 많이 반전된 것도 있어요. 여행도 못가니, VR이 대체 매체로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죠.” 

VR영화의 최근 흐름이 두 감독의 이야기에 절로 흘러나온다. 갑작스러운 희망과 기대, 아직 정착하지 못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가 그것이다. 그렇지만 바람 앞의 갈대처럼 흔들리는 VR이지만 감독들이 그것을 포기 못하는 이유 또한 분명하다. 

두 감독은 특히 VR의 공간성과 현재성의 매력을 강조한다. 

“VR로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체험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태아시절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우리가 너무 다들 힘든 세상에 사는데, 소중한 존재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가장 사랑받는 존재였던 엄마 뱃속의 체험을 통해 ‘나’라는 존재 가치를 상기시키고 싶었어요.” (박 선주 감독)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영상디자인을 전공한 박선주 감독은 현재 강화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교육을 강의하고 있다. ⓒ 뉴스피크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영상디자인을 전공한 박선주 감독은 현재 강화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교육을 강의하고 있다. ⓒ 뉴스피크

그 과정에서 박 감독은 자신이 상상하던 것이 공간에 영상으로 구현되었다는 것에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실 대부분의 VR 감독들이 찍고 나면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이 생각했던 수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박 감독은 VR영화를 만들면서 상상했던 공간에 생각했던 그림이 만들어지자, “이게 됐어!”를 외쳤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손 감독은 스토리텔링 방식에 대한 호기심을 말한다. 뮤지컬을 연출한 적이 있는 손 감독은 작가,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VR이 가진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손 감독이 연출한 <세라 VR>은 가수 오디션에 관한 이야기이다. 손 감독은 “음악과 뮤지컬을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VR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360도라는 공간이 주는 몰입감, 그건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현존감이기 때문이다. 

손희송 감독은 감독이며 작가이고 콘텐츠 크리에이터이다. 게임부터 영화까지 시나리오 작업 뿐만 아니라 영어와 베트남어 등 3개 국어가 가능한 재주꾼이다. ⓒ 뉴스피크
손희송 감독은 감독이며 작가이고 콘텐츠 크리에이터이다. 게임부터 영화까지 시나리오 작업 뿐만 아니라 영어와 베트남어 등 3개 국어가 가능한 재주꾼이다. ⓒ 뉴스피크

결국 VR을 통해서만 구현 가능하고,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 때문에 감독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계속 VR의 가능성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VR, 달라진 세상 달라진 풍경 

 

도전이 아름다운 것은 어쩌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VR영화 역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무언인가를 찾기 위한 탐험일수도 있다. 신대륙을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힘겨운 탐험 그 자체로 끝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도전과 탐험의 경험을 다가올 미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 경험이 아직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전수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최근 박 감독은 VR을 주제로 대학원 논문을 제출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자료의 부재였다. 

“참고할만한 자료가 너무 없었어요. 일부 정리된 것들은 있죠. 근데 주로 학술지에 나와 있는데, 대부분 작품을 보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이론 중심이었어요.” 

선행의 경험을 만날 수 없다는 것만큼 도전에서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다행히 현장에서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오큘러스 스토리 스튜디오에서 가상현실 작품을 만들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 후 정리해놓은 것은 그 결과라고 하겠다. 

단지 자료의 부재만이 아니다. VR영화 제작의 현장은 새로운 사건과 낯선 경험이 만나는 광장이라고 할만하다. 

박 감독이 <Re:birth>를 찍을 때 이야기이다. 

“광화문에서 촬영을 할 때였어요. 광화문 사거리 건널목에서 둘이 부딪혀서 서류가 쏟아지면서 화면이 정지되고 엄마의 뱃속으로 이동하는 장면이었죠. 장소를 통제할 수도 없었고, 하루 중 촬영할 수 있는 시간도 단지 3~4시간뿐인 환경이었어요. 그냥 가자고 했고, (우연과 생동감에 의존한 채) 열 몇 번을 계속 찍었어요. 주변에 지나던 모든 사람들이 일반 시민이자 카메오였던 셈이죠. 그런데 모니터링 현장에 온 남자 배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을 해요. 서류를 쏟아지게 만들고 그냥 지나가는 연기를 하는데, 촬영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그 남자배우에게 막 욕을 했던 거예요. 

그리고 360도 현장을 담다보니 카메라만 현장에 남아 있을 때가 많은데, 그 카메라가 측량기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문득 PD가 카메라를 보니 어떤 할아버지가 들고 가고 있었던 거예요. 놀란 스텝들이 쫓아가니 ‘이게 당신들 거야?’ 하고 물어본 뒤에 돌려주었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미 카메라가 바닥에 쓸려 스크래치가 발생해 결국 카메라를 변상해줘야 했어요.“ 

광화문사거리 현장 스틸컷.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만큼 360도 VR영화의 경험이 축적된 현장이었다.  ⓒ 뉴스피크
광화문사거리 현장 스틸컷.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만큼 360도 VR영화의 경험이 축적된 현장이었다. ⓒ 뉴스피크

<세라VR>의 손 감독은 역시 야외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야외에서는 촬영이 좀 더 힘들어요. 숨는다고 스텝들이 숨는데, 사실 카메라에서 다 보일 때가 많아요. 그래서 ‘너희가 카메라가 보이면 카메라도 너희가 보인다’면서 재삼재사 주의를 주는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야외에서는 배우가 알아서 액션과 컷을 해야 하는데, 배우도 그렇지만 촬영감독이 이런 상황, 환경에 대해 이해하는 게 쉽지 않죠.” 

