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별세 ‘영원한 동지 김대중’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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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별세 ‘영원한 동지 김대중’ 곁으로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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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민주주의자”
▲ 1990년 10월 15일 평화민주당 중앙당에서 8일간 지방자치제 전면 시행 및 내각제 포기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 건강의 악화로 세브란스 병원에 옮겨 단식농성을 계속하는 김대중 총재를 보살피는 이희호 여사.(사진 : 김대중도서관 홈페이지)

[뉴스피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가 지난 10일 밤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희호 여사는 노환으로 건강이 나빠져 지난 3월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평생을 민주주의와 성평등, 인권 신장에 헌신해 온 이희호 여사는 1922년 서울에서 6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이화고녀(이화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전 문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지역 감리교 44개 남성클럽에서 4년간 장학금을 제공받아 미국 램버스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미국 스카릿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과 워시본대학, 코럴릿지배티스트대학,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 등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이희호 여사는 한국 여성운동의 1세대로 활약했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회, YWCA연합회,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해 많은 단체에서 가족법 개정 운동, 축첩 정치인 반대 운동, 혼인신고 하기 등의 여성운동 및 사회운동에 헌신했다.

특히 여성 문제와 함께 아이들과 노인, 장애인 등 소외된 사람들이 겪는 빈곤과 인권 문제 해결에 노력해 왔다. 한국인권을 위한 북미연합 ‘1984년도 인권상’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이 해의 탁월한 여성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수상했다.

1962년 5월 10일 청년 정치인 김대중과 결혼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의 납치 살인 미수, 전두환 군사정권 때의 사형 선고 등 온갖 시련을 김대중의 반려자이자 동지로서 극복했다.

이 여사는 1992년에 펴낸 《나의 사랑, 나의 조국》이라는 책에서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내가 남편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곧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하여》(1989), ), 《이희호의 내일을 위한 기도》(1998), 《동행: 이희호 자서전》(2008) 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의 별세와 관련 페이스북을 통해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며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고인의 삶을 기렸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6시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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