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문종의 한마디] 지원금?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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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종의 한마디] 지원금? 기본소득?
  • 뉴스피크
  • 승인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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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장.
▲ 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장.

[뉴스피크] 주위 사람들 인심이 좋아졌다. 저녁을 먹거나 차를 마셔도 자기가 계산을 하겠다는 사람이 확실히 늘었다. 오늘 재난지원금을 사용하고 나니, 사용처와 잔액이 바로 날아왔다. 아마도 나도 두세 번쯤은 호기를 부리게 될 것이다.

식당 사장님도 조금은 좋아졌다고 한다.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는 없어도, 지난 한 두 달 전과는 바뀐 분위기다.

그런데 정부든, 경기도와 수원시든 누가 주어도 재난지원금은 공짜가 아니다. 마음씨 좋은 대통령이나 도지사가 선심 쓰든 주는 돈도 절대 아니다. 내가 낸 세금이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다.

모든 재정은 세금에서 나오니, 다 국민들의 것이라는 지극히 원론적인 사실을 말하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다.

이 글에서 말하려는 것은 재난지원금은 혜택이 아니라 국민과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며, 공짜가 아니라 국민으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시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는 사실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선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민에게 도움을 주어야 할 의무로 지원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환경을 만드는 국가의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난지원금이라는 용어보다는 재난기본소득이라고 사용해야 한다.

지원하는 주체인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을 받는 수혜자인 시민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기본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득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와 지자체의 당연한 의무라는 것이다.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행위자는 국가와 지자체이며, 권리를 요구하는 주체는 국민이자 시민이다.

한 번 지급하기 보다는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기본소득이라는 용어에 어울릴 수 있다. 정기적으로 지급해야만 제대로 된 기본소득이다.

하지만 이번 한번으로 끝난다고 기본소득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자. 오히려 국가가 앞으로도 시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본소득 보장을 의무로 받아들여 노력해 간다면, 코로나19를 통한 위기가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공짜로 받아쓰는 지원금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인 기본소득이라는 인식으로 전환하면, 새로운 미래가 가능해 진다.

개인과 자본의 자유가 극으로 치닫는 흐름을 바꾸어 공익과 공공의 역할을 조정해 가는 출발이 될 수 있다. IMF 시기에 시장으로 급속하게 넘어간 균형추를 다시 살펴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경쟁으로 동료를 잃어버리고, 1등부터 꼴등까지 모두가 불행한 현실을 성찰할 수 있다. 상위 1%가 부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또 그만큼을 당연하듯 소유하는 질서를 전환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90% 부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99%도 기여하는 역할을 재평가하여, 양 극단으로 향하는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지원금을 기본소득으로 생각을 전환해보자.

[글 : 유문종 수원2049시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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