결국 방법은 촬영은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리허설을 많이 하는 것이다. 

<세라 VR>은 배우들, 댄서들에게 다 맡겨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손 감독은 연극무대와 같은 자기 무대라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라면서, VR영화가 감독에게 집중되어 있는 권력이 민주화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요즘 할리우드에서도 블루스크린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 되고 있는 걸 보면, 어쩌면 앞으로 영화가 이런 방향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도 든다. 

[세라 VR]은 악마의 편집을 당한 한 가수 지망생의 이야기이다. 시공간의 확장으로 VR의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 뉴스피크
[세라 VR]은 악마의 편집을 당한 한 가수 지망생의 이야기이다. 시공간의 확장으로 VR의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 뉴스피크

그렇지만 어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상황의 어려움과 차이를 박 감독의 경험이 말해준다. 

“롱테이크 멜로를 VR로 작업한 적이 있었어요. 약 10분 정도의 시간이었죠. 원래 배우가 연기 후에 감독에게 와서 어땠냐고 물어보는 게 일반적인데, VR에서는 감독이 배우에게 어땠어요 라고 물어봐야 하죠.” 

그나마 <세라 VR>에서는 실내 공연 촬영 때는 블루투스로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촬영현장을 계속 확인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가상현실로의 구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시 파일을 기어로 옮겨 봐야한다는 불편함과 시간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런 상황 하나하나에 관한 스텝들의 이해와 준비한 필요한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스텝들은 숨어도 조명은 숨을 수 없다. 이럴 때 360도를 이해하는 미술감독이 중요해진다. 해본 경험이 있어야 이해하고, 세팅을 제대로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끔 지인을 통한 모험을 하기도 한다. 박 감독의 경우 미술감독을 공간디자인을 오래 하신 분을 섭외한 적이 있었다. 집 내부의 씬을 찍는데, 사실 그때로서는 모험이었다고 한다.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Re:birth>에 꼭 필요한 게 태아가 있는 공간이다. 박 감독은 이 부분이 제일 고민이었다. 

“뱃속 장면을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아이디어도 물, 버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다가 결국 CG로 구현하기로 했죠. 그런데 그게 너무 어려웠어요. 360도 FULL CG 작업을 해본 팀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소통도 어려웠고, 구현도 쉽지 않았죠. 아트(art)와 기술의 결합, 그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음을 경험한 셈이죠. 이후에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공간의 비주얼에 관한 레퍼런스를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CG로 구현된 뱃속 공간. 가상현실을 기획하는 것은 위아래를 포함한 360도의 공간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 또 그것을 함께 작업하는 스텝과 공유하는 것에 출발한다.  ⓒ 뉴스피크
CG로 구현된 뱃속 공간. 가상현실을 기획하는 것은 위아래를 포함한 360도의 공간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 또 그것을 함께 작업하는 스텝과 공유하는 것에 출발한다. ⓒ 뉴스피크

결국 VR영화는 시간과 비용의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경험이 풍부한 스텝 위주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건 신규 유입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며, 순환의 출발인 생산이 정체되기 쉬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무수하고, 반복적인 실험과 변화가 쌓여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할 때, 새로운 미디어와 또 다른 현실을 향한 경주에서 우리가 뒤처지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실험의 보장과 함께 경험의 축적과 확산이 어쩌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VR, 희망과 아쉬움의 사이 

 

문득 그들의 작품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보고, 호기심을 느끼고, 참여 또는 체험하는 이후 순환 고리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가를 알고 싶었다. 이제 조금 젊고 발 빠른 가정에는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대한민국이 아닌가? 그리고 매년 교육과정에서 여러 편의 VR영화가 생산되고 있으니,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나 시네키즈를 꿈꾸는 이들은 모두 그들의 영화를 한 번씩 보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VR 실험은 아직 국내 관객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또 언제 공개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단지 영화제를 돌고 온 운 좋은 몇 편의 VR영화만이 점프와 오큘러스 등에 입점해 있을 뿐이다. 

마침 그날 한 플랫폼이 가진 VR영화에 관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지금까지 VR영화에 관련한 투자가 없었지만 완성도가 높은 작품에 관해서 투자할 의향이 있다. 다만 완성도 높은 작품이 제시되어야만 한다’라는 것이다. 

하나의 새로운 매체가 활성화하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금은 80년대가 아니다. 영화제에서 상을 하나 받고 그게 실적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시대가 아니라, 유튜브에 우연히 올라온 짧은 영상 하나가 전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많은 만남과 새로운 시도가 스스럼없이 이루어지는 것, 어쩌면 지금 필요한 게 그게 아닐까? 

