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나쁜 기자들의 위키피디아
- 우리 사회를 망치는 뉴스의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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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나쁜 기자들의 위키피디아
- 우리 사회를 망치는 뉴스의 언어들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9.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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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지음, 들녘 펴캠
▲ <나쁜 기자들의 위키피디아 – 우리 사회를 망치는 뉴스의 언어들>(강병철 지음, 들녘 펴냄.

[뉴스피크] 기사 속 ‘나쁜 언어’에 숨겨진 불손한 전략과 무책임함을 꼼꼼하고 알기쉽게 분석한 책이 나와 주목된다.

바로 강병철 기자(서울신문 정치부)가 펴낸 <나쁜 기자들의 위키피디아 – 우리 사회를 망치는 뉴스의 언어들>(들녘 펴냄)이다.

이 책은 언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퓰리즘’ ‘시위꾼’ ‘귀족노조’ ‘내로남불’ ‘종북’ ‘적폐’ 따위의 단어가 과연 팩트에 충실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쓰이고 있는 지를 날카로운 필치로 풀어냈다.

언어는 생각이나 감정, 사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최적의 수단이다. 형식도 다양하다. 그중 글은 보존과 전승의 특성이 매우 뛰어나다. 글 중에서도 신문 기사는 시나 소설 같은 문학적 글과 비교할 때 보다 목적성이 강하다.

독자는 지면에 쓰인 단어들의 결합을 해독하면서 새로운 소식을 얻고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을 인지하며, 이를 수용하거나 때로 반론을 제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모종의 단어’ 혹은 ‘어휘’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된다.

우리 언론이 즐겨 쓰는 뉴스의 언어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신문기사’라는 점잖은 외양 속에 특정 신념이나 가치관을 ‘정통’이나 ‘정상’인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숱하게 일어난다. 갈등만 부각시키고, 대중이 사안의 본질을 볼 수 없도록 만들며, 합리적인 논의의 장이 열릴 기회마저 원천봉쇄하기도 한다.

‘기레기’라는 말로 대표되는 ‘나쁜 기자’들은 바로 이 같은 문제적 어휘들을 기사 속에 반복해서 담아낸다. 사실 이런 행동은 언론인의 사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 같은 표현들을 ‘기레기의 언어’라 부른다.

그러나 기레기의 언어는 특별하지 않다. 알게 모르게 일상에서 널리 쓰인다. 그 가운데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도 있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단어들도 있지만 대개 언론과 정치권에서 먼저 쓰기 시작해서 일상의 영역으로까지 퍼진 것들이다.

이 책은 뉴스 기사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단어 중 정치 분야는 포퓰리즘, 내로남불, 종북과 적폐, 국제관계는 스트롱맨과 코리아패싱, 경제 분야는 시장질서와 전통시장, 사회 분야는 시위꾼, 귀족노조, 묻지마 범죄, 스포츠 분야는 태극전사, 태극낭자 등 20개의 단어를 택해 분석했다.

기레기는 바로 이런 어휘들, 이른바 ‘나쁜 언어’들을 즐겨 다루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며, 그들은 늘 교묘한 전략과 무책임함으로 대중의 인식을 왜곡하고 사고의 방향을 오도한다. 그러나 이 책은 모든 기자들이 여론을 조작하는 협잡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언론이 기사를 통해 뭔가를 말할 때, 그대로 따르거나 또 반대로 무조건 불신할 게 아니라 독자 나름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뉴스를 좀 더 비판적으로 보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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