그런 무수한 시도 중에 참신한 기획이 하나둘씩 튀어나오고, 거기에 자본의 투자로 놀라운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순환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한국영화가 발전해왔고, 칸과 아카데미에서까지 인정받는 한국영화의 힘은 그런 작은 영화와 실험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VR영화에 대처하는 사회와 기관 그리고 기업의 자세는 아쉬움이 남는다. VR영화는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고, 그 비용에 따라 완성도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 완성도를 감독과 제작자의 책임으로 남겨놓는다면 좋은 VR영화를 만나는 것은 먼훗날이나 해외 작품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사실 VR영화의 현재는 그렇게 희망적이지는 않다. 영화계에 근로기준법이 도입된 지금도 VR영화를 만들려면 지인을 활용하고, 아이디어로 대처하지 않으면 완성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손 감독은 아직까지 VR은 이벤트성이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쥬라기월드 홍보를 위해 VR”을 만들거나,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공연 VR”에 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자기의 작품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VR을 바라보고 있다. 

“나에게 VR은 다양한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다. 미디어아트 개념의, 공간 베이스로 만들어지는 개념 예술로 이해하고 있다.” 

두 감독이 바라보는 VR영화의 현재는 그 한계가 너무 명확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SF VR영화를 기획했고, 또 발전시키고 있다. 

그건 다른 무엇을 포기하더라도 VR이 주는 뭔가 다름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인터랙티브이다. 

박 감독은 태아 체험에서 가장 간단한 인터랙티브를 시도해봤다. 

“출산의 과정을 동굴로 표현했어요. 앞은 빛이고, 뒤는 어둠으로 막혀 있는데, 시선이 빛을 보면 카메라가 시선을 인지하고 앞으로 이동하는 간단한 인터랙티브였죠. 그럼으로써 주체적인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박 감독의 이야기처럼 이런 효과와 기대는 결국 VR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두 감독은 기대는 장기적으로 VR이 채팅앱과 같은 소셜VR로 발전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과도 닿아 있다. 이미 같은 공간에 모여 같이 행위를 하는 VR 서비스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오늘밤 거기서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체험하면, VR은 이미 버츄얼이 아니라 새로운 리얼리티라고 할 수 있다. 

[세라 VR]의 스틸컷. 공간의 대한 새로운 접근과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은 VR만의 장점이다. ⓒ 뉴스피크
[세라 VR]의 스틸컷. 공간의 대한 새로운 접근과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은 VR만의 장점이다. ⓒ 뉴스피크

박 감독의 말처럼, “모든 순간이 현재일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는 과거가 플래시백 등으로 표현되지만, VR에서는 내가 거기에 있는 현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두 감독은 관객을 고민한다. 현재성과 소통은 결국 관객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손 감독의 말처럼 이전에는 감독에게 주어졌던 모든 권한이 스텝과 관객에게 분산되어 있는 것이다. 

박 감독은, “VR에는 유명 배우도 없다. 아무래도 관객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랙티브는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인터랙티브는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 게다가 인터랙티브를 만든다고 관객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어떤 VR영화사의 경우 관객들은 결코 주체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즉 그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귀찮아한다면서 모든 VR을 180도로 구현하고 있다. 

결국 관객에게 무엇을, 어떻게 줄 것인가? 

아직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한, 그들과 VR영화계의 핵심 고민이고, 그들이 실험과 탐험이 멈추지 않는 이유이다. 이 실험과 탐험이 개인적인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회와 문화 그리고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같이해야 할 일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박선주 감독> 

2019 단편VR <Re:birth> 각본, 연출, 편집 

2019 다큐멘터리 <세대를 잇다> 연출, 촬영, 편집 

_ 금천구청&금천구 사회적경제 청소년 역사교육 미디어  

2017 단편VR <Variety Reality> 각본, 연출, 편집 

_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IFAN VR Village 초청 

2017 단편VR <I LIKE YOU> 각본, 연출, 편집 

2016 여행다큐멘터리 <JUST SCENE#vol.1> 각본, 연출, 촬영, 편집 

_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경쟁 상영 

_ Euro Film Festival 2016 Summer Edition 

  ‘BEST PHOTOGRAPHY DIRECTION, BEST DOCUMENTARY’ 수상 

2014 단편극영화 <성묘가는 여자> 각본, 연출, 편집 

 

<손희송 감독>  

2019 단편VR <세라VR> 각본, 연출, 편집 

2019 2분 티저 <우가차차 바이러스> 연출, 각본, 편집 

_ 갤럭시 필름 페스트 본선 10 선정  

2019 단편 뮤지컬 <지하철 속 오디션> 연출, 각본, 편집 

_ 제42회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

_ 제11회 서울국제초단편 E-CUT 감독을 위한 제작지원 

2018 단편 뮤지컬 <딸들의 밥상> 연출, 각본 

_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_ 제3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Talent M&M 제작지원 

2017 단편영화 <향수병> 연출 

_ Navada Women Film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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